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 | 양장본 Hardcover)

죽음 (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 | 양장본 Hardcover)

$32.33
Description
장켈레비치는 왜 ‘죽음’은 여전히 우리에게 이토록 낯선지, 그리고 이 낯설고도 친숙한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묻는다. 내가 있는 곳에 죽음이 없고, 죽음이 있을 때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우리는 죽음에 대해 언제,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답을 찾는 질문이라기보다 이 기이하고도 오랜 새로움, ‘죽음’에 던지는 근본적인 물음이며,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순간, 거의 생각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말하고자 하는 도전이다.
이 책은 ‘형언할 수 없는 것’인 ‘죽음’을 탐색하며, 죽음이 삶을 둘러싸고 있는 동시에 삶에 스며들어 있으며, 한계와 모순, 장애라고 생각한 ‘죽음’이 역설적으로 삶의 조건이 된다고 말한다. 생생한 긴장과 시적인 직관 속에서 드러나는 찬란한 죽음에 관한 언어들은, 우리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방식으로 ‘죽음’을 이해하게 하고, 우리 삶을 재발견하게 해준다.
이 책은, “존재했다, 살았다, 사랑했다”는 단 한 번의 신비로 충만한 인간 존재에 대한 각성과 발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신비는 바로, “우리의 나날의 신비이며, 따듯하고 낯익은 사물들의 신비”이며, ‘처음이자 마지막인’ 단 하나의 ‘죽음’이라는 신비이다. ‘노년’과 ‘죽음’에 관한 다양한 탐색의 시대에 출간된 장켈레비치의 기념비적인 저작 『죽음』은, 우리 시대 죽음 이해에 더욱 깊이 있는 본격적인 성찰의 장을 마련해 줄 것이다.
저자

블라디미르장켈레비치

(VladimirJankélévitch,1903~1985)

프랑스의철학자이자음악학자로,프랑스부르주에서태어났다.아버지사뮈엘장켈레비치는프랑스로귀화한러시아오데사출신의유대인으로,의사로일하는한편크로체,베르자예프,셸링,헤겔,프로이트의작품을처음으로프랑스어로번역했다.
장켈레비치는1922년파리고등사범학교에입학하여1926년전국교수자격시험을1등으로통과했다.이후프라하의프랑스연구소에서5년동안교수로재직하며베르그송,짐멜,셸링,키르케고르,셸러,그리스교부철학자들의저술연구에몰두했다.
1931년베르그송에관한해설서를출간하고,1933년에는셸링의만년철학에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1936년툴루즈대학,1938년릴대학교수로취임했으나이듬해전시동원되었고,유대인출신이라는이유로1940년비시정권에의해공직에서추방되었다.1941년툴루즈에서레지스탕스지하활동에참여한다.이해에툴루즈의카페뒤쪽에마련된임시교실에서이책의바탕이된‘죽음’에관한첫번째강의를시작한다.
종전후라디오툴루즈-피레네의음악방송책임자로콘서트를기획하고음악프로그램을운영했다.1947년릴대학문학부교수로복직되었고,1951년부터1979년까지소르본대학에서도덕철학을가르치며,『깊이읽는베르그송HenriBergson』(1931,[갈무리,2018]),『덕에관한논고Letraitédesvertus』(1949),『뭐라말할수없는것과거의아무것도아닌것LeJe-ne-sais-quoietlePresque-rien』(1957),『음악과형언할수없는것Lamusiqueetl’ineffable』(1961)『죽음Lamort』(1966),『용서Lepardon』(1967)『되돌릴수없는것과향수L’IrréversibleetlaNostalgie』(1974),『도덕의역설LeParadoxedelaMorale』(1981)등형이상학과도덕철학,음악학에관한많은책을썼다.
그의철학은당대프랑스철학의주류에서거리를두고있었지만,그리스어와문학,음악에대한깊은지식을바탕으로한재치와즉흥성,열정이넘치는강의로유명했다.또한난해한주제에대한역설적인사유방식,말보다행동을우선시하는확고한도덕적태도는다양한세대의학생들에게깊은영향을주었다.에마뉘엘레비나스가『타인의휴머니즘Humanismedel’autrehomme』에서‘충격적인책’이라고평한『죽음』은음악작품과도같은통일성과조화를지닌동시에분위기와리듬에다양한변화를주면서주제를과감하게전개해가는장켈레비치저술의전형적인특징을잘보여준다.

