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의 일기

리타의 일기

$14.00
Description
안리타 작가의 10번째 책 “리타의 일기"
“이건 비밀의 흔적이다. 우리는 아무도 타인의 마음 그 깊이 도달할 수 없다. 그것이 인간을 깊어지게 한다. 남은 것 중에서도 남아 있는 것을 쓴다. 비밀을 발설해도 남은 비밀이 있다. 모두 다 발설해도 남아있는 것은 나를 가장 닮았다. 이것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마음이다”
“나는 발생하기 이전, 맺혀 있는 그 상태의 작은 떨림과 진동을 의식한다. 그것은 내게 가장 진실한 언어이고, 나의 숨겨진 이름이다.”

ㆍ「리타의 일기」는 한겨울, 동안의 긴 침묵의 나날 속에 건져 올린 내밀한 언어입니다. 권태로운 일상에서의스치는 단상과 작업을 하며 홀로 고뇌했던 개인의 사유를 담았습니다. 〈 kunst fuer das Leben : 삶을 위한 예술〉 이라는 부제의 「쓸 수 없는 문장들」에 이어 작가 노트에 가까운 기록입니다. 일상의 속에 가장 많이 자리한 글에 대한 고민, 그리하여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철학과 그리고 나아가고자 하는 제 삶의 방향성을 유추하는 기록입니다.. 가장 나다운 기록이 뭘까 생각했고, 드러낼 수 없는 무언가를 찾으려 했습니다. 노트에 육필로 기록된 혼잣말, 퇴고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 그대로 옮기고자 시도했습니다
저자

안리타

저자는“모든순간을기록한다”는신조로2017년도부터꾸준한작업을통해대중들과의공감대를깊이형성해오고있습니다.화려함이나유행보다는초심을잊지않고언제나테이블에앉아첫책을썼던마음만을생각합니다.혼자였던시간에써내려갔던삶을자주호각하고문장을짓습니다.

저서『이,별의사각지대』,『사라지는,살아지는』,『구겨진편지는고백하지않는다』,『모든계절이유서였다』,『우리가우리이기이전에』,『사랑이사랑이기이전에』,『리타의정원』,『쓸수없는문장들』,『한때내게삶이었던』등이있습니다.

목차

“이것은슬픔과무관하다”
“걷고걷는다”
“쓸수없는문장들-남아있는것중에남아있는것”,
“사라지는,살아지는”
“삶이라는병명”
"중립적자아"로구성되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나는세상을깊이바라보는것만큼자신을이룬다는사실에가능한많은것을감각속에담아내려노력한다.외부에서벌어지는일들을끝없이바라보고그장면으로들어가는상상을멈출수없다.나는내가아는것이거의없다는입장을취한채세상을계속해서탐험한다.많은것을이해해보려고노력한다.이해가되지않을때는그삶에직접들어가서타자의정신에동화하는마음으로알아가려고한다.
-39p
어제도오늘도이곳에앉아미지로,내사경밖으로미끄러져간차량을바라본다.내가예측할수도,관여할수도없는삶의반경밖으로모르는자들이모르는곳으로넘어간다.또다시모르는장면이속수무책으로또다시눈가를파고들었다가점차어두워지는풍경속에서모두는붉은빛을내며사라졌다.이번생에서만날수없는사람들이이순간에도계속해서발생과소멸을반복하고있었다.
-40p
우리는각자가해석하고바라본하루를내부로모조리집어삼킨다.잠식된다.침몰한다.깊은밤이찾아들면드디어모두는더더욱혼자인,각자의우물안에서자신의두다리를굽힌채,아무에게도들키지않았음을안도한다.그리고그안도가이내나를집어삼킨다는것을슬퍼한다.그렇게하루이틀,한해,두해가지나간다.
-43p
무엇을쓰고자하는간절한목적은애초에없었다.단지무언가를향해외쳐볼뿐이다.그무엇은나를압도하고있었고,똑바로바라보기위해서,공허와고독속으로입을크게벌려포효해보는것이다.문장은그렇게시작되었다.
-78p
나는전적으로숨겨져있는것에관심이많다.드러나지않는것들에관심이많다.인정받지못한짐심과침묵에대해서도관심이많다.이름없는사람들의삶과혼잣말같은것에대해서도,타인의밝힌적없는생각과불면에대해서도관심이많다.거기에모든것이다있다는생각이든다.우리를깨어나게하는건결국끝까지남고야마는불편한진실과모든침묵이지나고난후에배어든빛이라고말하고싶다.
-79p
단지살고싶었다.내게가장중요한것은살아있음에도살고싶은간절함이었다.살아있음의모든안간힘,그것의현실감.나는사회의한가운데깊이속해있으면서도이주변으로형성된환경으로부터작별하여아무것도없으므로온전히남아있는,한존재감만을느끼며살고싶었다.더욱더혼자되기위해아무도없는근원으로나를되돌려놓고자시도했고,끝내침범하는요인이사라지자드디어나는목적에도달하여저편의나를드러난채,이편의나는드러나지않는방법을터득했다.
그러니까세상이라는환상,반짝이는허상의뒷면,지도의,국가의,모든그림과모든문장의반대편,여기서나는살아있다.여기서나는들킨적없는눈빛을장착하고,아무도없는풍경을둘러본다.바람과눈물과풀잎의향기가내몸에선연히배어들때까지,감각을부릅뜬다.보름달이서서히떠오르면나는달빛을동공에욱여넣는다.바람,광폭,발광,광휘이런보이지않는것들을한곳으로모아일제히켜지도록한다.눈빛,그것으로자신을밝힌다.
-104p
대단한무엇을쓰려는마음은애초에나의것이아니었다.힘빼자.힘을빼고지껄이자.본연의언어를떠오르게하자.살아있는것만건지자.
-109p
이삶이라는그림은고정된실체가아니라,계속출렁이는물결이다.진리는흘러가는모든것속에있다.진리는시대를타고흐른다.세상의규정은계속해서변모해간다.세상은급속도로바뀌고있고,정의는재정의되며뒤바뀐다.정의는계속해서낡은관습이되었다.그리고늘새로운운동에의해나는진화한다.인간은이순간에도인간너머로진화해가고있다.
-17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