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유전자 (세계사를 뒤바꾼 문제적 유전자 바로 읽기)

나쁜 유전자 (세계사를 뒤바꾼 문제적 유전자 바로 읽기)

$22.00
Description
이른바 ‘유전자 결정론’이 지배하는 사회다. 사람들은 특정 유전자가 인간의 외모와 건강, 성향과 환경, 인지작용과 행동방식, 심지어 운명까지 직접적으로 결정한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것은 궁극적 원인이 있다고 믿는 우리의 ‘본질주의적’ 편향이 유독 유전자에 강하게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바꿀 수 없는 운명이 DNA에 새겨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러나 이런 믿음은 유전자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이 ‘나쁜 유전자’가 때문일까?

이 책은 인류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커다란 오해를 빚어온 여덟 가지 대표적인 ‘문제적’ 유전자를 테마로, 그동안 잘 몰랐던 유전자의 본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인종이라는 허구의 개념을 만들어내고 차별의 근거가 된 ‘피부색 유전자’, 유럽 왕가를 몰락시킨 혈우병과 근친혼에 따른 ‘희귀병 유전자’, 인류를 사회적 동물로 바꾼 진화 과정의 ‘사나운 유전자’, 우생학의 비극적 역사를 낳은 ‘열등한 유전자’, 범죄와 폭력을 유발한다는 ‘범죄 유전자’, 동성애 등 성적 성향을 결정한다는 ‘동성애 유전자’, 우리 몸속에서 유발과 억제의 힘겨루기를 하는 ‘암 유전자’, 그리고 오늘날 유전자 결정론의 바이블이 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다.

이런 숱한 명명에는 유전자가 마치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듯한 불온함이 담겨 있다. 인간의 불안과 혐오, 편견의 대상이 된 유전자. 정말 그런 유전자가 있을까? 저자는 뛰어난 유전학자와 진화생물학자들의 이론을 정리하고 최신 연구논문을 통해 역사 속의 유전 이야기를 종횡으로 펼친다. 과거 우생학의 비극으로부터 현대의 유전자 치료 담론까지 유전자에 덧씌운 오해를 하나하나 벗겨내면서, 무심코 믿어온 ‘유전자 결정론’이라는 견고한 신화를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해체한다. 인간과 생명의 본질을 다시 성찰케 하고,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 쓰는 책이다.
저자

정우현

서울과학고등학교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미생물학과에서학사와석사를,같은대학원생명과학부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MD앤더슨암센터와베일러의대에서암생물학과분자유전학을연구했으며,유전체손상을복구하고불안정성을제어할수있는여러유전학적기전을밝혀그결과를『셀』『네이처』등유수의국제저널에발표했다.
현재덕성여자대학교약학과교수로있으며,약품생화학,분자생물학,신경과학등의과목을가르치고있다.특히과학사,이해와소통세미나등교양수업을매학기개설해과학을어려워하는비이공계학생들에게자연탐구의즐거움을불어넣고있다.과학을비롯해역사와소설까지다양한분야의책읽기를즐기며,여러북클럽과SNS에서독서후기와서평을꾸준히나누고있다.계간서평지『서울리뷰오브북스』의편집위원으로활동중이다.
2022년에펴낸『생명을묻다』는15가지주제아래생명의본질을성찰하고현대과학의한계를짚은역작으로,그해롯데출판문화대상본상과APCTP‘올해의과학도서10’에선정되었다.

목차

ㆍ추천의말
ㆍ들어가는글_세상에나쁜유전자는없다

1피부색유전자:피부색이불러온차별의아픈역사
피부색은어떻게만들어졌을까|피부색에대한결정적오해들|계몽주의시대가낳은인종이라는편견|인종차별은어떻게시작되었을까|피부색을넘어확장되는인종의굴레|인종이란실재일까허구일까|유전학이인종에대해말해주는것|차별의역사는다시쓰여져야한다|피부색이도대체뭐길래

2희귀병유전자:세계사의흐름을바꾼무서운질환들
해가지지않는나라와피가멈추지않는왕가|혈우병유전자가없었다면소련도없었다|혈우병이낳은스페인의쿠데타와독재정치|위대한합스부르크가의미친결혼|근친혼을피해야하는이유|그래도근친혼은계속된다|얼마나희귀해야희귀병일까|돌연변이는세상을어떻게바꿨나|유전질환은피할수없는운명일까

3사나운유전자:우리는어떻게인간이되었을까
‘개와늑대의시간’은언제였을까|사나운여우가길들여질수있다면|더유순해질수록외모도더귀여워지는수수께끼|대체누가누구를길들였을까|사나운유전자는다어디로갔을까|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는섣부른믿음|다정도병인양:다정함은만능이아니다|홉스vs.루소,인간은원래부터폭력적이었나|다정함이지닌두얼굴

4열등한유전자:우월함숭배하는사회와당신이열등하다는착각
바보는삼대면충분하다|칼리카크가문의유전이야기|우생학의악몽을용케피해간영국|우생학은결국다윈의유산:진화가진보가된이유|살가치가없는생명|우생학의망령은아직도사라지지않았다|그들의유전자는과연우월했을까|열등한유전자라는오해|열성유전자는열등하지않다