목차

프롤로그:죽음의신비와죽음의현상
1.초경험적비극과자연적필연
2.진지하게받아들임:실제성,임박함,몸소관련됨
3.삼인칭,이인칭,일인칭의죽음

◦제1부죽음이편의죽음

1장살아있는동안의죽음
1.죽음의성찰
2.깊이로서의죽음과미래로서의죽음
3.완곡어법과부정적전도
4.비존재와무의미
5.말할수없는침묵과형언할수없는침묵

2장기관-장애물
1.짧은삶
2.‘그렇기때문에’와‘그럼에도불구하고’:유한성,육체성,시간성
3.불가능-필연의비극성
4.선택
5.한계의소급효과

3장절반의열림
1.신비의사실성
2.확실한죽음,확실하지만모르는시간
3.확실한죽음,확실한시간
4.불확실한죽음,불확실한시간
5.확실한죽음,불확실한시간
6.사실성의감수:사멸성,고통성,공간성,시간성
7.인식할수없는것,불가능한것,치유할수없는것
8.종결과시작

4장노화
1.존재로의도래,쇠퇴에의한부인
2.고행.그리고만일삶이계속된죽음이라면
3.점진적마모.사형수
4.두가지시각:살아온것.살도록남아있는것

◦제2부죽음순간의죽음
이야기할수없는순간에대한부끄러움

5장죽음의순간은범주를벗어나있다
1.죽음의순간은양적인최대가아니다
2.죽음의순간은질적변화가아니다
3.죽음의순간은시간적인달라짐이아니다
4.죽음의순간은모든지형학을거부한다
5.죽음의순간은관계를갖지않는다

6장‘거의아무것도아닌’죽음의순간
1.『파이돈』에서의죽음.죽음의문턱이감춰지다
2.작은죽음들의누적인죽음
3.죽음의사건은아무것도아닌것이아니라,
거의아무것도아닌것이다
4.죽는법을배우지않는다
5.점진적인갑작스러움

7장되돌릴수없는것
1.공간속에서가고돌아오는것은
시간속에서는가고돌아오지않는것
2.다시젊어진다?다시산다?노화를멈춘다?
3.되돌릴수없음의운명적객관성
4.상대적불가역성
5.연속중의첫번째와마지막번째
6.상대적인처음이자마지막(일회성):둘째와끝에서둘째
7.처음이자마지막인죽음.사라지는나타남
8.완전히마지막:더이상영영아무것도아님
9.고별.그리고짧은만남에대해

8장돌이킬수없는것
1.있었다는것의되돌릴수없음,하였다는사실의돌이킬수없음:
‘행해진것’과‘했음’
2.죽음의돌이킬수없고회복할수없음.덫과밸브
3.재생,환생,소생
4.무화시키는허무
5.최후의사라져가는메시지
6.마지막은아무런비밀도감추고있지않다
7.전혀다른차원

◦제3부죽음저편의죽음

9장종말론적미래
1.피안은하나의장래인가?
2.순간에대한불안과피안에대한공포
3.기대와절망적기원

10장내세의부조리
1.불사,부활,영속하는생
2.사유하는본질의영원성
3.이원론에따른영혼의사후생
4.보존법칙에반하여

11장무화의부조리
1.뭔지모를다른것
2.당연한연속과어이없는중단
3.죽음에대한사유와사유하는존재의죽음.영원한-죽는진리
4.바깥과안.에워싸는조감의식과에워싸인천진무구함
5.죽음의승리.전능한죽음
6.죽음은사유보다강하다.사유는죽음보다강하다
7.사랑과자유와신은죽음보다강하다.그리고역으로도그렇다!
8.사멸성과불사성의애매함
9.윤회도범생명론도위로가되지않는다

