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와사회적약자들이저마다의자유와권리를요구하는시대에
여전히생존을위한자유를위해목숨을걸어야하는사람들이있다.
---2023년이책을주목해야하는이유“
그녀가어렸을때북한에서목격한것들은우리가이해할수없을정도로기괴하면서도웃기기도하고비논리적이기까지하다.주목해야할매혹적인책_
비밀의나라에대한날카로운통찰력.이책을출간하기위해얼마나많은절망과용기가필요했는지가늠하기힘들다._
소름끼치는속임수,거짓말그리고개명….그녀의뒤엉킨탈북과정들은나를며칠밤동안꿈속을헤매게했다.이현서는영웅이다._
압록강국경을넘은그녀는강건너보이는중국의매혹적이고따뜻한불빛은그녀를위한것이아님을깨달았다.그녀는굶주림과추위,공포,위협을느끼며쫓겨야했다.그녀는단순히탈북자라는이유로이모든것을견뎌야했다.그녀는험난한지형을탐색하고넘을수없는것처럼보이는장애를넘을때마다신분을감추기위해이름을바꿔야했다.그렇게일곱개의이름을가진소녀가되었다.이름조차지키지못한채인간다운삶을위해모든것을극복한소녀의슬프고아름다운이야기_장진성,《DearLeader》저자
책속에서
어머니의외침에나는잠에서깨어났다.
어린남동생민호는아직도옆에서잠들어있었다.
아버지가‘일어나!’라고소리치면서방으로뛰어들었다.
우리의팔을잡아끌어방밖으로몰아냈다.
어머니는비명을지르며아버지의뒤를따랐다.
어두워진늦은저녁이었다.민호는잠에취해멍한상태였다.
거리로뛰어나가다가뒤돌아보니기름이타는듯한검은연기가
부엌창문에서쏟아져나왔고화염이맹렬하게외벽으로번지고있었다.---12p
다음날밤에두번째악몽을꾸었다.나는얼어붙은강을살그머니건너서인적이끊긴혜산시내를홀로걷고있었다.밤이었는데아무데도불빛이보이지않았다.마치죽은자들의도시같았다.우리집으로향했다.창문을통해서어머니와민호가부둥켜안고있는모습이보였다.어머니는울고민호가위로하고있었다.그들에게는돈도먹을것도없었다.모든것이내잘못이었다.그저지켜볼수밖에없었다.대문안으로들어가면이웃사람들이나를보고신고할것이다.창호를찾으러강변으로갔다.나는그에게도죄책감을느꼈다.강둑을순찰하는창호의모습이보였지만접근할수없었던나는좀떨어진나무뒤에숨어지켜보았다.갑자기사방에서보위부요원들이나타났다.호각소리와경찰견이뒤를쫒는가운데죽을힘을다해얼어붙은강건너중국으로도망쳤다.그러고는꿈에서깨어났다.이두가지꿈은끝없이되풀이되었다.밤이면밤마다같은장면이수백번재연되었다.---172p
생활이안정되자삼촌과숙모에게서도망쳐나오던기억이나를괴롭히기시작했다.두분에게쪽지하나남기지않고달아났었다.삼촌내외는내게친절했다.어떻게그토록부끄러운짓을저지를수있었을까?내감정을설명하는쪽지라도남겼어야했다는것을깨달았지만나는그런일에익숙하지않았다.북한사람들은대부분그랬다.---197p
나는용기를잃었다.줄을떠나맨뒤로갔다.숨을돌리며서있는데오른쪽에있는사무실이눈에들어왔다.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였다.열린문을통해서제복을입은직원들이컴퓨터를마주하고있고,그앞에세사람이앉아있는광경이보였다.여자둘은동남아시아인같았고남자하나는중국인처럼보였다.그들의서류에무언가문제가생겼다고짐작했다.이쪽이입국심사대보다덜당혹스러워보였다.사무실로걸어들어갔다.나를쳐다보는사람은아무도없었다.심장이너무빠르게뛰기시작해서내목소리가마치녹음된테이프에서나오는것처럼이상하게들렸다.“나는북한사람입니다.”내가말했다.“망명을신청하고싶습니다.”---292p
북한조선노동당은미제국주의자들이우리나라를침략하기위한도구로종교를이용해왔으며,오늘날도그들은종교를전파하며우리공화국을분쇄하기위해악의적으로계획하고있다고말하곤했다.미국선교사청광수사건은북한주민누구나다아는유명한일이다.배고팠던북한어린이가교회사과밭의사과한알을훔쳐먹은걸알게된미국선교사가아이를나무에매달아놓고,이마에산acid으로‘도둑놈’이라고새겼다는잔인한내용이다.이일을듣고분개하지않은사람은아무도없었다.그렇게우리의머릿속에크리스천은악인으로자리잡았다.그렇게세뇌당했던탈북민들이수많은선교사들에의해중국을통해제3국으로구출되고있다.내가오늘이렇게남한에무사히정착하게된것도크리스천들의도움이컸다.서른이된나이에대학교에들어가면서,아르바이트로생활비를벌면서공부를하는대다수의대학생들과달리전공수업을따라가는것마저쉽지않았다.운좋게받았던교회장학금과사적으로장학금을주신크리스천들의도움이없었다면나는아마도학업을마치기가어려웠거나,좋은성적으로대학·대학원을졸업하기힘들었을것이다.꼭성공해서,언젠가는그들에게받았던도움을,도움이필요한다른이들에게되돌려줄수있는사람으로성장하고싶다는하나의목표를안고,오늘도그목표를향해달리고있다.---44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