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다섯번째매거진〈B〉입니다.
스포티파이이슈의에디터스레터원고를쓰기전에개인적으로얼마나많은스트리밍서비스를이용하는지헤아려봤습니다.음악스트리밍앱은라디오전용서비스까지포함해4개,동영상스트리밍은스포츠중계앱까지더하면7개나됩니다.이많은서비스를제대로활용하려면업무시간과수면시간을제외하고는늘‘스트리밍상태’여야만할텐데요,특히음악을듣는일은대체로멀티태스킹에속하기에하루대부분의시간을점유하는것이가능합니다.심지어요즘은영상조차도오디오콘텐츠로소비하곤하죠.무선이어폰이대중화되면서각자의귀에다양한소리가쉴틈없이재생되고있을겁니다.흘려듣든,새겨듣든몰입의정도는중요한문제가아닙니다.스포티파이창립자다니엘에크가원하는바도이와같을테고요.모든삶의배경에음악,더넓게는오디오콘텐츠가함께하는것.실제로그는스포티파이가음반저장고개념으로인식되기보다사운드트랙(배경음악)공급망이되기를원했습니다.
2006년에설립한스포티파이의혁신을논할때가장먼저언급하는점이전세계음악에‘무료’로접근할수있는‘합법적’비즈니스모델을구축했다는것입니다.실물음반에서디지털파일로음악산업을지탱하던중심기반이이동하던시절,창작자와공급자그리고소비자모두를만족시키는새로운시장을개척한셈이었죠.이와더불어소유하지않고도원하는때음악을감상할수있는스트리밍기술은음악의속성을바꾼아이디어였습니다.스트리밍기술의발상배경은스포티파이창립스토리를다룬TV시리즈「플레이리스트」에서도잘묘사됩니다.사회민주주의국가인스웨덴에서음악을공유하는건‘평등,자유’라는가치와연결되었습니다.‘음악은사치품이아니라,모두에게필요한물과음식같아야한다’는일종의사회운동과도같은움직임이스트리밍이라는상품을발명하게했다고해도과언이아니죠..
론칭한지10여년이지난지금도스포티파이는서비스와관련한여러전략적측면에서음악에대한장벽과접근성을낮추는데집중합니다.스포티파이에처음가입했을때가장놀란점도‘편리’에초점을맞춘이들의다양한노력이었습니다.음반과아티스트를중심으로라이브러리를구성하기보다무드나취향,상황에맞는플레이리스트를마치하나의앨범처럼다루는것이그무엇보다인상적이었지요.음악을탐색하고경험하는데드는시간과수고를단축하겠다는의지가강하게엿보이는대목이었습니다.레스토랑에비유한다면수많은음식메뉴중무엇을먹을지고르기어려워하는이들을위해테마별코스를제안하는것과같다고할까요.하지만플레이리스트단위로음악을추천하면서도스포티파이는위계나권위를내세우지않습니다.공신력있는차트의데이터나음악전문가가주축이된길잡이를제공하기보다전세계나와같은사람들이듣는음악을서로연결합니다.
미디어들은이와같은방식으로음악산업에막대한영향력을행사하는스포티파이를“모든종류의음악듣기시나리오를만족시키는”서비스로평가합니다.이말은달리해석하면스포티파이가음악자체를목적지로두기보다각목적지를잇는통로를음악으로빼곡히채우는일에몰두한다고도읽을수있습니다.코딩천재로이름을날리며자신의프로그래밍기술을전파하던중학생시절다니엘에크가친구에게건넨말은마치지금의스포티파이를예견한것처럼느껴집니다.“모든것이다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어느순간갑자기이해하게되었어.”20여년전그의말처럼지금시대의음악은사람과사람,시간과시간,공간과공간을연결하는‘어떤흐름’인지도모르겠습니다.그렇다면미래의음악은또어떤단어로정의하게될까요?스포티파이가다시한번그정의를새롭게할수있을지사뭇궁금해집니다.
편집장박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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