12장사실성은소멸될수없다.되돌릴수없는것을돌이킬수없다는것
1.죽지않는자는살지않는다
2.존재했다,살았다,사랑했다

옮긴이의말
주석

출판사 서평

독보적사유와전복의철학자,철학자들의철학자장켈레비치의‘죽음’철학을마침내만나다

-한낮의빛처럼눈부시고매혹적인‘죽음’철학의기념비적저작
-인간의지혜가닿을수있는,언어의가장멀리까지나아간‘죽음’사유의정수
-누구나알지만아무것도밝혀지지않은‘죽음’에관한진짜비밀
-죽음이익명화되는시대에단한번뿐인삶과죽음의‘신비’에바치는찬가

▶‘죽음’에대한생각에던지는독창적인질문
“왜누군가의죽음이늘하나의충격적인사건이되는것일까?왜이정상적인사건이그처럼호기심과공포를불러일으키는것일까?인간이존재한지이토록오래되었는데도,어떻게죽음에익숙해지지않은것일까?”(17쪽)인간의오랜물음이자문제적인주제인‘죽음’에대해블라디미르장켈레비치(VladimirJankélévitch,1903~1985)는이런의문을던진다.장켈레비치는20세기철학사에서독창적인목소리를낸프랑스의철학자이자음악학자이다.2023년은장켈레비치탄생120주년이되는해이기도하다.
장켈레비치의대표적저작인이책『죽음』(Lamort,1966)은,일찍이유럽과미국,일본등많은나라에서도소개되었다.마침내한국사회에출간된이책으로,그동안단편적으로접했던장켈레비치의독창적인철학과그의역설적인죽음사유를온전히만날수있게되었다.이책은,‘죽음’사유의새로운장을열었다고평가받는데,『자유죽음』의작가장아메리는타의추종을불허하는장켈레비치사유의심오함이자신의작업에지대한영향을미쳤다고했으며,레비나스는『타인의휴머니즘』에서‘충격적인책’이라고평하기도했다.
장켈레비치는“만일죽음이그이전에도,그동안에도,그이후에도생각할수없는것이라면,우리는언제죽음을생각할수있는것일까?”물으며,(63쪽)‘죽음’에관한생각이과연가능한것인지탐구한다.‘죽음’에대해묻는다는것은,경험할수없는첨예한순간에대해,‘거의생각할수없는것’에대해생각한다는것이고,아슬아슬한곡예이자말에도전하는위험을감수하는일인것이다.(96쪽)장켈레비치의‘죽음’사유는죽음을정의하려는시도이기보다,‘형언할수없는것’인‘죽음’의성격을전면에드러내려는작업이다.이를통해삶에서‘죽음’의자리를새롭게발견하고,역설적으로삶을생성시키는죽음의충만한가능성을보여주려한다.‘노년’과‘죽음’에대한탐색이절실한시대에출간된장켈레비치의기념비적인저작『죽음』은,우리시대죽음이해에더욱깊이있는본격적인성찰의장을마련해줄것이다.

