참의사 고원중(큰글자책)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다 스러진 어느 의사의 이야기)

참의사 고원중(큰글자책)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다 스러진 어느 의사의 이야기)

$37.00
Description
고인의 3주기를 맞아 펴낸 책이다. 인간 고원중, 의학자 고원중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가 한국의료계에 남기고 간 의미들을 일대기로 되짚어본다. 1장에서는 출생과 학창시절을, 2장에서는 서울의대생 시절의 모습을, 3장에서는 결핵을 전공한 이후 고원중의 삶을, 4장에서는 본격 의학자로서 그리고 교수로서의 업적들을, 5장에서는 국제적 명성을 획득하는 등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는 과정을 그렸다. 마지막 6장과 부록에서는 별세 이후 고원중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추모 글을 실었다.
유족에게도, 고인의 동료 및 후학들에게도, 그의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에게도 고인의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하겠지만 고원중의 생애와 업적을 정리한 이 책이 조그마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고원중 약력|
1967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85년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진학하였다. 본과에 진입해서는 ‘송촌’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청년의사』 발간 편집위원회에서도 활동하였다. 1994년 3월부터 1998년 2월까지 서울대병원 내과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하였고, 1996년 무렵에는 호흡기내과, 그중에서도 결핵을 전공으로 선택하였다. 2004년 삼성서울병원 내과, 성균관의대 내과학교실의 조교수로 임용되면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2002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진폐정도관리 실무위원회 위원을, 2004년부터 2011년까지는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보험위원과 결핵퇴치공공민간협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질병관리본부 검진기준 및 질관리반 20대·30대 검진분야 결핵 전문기술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이후에도 질병관리 본부 등에서 결핵과 관련된 위원회에 그의 이름이 빠지는 적은 없었다. 결핵과 관련된 업적으로 국무총리표창을, 제42회 유한의학상 대상과 제12회 화이자의학상을 받았다. 2019년 1월, 53세의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이 되었다.
저자

권복규

서울의대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의학사와의료윤리를공부하였다.현재이화의대의학교육학교실교수로재임중이다.

목차

저자서문
감사의글

Part1.태어나다,자라나다
1장.출생과어린시절
2장.학창시절

Part2.서울의대생시절의고원중
3장.서울의대의예과시절
4장.서울의대본과시절

Part3.결핵을전공으로선택하다
5장.졸업과결혼
6장.전공의시절
7장.군복무

Part4.의학자의길로들어서다
8장.의학자의길로들어서다
9장.조교수시절
10장.부교수시절
11장.해외연수

Part5.세상에이름이알려지다
12장.연구의절정;저서및국제적명성의획득
13장.각종수상과명예
14장.교수시절
15장.생의마지막

Part6.고원중을그리워하다
16장.별세이후

부록.이력및업적
에필로그.추모의글

출판사 서평

2019년8월21일,
의료계는깊은탄식에빠졌다

한달뒤면고원중교수의3주기다.2019년8월21일,결핵·비결핵항상균(NTM)분야권위자였던고교수는아내이윤진씨에게“밖에비가오는데,우산못갖다줘서미안해”라는말을끝으로스스로생을마감했다.삼성서울병원호흡기내과가주관한환송회를다녀온직후였다.그날,환송회에서는무슨일이있었던걸까.

6월30일,MBC〈실화탐사대〉에서는고인의극단적선택을담은‘버려진의사’편이방영되었다.유가족은2010년부터고교수가동료들로부터소외되기시작했으며,인력충원을요청한병원에서도묵묵부답으로일관했다고토로했다.사실고교수는삼성서울병원에서결핵·비결핵항산균환자를진료했던유일한의사였다.더군다나그는가히한사람이했다고는믿기지않을정도의연구성과도내고있었다.국내의수많은환자들이그에게몰리는것은당연했다.매주80~100시간을일해야했고,인간관계를위한회식이나골프에참석하는것은사치였다.당시의고교수는상이란상은다휩쓸고있었으며,호흡기내과에서생산되는연구업적의상당부분에기여하고있었다.이런상황에서일부동료들은그를경원시하기시작했고이들의갈등은메르스사태를거치며극대화되었다.그결과고인은과의주요의사결정과정에서은근히소외되었고,그의주장이나요구역시심심찮게묵살되었다.마지막으로자리했던환송회라고다르지않았다.당시,환송회에함께자리했었던전경만교수는그때의상황을다음과같이회상했다.

