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와 넷플릭스

냉장고와 넷플릭스

$14.80
Description
저주받은 에덴아파트에 이사 와서,
냉장고 속 귀신과 넷플릭스 동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괴담의 시대’에 새로운 호러의 가능성을 엿보다
【괴담(怪談)】 괴상한 이야기. 바야흐로 괴담의 시대입니다. 미디어에서는 괴담을 다룬 콘텐츠들이 인기를 누리기도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상대편의 주장을 폄하하는 문구가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에서 “괴담”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귀신의 저주로 피칠갑을 하는 것보다 현실이 더 무서울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가장 친숙한 존재들의 배신, 가장 몰염치한 것들의 거짓말, 가장 익숙한 것들의 부재 같은 것들요.

H가 빠진 호러 전문 출판사 오러(orror)의 첫 책은 가장 익숙하지 않은 호러 작품입니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이 나오기는 하는데, 그 귀신은 복수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가 살해당한 집 냉장고에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귀신이 이승을 떠나지 못한 이유도 좀 어이없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피날레를 못 보았기 때문이라네요. 네, 그럴 수도 있죠. 세상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뭐 그 정도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를 보던 귀신이 가끔 신탁을 받기도 합니다. 어쩌겠습니까. 신이든 무엇이든 부탁을 받았는데 해결해야지. 귀신과 주인공은 또 다른 억울한 사연들을 해결하러 갑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강아지를 잃어버린 여자가 있고, 버려진 리얼돌들의 저주가 펼쳐집니다. 냉장고에 갇힌 여자가 드라마의 끝을 보지 못해 세상을 떠나지 않았듯, 귀자 씨의 이야기도, 그리고 앞으로 오러가 만들어낼 이야기들도 아주 오래 이어지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호러 전문 출판사 오러입니다.
저자

홍지운

공상연애소설작가.구dcdc.
청강대웹소설창작전공교수.기혼.

목차

01_냉장고와넷플릭스_7
02_에어강아지의보호자_57
03_저주받은리얼돌_89
04_유치원을나온사나이_125

작가의말_173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냉장고에갇힌여성”들에대하여

〈냉장고와넷플릭스〉는2015년부터시작된고민을담은시리즈입니다.제목부터알수있듯이〈냉장고와넷플릭스〉는‘냉장고에갇힌여성’으로일컫어지는미디어속여성인물의소비방식에대한반성적접근과넷플릭스라고하는글로벌OTT서비스의도입에따른트랜드변화에주목한작품이었습니다.그렇기에〈냉장고와넷플릭스〉시리즈는호러장르에속하는동시에그장르관습을의식적으로우회하는장면이반복되어등장합니다.
저의고민이란결국‘소수자로서의정체성이희박한나자신이지금시대에어떤이야기를해야할것인가?이야기를하는것이의미가있기는한가?’였습니다.그런점에서이작품의주인공은인동일수밖에없었습니다.귀자는창작물속의귀신캐릭터가으레그러하듯작가의초자아에가깝습니다.그리고저의초자아는제가좋아하는작품의등장인물들과SNS타임라인의영향하에있고요.
인동은주인공이지만사건에적극적으로개입하지않는인물입니다.아니,그가방관해야만갈등이해결됩니다.일반적인이야기라면인동은연쇄살인사건의가해자를쫓아활극을펼쳤을것입니다.하지만이작품에서인동은그저귀자와함께넷플릭스를볼뿐입니다.
인동은귀자를기다리고귀자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귀자가시키는대로움직입니다.대부분의이야기에서는주인공이이렇게수동적이면이야기가굴러가지않지만,〈냉장고와넷플릭스〉에서만큼은도리어주인공이멈춰야만결과가달성되도록배치했습니다.어떤의미에서이멈춤은이제까지너무많은것을해왔고또독점했던사람에게는가장능동적인선택이기도합니다.

―홍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