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술

친애하는 나의 술

$18.00
Description
40만 독자가 사랑한 베스트셀러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아무튼, 여름》 《나의 누수 일지》를 쓴
에세이스트 김신회 첫 장편소설

“이 낙도 없이 어떻게 살아. 이까짓 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끊을 수 있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아무튼, 여름》 《나의 누수 일지》 등 18년 동안 에세이집 열 다섯권을 펴낸 김신회가 첫 장편소설 《친애하는 나의 술》을 출간했다. 책에서 그는 40세 프리랜서 여성 재운을 통해 술이 촉발한 내면 세계의 균열과 그것이 몰고 온 크고 작은 재앙을 흡입력 있게 펼쳐 보인다.
소설은 현재 마흔 살 재운과 과거 대학생 재운을 오가며 전개된다. 과거를 톺아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건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아닌 ‘여성’으로서의 재운이다. 재운에게서는 술에 빠질 법한 결정적 계기나 배경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그가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가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매우 사실적인 장면들로 인해 서늘함마저 느끼게 된다.
하지만 소설은 그 안에서 치유와 연대의 가능성 또한 제시한다. 그저 평범해지기 위해 마셔온 술이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리는지, 또 어떻게 술에서 벗어나 회복할 수 있는지를 이 소설은 설명하지 않고 보여준다. 그 가운데 김신회 작가 특유의 위트와 유머감각도 살뜰히 배어 있어, 심각하지만 결코 심각하게 읽히지만은 않는다.
이 책은 알코올중독을 극복하는 ‘인간 승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한 사람이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진정한 나를 회복하는 이야기다. 소설 《친애하는 나의 술》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옆으로 넓어지는 김신회식 성장을 경험하게 하면서 저마다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만들 것이다.

저자

김신회

저자:김신회
작가.그리고여름사람.
《보노보노처럼살다니다행이야》,《아무튼,여름》《나의누수일지》등을썼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40만독자가사랑한베스트셀러《보노보노처럼살다니다행이야》
《아무튼,여름》《나의누수일지》를쓴
에세이스트김신회첫장편소설

“이낙도없이어떻게살아.이까짓술,마음만먹으면언제든끊을수있어.”

술로인한공백과폐허를직면하는용기
고립에서삶으로나아가는여정속에회복되는마음

김신회장편소설《친애하는나의술》이여름사람에서출간되었다.그동안에세이스트로서오래도록좋아한것들의면면을탐구하고,생생하고위트있는문장으로독자의공감을불러일으킨김신회가이번에는장편소설로돌아왔다.
타인에대한탐구에서출발해자신으로귀결되는김신회식사유를비롯해,특유의간결한문체와유머감각,활달한말맛이느껴지는이번소설은속도감있게전개되며,핍진한묘사에도왠지모를웃음기가서려있다.

마흔살,영상번역작가,40평대신축아파트,중산층가족
그안에서드러나는재운의술이야기

《친애하는나의술》은아빠가네번째로응급실에실려간날을기점으로주인공‘재운’의이야기가시작된다.단란한4인가족의맏딸인재운은남들의기대에맞춰직장을구하고,일자리를찾아하루하루를보낸다.프리터족처럼살아도상관없다고생각하는재운의일상에는늘술이삶의무게를받치고있다.엄마의방황과아빠의병치레,프리랜서로서의고단함과장녀가가진부담감을술로해소한다.
감정을잘드러내지못하는성격의재운은술자리에서만큼은밝은사람이된다.알코올로인해긴장이풀려평소못하던농담을내뱉고,타인과웃음을편하게주고받는마음의기저에는사랑받고자하는욕망이깔려있다.그는취기가모든것을해결해주리라믿으며필름이끊길때까지술을들이켠다.

“그때부터나와술이닮았다는것을깨달았다.
교묘하고,교활하고,비겁한.”

