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숲

바흐의 숲

$17.00
저자

윤민혁

몽상가.
어려서부터샤갈을좋아했다.
샤갈의꽃과말을좋아했다.
걷기에목숨을걸기도한다.
클래식음악을매일듣는다.
승마를전공했고,
대관령의고요한숲을사랑해
19년째살고있다.
살바토레펜션에서아내와꽃을가꾼다.
시처럼,갈기처럼,바람처럼살아간다.

목차


1장~34장

출판사 서평

아름답고서정적인문장으로자연을노래하고
인간의욕망과위선을치밀하고섬세하게그려낸다.

『바흐의숲』은첫장을넘기는순간대관령의아름다운자연풍광이생생하게펼쳐진다.윤민혁작가만의서정적이면서독특하고감각적인묘사는우리를대관령대자연속으로데려간다.그곳에는대관령의미치광이바람,눈,산,숲,나무,꽃과정원,새와동물들이춤추고비운의사랑을노래하는웅장하고아름다운한편의오페라가연출된다.한편작가는이소설을통해자연과인간은지구의고유한구성원이고나무와꽃은자연이준선물이며서로상생해야하는존재지만인간의욕망과위선이자연을파괴하고지구를병들게한다는비판의식을드러내고있다.

『바흐의숲』은비극으로치닫는인간의순애보적인사랑을이야기하고있지만그이면에는근원적인인간의욕망을들춰내고있는작품이다.한남자가대관령의대자연을사랑하고,꽃을사랑하고,동물을사랑하고,바흐를사랑하고,한여인(영서)을사랑한이소설의마지막장을덮으면우리는사랑의본질에대한질문을안고대관령들판으로나아갈것이다.

책속에서

“태양이평온하고바람도잔잔하니보이는것도많네요.”
그녀가숨을내쉬며말한다.
“자연에서얻는것이많아요.처음에는보이지않지만걷고,뛰고,달리고,또걷고그러다보면보이기시작해요”.
“어쩜이곳은태고의시간속같아요.”
---p.34

“천국과지옥은같은곳이오.당신나이때는천국과지옥이떨어져있는것같지만내나이가돼서보면천국과지옥은같은곳이었소.우리가누군가를사랑하면천국과지옥을같이얻듯이말이오.”
노인의말이이해되지않았다.
“아픈것이지.사랑하는것을가지려면말이오.”
---p.58~59

나는귀촌하고나서자연의세계를얻었다.바람,나무,달,태양,고요,소리,잔향,나비,산벌레,산도깨비가다내것이다.생강나무군락을지나니그아래로는제비꽃이장관이다.눈이다부시다.홀아비바람꽃도요정처럼날아다닌다.속새,박새가반갑게맞이한다.참졸방제비꽃과노랑제비꽃은계절을알고찾아온다.숲에는커다란방과여러개의방이많다.하나의끝은하나의시작이다.걷기는침묵과초대,꿈이다.
---p.67

“자연은함께살아야몸으로터득돼요.지식으로되는건사실어느학문적집합일뿐이죠.”
그녀는동의하듯이고개를끄덕인다.
“자연은엄마같아요.온유하고모든걸다주는것같지만한번화가나면굉장히난폭해요.보란듯이매질해요.모두주는것같다가하루아침에정신차리게만들죠.”
---p.133~134

귀여운스머프같은사람들이사는미니행성으로보인다.모형의세계다.모든게장난감같고게임같다.대열을정비한다.까마귀는V자세마리아래왼쪽으로다른산새들은오른쪽아래로서서별모양을만든다.자유롭고,온유하고,차분하다.우리가산을하나넘으면빛이따라오고또다른산을넘으면그림자가쫓아온다.하늘에서내려다보는이지구라는행성은너무나도평화스럽다.
---p.203

그날불은꺼지지않았고새벽이되어서야까막딱따구리와긴점박이올빼미가칼산에서날갯짓하며돌아왔어.우리는손을잡고닿을듯말듯잠을잤어.새벽녘그날처럼푸르고찬연한날은없었지.그날은꿈도없었지.
---p.262

눈물이내렸다.눈이내렸다.또눈이내렸다.내허리까지눈이계속내렸다.치울수가없었다.흰고통의흰눈이풀향처럼내렸다.고통스러웠다.
---p.289

눈과함께당신이다녀갔다.서걱서걱.나와정원을수십번돌고춤을추었다.아무도없었다.멍멍짖는벨라와흰눈만가득했다.
---p.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