“18년간호흡기내과의발전에기여하고,위대한업적을남긴분에대한존경심과감사의마음을전하는환송회라기보다는비서환송회와겸한형식적인모임,오히려자리내내고원중에게모멸감을느끼게하는자리”_181쪽


2022년7월현재,
유족은또다시비극을맞았다

3년전,고인의비보를가장안타까워한이는유가족과그의환자들이었을테다.고교수가갑작스럽게세상을떠난이후‘비결핵성항산균폐질환모임’과같은환우카페에는추모글이넘쳐났고,곧3주기가도래하는현재에도여전히고인을그리워하는이들이많다.그러다최근몇몇언론과미디어에서는고인의죽음만큼이나통탄스러운소식을보도했다.고교수의죽음을‘직무상재해’로인정할수없다는사학연금공단측의입장이었다.

앞서설명한바와같이고교수는매주100시간가량의근무를소화해야했고,만성적인디스크증상은악화되어갔다.그러나그를병들게한‘업무과다’는디스크치료에반드시필요한휴식과운동조차허용하지않았다.진통제에의존하며진료와연구를이어나갈수밖에없었던것이다.무너져버린정신과육체의틈속으로파고든번아웃과우울증이한사람을죽음으로내모는건시간문제였다.

유족은고교수가생전만성과로에시달렸고이로인해번아웃상태에놓이는등정신건강에도악영향을미쳤다고주장했다.이를뒷받침하는의학적소견이담긴심리부검감정서와직업환경의학과의학감정서,동료의사들의진술서등을제출,직무상유족보상금을청구했다.그러나사학연금공단에서는여러가지이유로고교수의죽음을직무상재해로인정하지않고있다.유족은고교수의생전가치관이었던“할수있는데까지해보자”라는뜻을이어사학연금공단을대상으로한소송준비에있다.보다구체적인자료는이책의5부와6부에서확인해볼수있다.


의료윤리분야연구의권위자가바라본
고원중의생애

이책에는‘연구와진료에매진하다스러진어느의사의이야기’라는부제가있다.자칫아름다워보일수도있는이한문장이사실은얼마나많은비극을딛고서있는지,책을펼쳐보기전까지는알길이없다.2019년여름,동기회로부터부고문자한통을받았던권복규교수도그랬을것이다.권교수는고인의두해후배이자의료윤리분야연구의권위자로이책의저자다.서문에따르면권교수는“고인과는과히친한사이도아니었고,유족들과는더더욱인연이없었으나고원중의죽음이후유족들과연락이되고몇가지소소한일을도우면서고원중형을이렇게보내서는안되겠다는생각”이들었다고한다.이후여러동기들이뜻을같이하여힘을모아주었던것이〈참의사고원중〉의초석이되었다.

의료윤리연구자일뿐만아니라의사학자이기도한저자는감정은최대한배제한채객관적이고사실적으로고인의생애를기술해나간다.출생,유년기,학창시절을시작으로히포크라테스선서를하고의료인으로서본격적인삶을살아가던시절,세상에고원중이라는이름이불꽃처럼타오르던시간,끝내모든것을소멸시키고말았던순간들을가감없이나열한다.그리고우리는모든행간에서한국의료의문제점을분명히인식할수있다.현재와같은의료상황에서는훌륭하고뛰어난의사일수록희생당하기쉬우며,그들을보호하고그들로부터의미있는진료를받기원한다면전국민적인공감과지지가필요하다는것말이다.〈참의사고원중〉의어디에도‘추모집’이라는표현이없는이유도여기에있다.이책은단순히고원중의죽음을애도하고기리기위한묘비가아니다.성격으로보자면오히려‘평전’에가깝다.개인의일생에관하여평론을곁들여적은전기말이다.저자는망인의어릴적친구,후배,동기등고원중의생애를입체적으로들려줄수있는지인들을인터뷰하였고연관된자료들을심도있게정리및분석했다.그들로부터받은사진자료는무채색텍스트에생기를더한다.세상으로부터멀어지기시작한2010년이후의시점부터는예리함을한층더높였다.

고원중에대한훗날의평가는후인들의몫이될테다.누군가는조금은다른각도에서그의생애를파헤쳐볼수도있겠다.그러나현재를살아가는우리들에게만큼은자상한남편,존경스러운아버지,합리적이고의리있는선배이자스승으로기억되고있다.업적과치적은두말할필요도없다.다만,3주기를앞두고고인과유족이다시3년전으로돌아가야한다는것은가슴아프다.‘직무상재해’를인정받기위한소송준비에있기때문이다.쉽지않을법정공방이예견되는현시점에서오늘날존재하는어떤자료보다객관적이고사실적인이책이고인의희생보다더밝은미래로환원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