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과 세모

이응과 세모

$16.50
Description
어느 날, 이응과 세모는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도, 사랑할 수 있는 사이도 아니었어요.

함께 살게된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둘은 가족처럼 살고 있었어요.

매일매일 새로운 다툼을 하면서 말이에요.

이응과 세모의 퀴어한 생활파트너쉽

우리는 친구일까? 가족일까?

모두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일까?

이응과 세모는 이름을 찾아 떠나기로 했습니다.

둘은 여전히 싸우지 않아도 될 일로 싸우고 있습니다.

어느 한 점도 맞는 구석이 없거든요.

그러나 둘의 다툼과 고민이 영 의미 없지는 않습니다.

이응과 세모는 오르막길의 끝에서, 둘의 이름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응과 세모는 두 사람의 생활파트너쉽을 공유하는 에세이집입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그 경험과 고민을 나눕니다.

총 15편의 에세이와 1편의 인터뷰로 생활파트너쉽을 꾸리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저자

이응,세모

저자:이응
둔하면서도예민한기질을타고났다고생각합니다.
지나치게가족적인가정에서자랐습니다.
사람을좋아해서쉽게기뻐하고쉽게슬퍼합니다.
스스로를가두고싶지않은,바이여성입니다.

저자:세모
서울살이에지치고닳아버린직장인1을맡고있습니다.
함께보다는혼자가익숙한삶을살았습니다.
좋은걸좋아하고,싫은걸싫어하는성격입니다.
운명적인만남을꿈꾸는게이입니다.

목차


0_여는글-조합장의편지
1_이응이이응이기전에,세모가세모이기전에
2_모든게완벽했던이야기
3_오늘몇시퇴근?
4_이응님이정산을요청했어요
5_내가침대에서자고싶은이유
6_왕십리와답십리의차이점
7_아무거나먹을래,근데다른거없어?
8_우당탕탕생활규칙만들기
9_대화가필요해
10_하마와코끼리
11_세대주와동거인
12_우리언제까지이렇게살수있을까?
13_닫는글-생활의묵시적갱신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나와세모는이사후나란히전입신고를했다.동시에할수가없어내가먼저,세모가그다음신고했다.우리는등본에세대주와동거인으로찍혔다.그리고여전히1인가구로분류된다.단순히공간을나누는것이아니라생활을밀접하게공유하고,함께살림을꾸려나가는데도그런건통계가고려할대상이아니었다.이러한이유로세모는어떤정책에서는1인가구가,어떤정책에서는세대분리를하지못해원가족에포함된상태가된다.
등본은여러문제의원인이됐다.취업서류를내면서는누구와함께사는거냐는질문에적당히둘러댈말이필요했다.나와세모는우리의상태를두고결혼을전제로동거하는연인이라고한다.언제든내앞으로등본을뗄수있는원가족에게도시달렸다.이런걸덜컥하면안된다고했다.기록에남는것도아니고,혼인신고처럼헤어질때이혼과같은과정을밟아야하는것이아닌데도그랬다.
세대주와동거인이라는이름도문제였다.우리사이에어떤위계가있는것처럼보였다.세모는장난스럽게네가이제정말우리집가장이다,하고말했다.나는가장이될만큼부도,권위도,책임감도,모든걸가지지못한사람이라그말이부담스러웠다.우리사이는누가누구를책임질만큼견고하지는못했고,누가누구를방관할만큼느슨하지도못했다.등본에찍힌관계만으로는섭섭했고,그이상의법적관계는어떤식으로맺어야할지알수없었다.
그때부터우리는우리의이름을고민했다.법적인테두리안으로꾸역꾸역틈을비집고들어가려했던건아니었다.그러려고했다면쉽고간편한혼인신고라는허울을둘러썼을것이다.우리의상태를법적으로묶어주는개념이없다는건생각보다허망했다.생활동반자내지는생활파트너쉽이우리에게가장잘맞는개념이겠으나,우리법에는생활동반자에관련된내용이없다.
'세대주와동거인'중에서(119-1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