▶죽음의역설로다시발견하는삶
“한사람의죽음은다른사람의의식을필요로”하는데,(56쪽)장켈레비치는죽음에관한세개의인칭을구별함으로써,우리가죽음을경험하는다양한차원을보여준다.‘일인칭의죽음’은‘나’의죽음으로,‘나’는“예외적이고절대적인사건”인죽음을경험할수도,알수도없다.일인칭은,“지금은내가아니다!지금은다른사람이다!혹은,나는더나중에!”(53쪽)하는식으로죽음을멀리놓아둔다.“삼인칭의익명성과일인칭의비극적주체성사이에는,‘이인칭’이라고하는중간적이고특권적인경우”가있다.‘이인칭의죽음’은나와가까운사람의죽음으로,그비통함과절망으로죽음을실제적인것으로마주하게해준다.(48쪽)
‘삼인칭의죽음’은실제‘죽음’을은폐하거나죽음을얼굴없는익명의다룰만한대상으로만든다.(42쪽)말하는이자신은죽음에서예외가되는삼인칭철학은,“형언할수없는것”(97쪽,129쪽)인‘죽음’에관해“에둘러”안전하게말하는“완곡어법과눈속임으로”나의죽음을가린다.(311쪽)장켈레비치는특히역사적·사회적으로죽음의비극성이제거되고,죽음이하나의추상적사건으로다뤄지는것을비판하는데,(691쪽)역사에서뿐아니라개인에게도죽음이익명화되는것은삶을보호하기는커녕,삶의생기를앗아가고위태롭게만든다고말한다.
장켈레비치는‘죽음’을기존의철학체계나개념으로환원하는손쉬운해결책에반대하며,무엇보다“내문제”로죽음을실감하는것의중요성을강조한다.그때비로소죽음의“실제성,일인칭,임박함이한꺼번에발견”(44쪽)되기때문이다.이러한‘죽음’의“재발견”(317~318쪽)은“죽음이삶을둘러싸고있는동시에삶에스며들어”있으며,삶의한계와모순,장애가오히려역설적으로삶을생성시키는조건이라는사실에대한발견이다.그익숙한비극이우리존재를떠받히고있다는낯섦과새로움을자각하는것이다.삶은‘그렇기때문에’와‘그럼에도불구하고’속에서존재하며,죽음은그삶의“기관이자장애물”(150쪽)로존재한다.인간은희망과절망사이에서진동하듯흔들리고있으며,(197쪽)“무사태평”과“비탄”양쪽을오가는양가적인중간존재로살아가는것이다.(198쪽)
장켈레비치는“죽음이편의죽음(제1부),죽음순간의죽음(제2부),죽음저편의죽음(제3부)”이라는,죽음과접해있는경계와의접점에서“형언할수없는것”을이야기하고상상할수없는것을묘사하는전대미문의위험한작업을수행한다.그의‘죽음’사유는,시간의경계에서드러나는죽음의그모든역설을통해,다시시작하는것의문제를제기한다.‘죽음’은삶의현장에서고동치고있는,삶을거듭시작하게해주는동력인것이다.

▶‘죽음’으로가능해진단한번의유일함이라는신비
이책에서장켈레비치는철학적논증만큼이나문학과음악의언어와예술을넘나들며‘죽음’에가까이다가가고,응축과확장을거듭해가는시적사유의변주가어떻게새로운인식으로나아가는지보여준다.“가장가까이에서!”라는(56쪽)죽음사유의위태로움과“말에대한도전”(96쪽)을기꺼이받아들인이철학자는,‘죽음’이라는한계조건이역설적으로열어가는삶과죽음의놀라운충만함에대해말하는것이다.
“이숭고하고놀라우리만치간단한신비,감춰져있지않은데도그어떤피조물도간파할수없는이신비”(693쪽)를위해바쳐진걸작『죽음』은,삶은우리의지와무관하게주어졌지만,그삶과죽음을(재)발견하는일이야말로우리에게주어진“고갈되지않는보물”(578쪽)이라고말한다.장켈레비치는,모든것은일상의빛아래환히드러나밝혀지기를기다리고있으며,(697쪽)평범한나날의존재에아무것도없지않고무언가가있다는사실의낯섦을우리에게전한다.그리고그것이바로우리앞에놓인‘희망’이라고말한다.희망은그렇게적극적인행동가의낙천성으로차있다.
장켈레비치는,인간이삶의끊임없는긴장과갈등속에서스스로를개방하고미덕으로나아가야한다고본행동의철학자였으며,그것을가능하게하는것은사랑이라고보았다.이책은,“존재했다,살았다,사랑했다”는단한번의신비가삶에어떻게자리하고있는지에대한감동적인이야기이다.그신비는바로,“우리의나날의신비이며,따듯하고낯익은사물들의신비”이자,‘처음이자마지막인’단하나의‘죽음’이라는신비이다.“무엇보다이책을넘치게채우고있는것은생의찬란함이다.”(6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