5범죄유전자:당신은오해받기위해태어난사람
초남성증후군소동|범죄자는타고나는걸까|단골용의자테스토스테론은억울하다
범죄유전자,드디어발견되다|내잘못이아니라유전자때문이야|유전자는환경의영향을압도하는가|‘멋진신세계’는환경과양육의세계|범죄는정말감소하고있을까|인간에대한오해

6동성애유전자:엄마,Xq28유전자를주셔서고마워요!
성이란완전을위한결핍의상태|성을결정할권한은누구에게있나|출생시배정된성vs.결정된성|성은결코고정되어있지않다|동성애,그금기와차별의역사|동성애는질환일까|동성애유전자를찾아서|환경이동성애를만드는거라면|오직자연만이지극히자연스럽다

7암유전자:영생을꿈꾼세포의다단계적일탈
암은현대인의질병일까|암을부르는나쁜습관|기생충이암을일으킨다고?|암과의전쟁을선포하다|암은우리내부에서스스로키운괴물|유발vs.억제,두세계의끝없는힘겨루기|신은주사위놀이를한다|유전자에‘나쁜’이름붙이기|암세포가못다이룬영생의꿈

8이기적유전자:유전자야말로내인생의주인공이라는속삭임
당신이아니라유전자가주인공|유전자는어쩌다이기적존재가되었을까|사회생물학과유전자결정론|미워도다시한번,본성이냐양육이냐|그런유전자는없다|진짜이기적유전자는나야나|유전자는문화와더불어진화한다|도킨스의위험한생각|죽어라,이기적유전자여,죽어라

ㆍ나가는글
ㆍ참고문헌
ㆍ도판출처및소장처

출판사 서평

생명은유전자로만결정되는존재가아니다
유전자가빚어낸오해와무지와편견의역사

*정재승(카이스트교수)추천,김유태(시인,기자,『나쁜책』저자)추천
*이은희(하리하라,과학커뮤니케이터)추천,정혜윤(작가,CBS라디오PD)추천


내가이렇게된것이‘나쁜유전자’때문인가
이른바‘유전자결정론’이지배하는사회다.사람들은특정유전자가인간의외모와건강,성향과환경,인지작용과행동방식,심지어운명까지직접적으로결정한다고믿고싶어한다.그래서온갖부정적이고불편한이름의유전자들이생겨났다.지능유전자,열등한유전자,범죄유전자,동성애유전자,바람둥이유전자,암유전자,이기적유전자등등.그것은어떤사건이나현상에궁극적원인이있다고믿는우리의‘본질주의적’편향이유독유전자에강하게투영되었기때문이다.바꿀수없는운명이DNA에새겨져있기라도한것처럼말이다.그러나이러한믿음은유전자에대한우리의사고방식을잘못된방향으로이끈다.자못진지하게이런생각을한다.내가이렇게된것이정말우리가문의핏줄에‘나쁜유전자’가몰래들어왔기때문일까?

지금까지몰랐던흥미진진한유전자이야기
유전자란무엇일까?분자생물학자정우현교수가전작『생명을묻다』에서표방한‘인간의얼굴을한생물학’의핵심주제로‘유전자’를본격적으로다룬다.『나쁜유전자』는인류역사의중요한변곡점마다커다란오해를빚어온여덟가지대표적인‘문제적’유전자를테마로,그동안잘몰랐고제대로알려지지않았던유전자의본모습을흥미진진하게소개한다.
책을구성하는여덟가지문제적유전자다.인종이라는허구의개념을만들어내고차별의근거가된‘피부색유전자’,유럽왕가를몰락시킨혈우병과근친혼에따른‘희귀병유전자’,인류를사회적동물로바꾼진화과정의‘사나운유전자’,우생학의비극적역사를낳은‘열등한유전자’,범죄와폭력을유발한다는‘범죄유전자’,동성애등성적성향을결정한다는‘동성애유전자’,우리몸속에서유발과억제의힘겨루기를하는‘암유전자’,마지막으로유전자결정론의바이블이된리처드도킨스의‘이기적유전자’다.
이런숱한명명에는유전자가마치의도를가지고행동하는듯한불온함이담겨있다.저자는뛰어난유전학자와진화생물학자들의이론을정리하고최신연구논문을통해역사속의유전이야기를종횡으로펼친다.과거우생학의비극으로부터현대의유전자치료담론까지유전자에덧씌운오해를하나하나벗겨내면서,무심코믿어온‘유전자결정론’이라는견고한신화를부드럽게,그러나단호하게해체한다.

생명은유전자로만결정되는존재가아니다
저자는유전자결정론의몇가지문제를짚는다.첫째,인간사회에서‘나쁜유전자’는제거하고‘좋은유전자’만남겨야한다는강박을조장하고,나아가마치완벽한유전자가있다는환상을심는다.즉20세기에횡행했던우생학의그림자가‘유전자치료’라는미명으로여전히우리곁에어른거린다.둘째,‘진화의종말’이라는바람직하지못한결과를부추긴다.‘좋은유전자’가무엇인지결정하는것은인간이므로,자연선택에따른진화가의미를잃게된다.셋째,무엇보다심각한문제로유전자가모든것을결정한다는믿음은그자체로인간의수많은가능성을닫아버린다.생명이어찌유전자만으로결정되겠는가.저자는“완벽한유전자를가진사람이있다면정체된존재나다름없다”고강조한다.생명은고정되어있지않으며변화와과정속의존재라는것이다.

