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오부시를 먹은 개구리

대한민국 통영의 작은 섬 b도. 제1회 세계특산물연극제가 일주일간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특산물 공수 과정에서 b도로 들어오는 배 안에 있던 아홉 마리 동물이 각자의 사정으로 특산물을 먹어치운다. 비상이 걸린 연출가는 이들에게 연극의 주인공을 맡아줄 것을 제안하고, 얼떨결에 주인공이 된 동물들은 섬을 배경으로 즉석에서 2인극을 꾸며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하는데⋯. 이들은 일주일간의 연극제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축제가 끝나면 어디로 돌아가게 될까.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 두부를 먹은 비둘기, 폼나는 삶을 살고 싶어 담배를 먹은 뱀, 다른 물고기를 품고 싶어 도넛을 먹은 거북이, 과거를 잊고 싶어 맥주를 먹은 코끼리, 춤을 추고 싶어 가쓰오부시를 먹은 개구리, 창작을 위해 스파게티를 먹은 거미,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 치즈를 먹은 달팽이, 사랑에 빠지고 싶어 토마토를 먹은 도마뱀, 정착하는 삶을 살고 싶어 버섯을 먹은 가리비.

동물들은 먹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 되고 싶은 모습을 재정의한다. 아홉 마리 동물의 삶의 고뇌와 기쁨을 담은 블랙코미디 단편희곡집.

당신이 먹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