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인구위기,어떻게극복할것인가?”
서울대문명사학자김태유교수가제안하는초저출산시대의생존전략
전세계시청자들의눈을사로잡은영상이하나있다.독일의과학콘텐츠채널쿠르즈게작트(Kurzgesagt)가공개한‘한국은망했다(SouthKoreaisover)’라는영상이다.영상은출산율0.7명이라는충격적수치를근거로,2050년경이면한국사회는고령층중심으로재편되고,지금까지축적해온산업과문화자산이사실상유지될수없을것이라는비관적전망을제시한다.해당영상은공개한달만에1,200만조회수를돌파하며,국내외에서커다란반향을일으켰다.
우리는이상황을그냥바라보면서겪어야하는걸까?이물음에답하는책《청년이없는나라》가출간되었다.이책은서울대문명사학자김태유교수가2013년에발간한《은퇴가없는나라》를2025년의상황에맞게발전시킨책으로,한국형초저출산의근본원인과그동안의잘못된정책그리고해결방법을제언한다.평생국가발전원리를연구해온김태유교수는이책에서대한민국이역사상가장큰위기와문명사적기회가동시에찾아오고있다고진단한다.저가던지는질문은간단하면서도근본적이다.“정말이대로무너질수밖에없는가?”
“진단부터틀렸다”
380조를쓰고도실패한이유
2005년부터20년간,정부는저출산해소를위해380조원이상의예산을투입해왔다.육아휴직,보육수당,출산장려금등다양한제도가쏟아졌고,외형상으로는복지국가에가까운체계가마련됐다.그러나출산율은반등하지않았고,오히려세계에서가장낮은수준으로떨어졌다.무엇이문제였을까?
저자는정책이실패한핵심원인을‘진단의오류’에서찾는다.출산율1.4와0.7은겉으로보기엔단지수치의차이지만,사회적맥락은완전히다르다.1.4는회복가능한수준일수있지만,0.7은회복불가능한구조적붕괴를의미한다.그런데도한국정부는해외선진국의대응책을그대로모방하거나,실효성없는선심성정책에의존해왔다.그러나청년세대는‘돈몇푼’으로결혼과출산을결심하지않는다.삶의기반이무너졌기때문이다.이책은그근본부터다시묻는다.한국형초저출산은무엇이다른가?그리고왜기존의방식으로는통하지않는가?
“문제는출산율이아니라부양비다”
국민연금못받는20·30세대와지속불가능한사회
출산율자체가낮다는사실만으로는사회의지속가능성이흔들리지는않는다.문제는그로인해청년인구가줄고,동시에고령인구가급격히늘어나는인구역전현상이다.즉,한국사회는‘역피라미드형’구조로빠르게재편되고있으며,이로인해발생하는‘부양비의악화’가결정적위기를초래한다.
부양비란일하는사람1명이부양해야하는비경제활동인구의수를말한다.과거에는3명이1명을부양했지만,앞으로는1명이2~3명을부양해야하는사회로접어들게된다.이는연금재정뿐아니라,교육,의료,지역경제,주택시장등전영역에걸쳐도미노처럼영향을미친다.이미지방중소도시상당수는인구소멸단계로접어들었으며,젊은세대는국민연금고갈시점이자신의노후와정확히겹친다는것을알고있다.이에저자는주장한다.이제는과감히‘출산율을높이는것’이아니라‘부양비를낮추는것’이국가정책의목표가되어야한다고.
“수도권집중도50%”
청년의삶을옥죄는구조적경쟁
한국은세계에서가장경쟁이심한사회중하나다.그배경에는‘수도권집중’이라는구조적문제가있다.전체인구의절반이상이서울·경기에몰려있고,이는일본(28%),프랑스(18%),영국(13%)등다른선진국과비교해도극단적인수준이다.이러한집중은단순히행정편의의문제가아니라,청년들의삶을옥죄는실질적요인이다.일자리,교육,문화,의료등모든자원이수도권에몰리며,이곳에서의생존경쟁은점점더치열해지고있다.높은집값,치솟는전세,과중한교육비와생활비속에서청년들은연애,결혼,출산을포기한다.
게다가이구조는자기복제적이다.청년들이수도권으로몰리면,기업은인재를따라다시수도권으로본사를옮긴다.일자리를잃은지방은더많은인구를잃고,결국소멸위험에직면한다.정부와지자체는수도권내주택공급을확대하며문제를해결하려하지만,이는오히려수도권집중을강화하는‘불균형의반복’일뿐이다.김교수는말한다.“올바른정책은수도권집중도를낮추는방향으로작동해야한다.”
“이모작사회가필요하다”
청년과노년이공존하는사회를위하여
이처럼부양비의악화와수도권집중이라는두축을해소하기위한첫번째전략으로김교수는‘이모작사회’를제시한다.그는외국인노동자유입,정년연장,인공지능도입등도거론되지만,단기간내효과를보기어렵고비용이크다고지적한다.대신당장활용가능한잠재자원,즉장년세대(55~74세)의‘두번째직업인생’에주목해야한다고강조한다.과거에는30년일하고20년을은퇴하는것이보편적생애구조였다.그러나지금은20년일하고30~40년을더살아야하는시대다.이변화에맞춰제도와사회인식을바꾸지않으면,장년세대는‘건강하고유능하지만아무일도하지않는’비효율적인구로전락하게된다.
저자는발달심리학의개념,즉유동지능과결정지능이론을인용해이를설명한다.유동지능은문제해결능력,창의력등으로20대후반에정점을찍고감소하지만,결정지능은경험과지식축적을통해시간이지날수록강화된다.그는청년은유동지능이요구되는창의적·기술적분야에,장년은결정지능이중요한상담,행정,교육,돌봄등분야에진출해야한다고제안한다.이모작사회는단순한고령자재취업이아니라,세대간‘경쟁’이아니라‘분업’이가능한구조를만드는일이다.책에는이를실현하기위한기업의인사전략,정부의정책방향,개인의생애설계에대한구체적가이드라인도제시되어있다.
“북극항로시대,부울경에제2의메가시티만들어야”
한반도의처음이자마지막기회가온다
두번째해법은수도권일극체제를해소할‘제2의메가시티’건설이다.저는그최적지로부산·울산·경남,즉부울경지역을꼽는다.결정적이유는‘북극항로’라는문명사적변화다.지구온난화로인해북극항로가점차개방되고있으며,머지않아연중항해도가능해질것으로전망된다.북극항로의요충지인대한해협에접한부울경은세계물류흐름이바뀌는시대에새로운해양경제허브로성장할수있는지정학적위치에있다.이는단순한지역개발이아니라,글로벌공급망의한축이될수있는기회다.
지금까지의국토균형발전은전국을골고루개발하려했지만,효과는미미했다.김교수는“이제는선택과집중의전략”이필요하다고강조한다.한반도남동부에서울과대등한경제·산업중심지를육성해야청년들이지방에서도살고일하고사랑할수있는구조가가능해진다.부울경이북극항로의거점항구로자리매김한다면,수도권과부울경이라는양극체제가형성될수있다.이는인구위기와저성장이라는두과제를동시에돌파할수있는결정적인전략이될수있다.
청년이사라지는사회에미래는없다.《청년이없는나라》는단지출산장려가아니라,대한민국이라는사회의지속가능한생존전략을담은지침서로서,정치권,언론,교육계,정책설계자,그리고미래를걱정하는모든시민이반드시읽어야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