알고보면유전자는모두‘멀티플레이어’다
유전자에대한오해와편견은멘델의오랜유전법칙에서기인한면도있다.완두콩에서만정확히들어맞을뿐인하나의유전자(유전형)가하나의형질(표현형)을만든다는관찰은,고정관념이되어인간의어떤형질을결정하는단하나의유전자가있다고믿게만드는경향이있다.콩모양을주름지게만드는유전자가하나있으면모양이주름진콩이나오고,키가크게끔하는유전자가하나있으면키가커진다는식이다.
그러나오늘날유전학은하나의유전자가곧바로특별한행동이나질병을결정하는일은없다고말한다.예를들어자폐증을일으키는하나또는몇가지유전자는알려져있지않다.수십수백가지의유전적인자들이모여만드는거대한생화학적네트워크가여러환경적요인과결합하여유발할것으로추정할뿐이다(100쪽).최근『네이처』에실린한연구는사람의키차이를결정하는유전적변이가무려1만2,000여개나된다고보고했다(164쪽).지금까지알려진모든유전질환중단하나의유전자가잘못되어일어나는질환은전체약2퍼센트에불과하다(99쪽).BRCA1은‘유방암유전자’의대명사로알려져있지만,사실유방암환자중에이변이체를가진사람은전체5~10퍼센트에불과하다.오히려남성에게서이변이체는전립선암발병빈도를6배높이므로‘전립선암유전자’라고불러도이상할게없다(313쪽).또MAOA변이체는‘범죄유전자’라는불명예를얻었지만,알고보면‘다면발현성’유전자다.매우다양한표현형에영향을주는멀티플레이어유전자라는것이다(218쪽).

‘열성’유전자는‘열등’하지않다
어떤형질의발현빈도가높은지낮은지를나타낼뿐인멘델의‘우성’(dominant)과‘열성’(recessive)개념이‘우월함’(superior)과‘열등함’(inferior)으로인식되곤했다.그것은우월한유전자가있고열등한유전자가따로있는듯한착각을일으킨다.예를들어열성으로여겨지는외꺼풀은쌍꺼풀에비해전혀‘열등한형질’이아니라는것이다.쌍꺼풀이더매력적이고아름답게보인다는이유로‘우월한형질’일수는없다.우열의기준은언제나인간의차별적판단에서비롯된다.
사실인류는유전적으로사실상‘클론’에가깝다.어떤사람이든모든유전체에걸쳐염기서열이99.9퍼센트똑같다.0.1퍼센트만염기서열이다르다.이는인간의DNA를구성하는30억쌍의염기가운데약300만개에서‘다형성’이발견된다는의미다.한마디로서로다른우리는서로에게돌연변이가된것이아니라‘다양한형태’를지닌존재다.저자는말한다.“우리는우월하거나열등한존재가아니라다양한존재다.우리의유전자는우월함이나열등함의원인이아니라다양함의원천이다.”

우리는어딘가모두비정상이다
돌연변이는비정상적인것으로터부시되지만진화과정의필수현상이다.무엇이정상이고무엇이비정상인가?무엇이우월하고무엇이열등한가?그것은누가결정하는가?우리의조상들이지니고있던유전자에계속해서돌연변이가발생해조금씩변화되어만들어진것이바로지금의우리다.돌연변이는완전한것을불완전하게만드는악당이아니다.거꾸로진화란불완전한것을완전하게끔바꾸어가는과정을의미하지않는다.오늘우리가보기에어떤유전자는우월해보이고또어떤유전자는열등해보인다해도내일자연이어느것을선택할지는알수없다.인간은몇가지결함만제거하면완벽해질수있는존재가아니다.우리는어딘가모두비정상이다.만약누군가가우리인간의유전자에서발견되는어떤불완전하고비정상인것을뿌리째없애고자한다면인류를통째로제거하는방법밖에없다.

인간을바라보는방식을다시쓰는책
결론적으로이책은제목과달리‘나쁜유전자는없다’고말한다.그것을나쁘게바라보려는인간의편협한시각이있을뿐이다.유전자는삶을지배하는운명이아니라주어진환경아래서,또노력과우연가운데서의미를만들어가는정보일뿐이다.유전자와환경,본성과양육,자유의지와결정론같은문제를두고오랜논쟁이있었고,지금도진행형이다.그러나우리는인간이단순히유전자에의해결정되는존재가아니라,환경과끊임없이상호작용하는복합적인존재임을점점더깊이이해하고있다.
『나쁜유전자』는유전자에대한오해와무지와편견의역사를살피고,인간과생명의본질을다시성찰케한다.유전자의진실을밝히는데서나아가,우리가인간을바라보는방식을다시쓰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