재운에게는가족이란모름지기끈끈한결속력으로이어져야한다는강박이있다.하지만안정돼보이는겉모습과달리그의가정에는사랑과관심이부재하다.재운은결핍을채우기위해술을마시며짧고굵은연애와회사생활을견디고,엄마의과거를곱씹고,아빠를간병하지만결국아빠가입원한병실에서까지술을찾으며그의일상은돌이킬수없이변해간다.재운이술로상황을모면하려들수록삶은마치꼬인실타래처럼방향이엇나가지만그런삶마저구원해준건다름아닌술이다.
“나는술이있어야만생존할수있었다.술로사람대하는법을배웠고친구를사귀었다.”(125쪽)라고읊조리는재운은매일술없이는일상을지속하기힘든지경에이른다.

“그건분명반가운패배감이었다.”
술때문에파국에당도한사람들이빚어내는치유의가능성

에세이를쓰다가첫장편소설을완성한작가김신회는“술은내삶의과제였고,어떻게든글로내놓고싶어고민했다.”(254쪽)고고백한다.그의소설속재운은작가와다르면서도닮아있다.사람에게상처받으면서도사람에게희망을얻는사람.연약한자신을그대로받아들이기어려운사람.무엇보다관계가가장힘든사람.하지만이제껏그에게가장상처를준‘사람’이라는존재는그를회복으로이끌고,새로운삶으로초대한다.
‘의존’이아닌‘연결’로새로운세상을만나는재운의이야기는현실에서알코올사용과관련해불안감을느껴온사람,의지할곳없어고립된사람혹은각기다른모양으로외로운지금의우리를북돋는이야기가될것이다.
삶에서짊어진고통의무게는저마다다르지만,내안의가장연약한부분을마주하고다른이에게도움의손길을요청하고그렇게나마조금씩치유의울타리를넓혀가다보면어느순간상처를지닌자에게먼저손을내미는사람이되어있을것이다.

소설《친애하는나의술》속테마들
알코올중독자의고립된삶
프리랜서영상번역가인김재운은마흔살임에도불구하고부모님집에서생활한다.부모님과떨어져살생각조차해본적없는재운은엄마의독립선언에당황하고,그날밤숨겨둔양주를꺼내고주망태가될때까지들이켠다.
술마시는일이세상에서가장쉬웠고술로괴로움과불편함을덮는일이반복되면서재운은홀로술과보내는시간이길어지고점차빠져나올수없게된다.20년에걸쳐술이재운의삶을망가뜨리는동안어느누구도,재운스스로조차그사실을인지하지못한다.이런상황은우리사회에서매년늘어나는알코올중독여성의고립된삶을드러낸다.

여성의이야기
에세이《나의누수일지》에서1인여성가구가자신의공간에서겪는불안과어려움을구체적으로묘사한작가김신회는이번소설에서도가족과사회에서여성에게가해지는부담과폭력을외면하지않는다.평범한중산층가족에서맏딸인재운은아빠가죽고나면독립하겠다는엄마의선언에“누나가엄마모시고살면되지”라며당연하게자신을엄마의보호자로여기는동생정운을마주한다.대학생시절에는수업을빼먹고학교앞술집에서술을마시는동안끊임없이합석요구를받고,요구를거절하면“벌건대낮부터술이나처먹는게도도한척하네’라는소리를듣는다.우연한계기로들어간첫직장에서는유일한여직원으로서불쾌한시선과농담을견디는상황이지속되고퇴사후에도‘이참에제대로만나볼래?’라는문자를받는다.여성에게가해지는폭력과이어지는이차가해는장소를가리지않고단주모임에서까지이어진다.이처럼여성에게집요하게따라붙는사회적시선과요구로인해재운은더욱술에잠식되어간다.

단주모임이라는새로운공간
알코올중독의세계를핍진하게그리는이소설에서독자는‘단주모임’이라는특별한공간을보여준다.매일시시각각전국에서열리는단주모임에서참석자들은모두스스로를‘알코올중독자누구누구입니다’라고소개해야한다.재운이처음으로자신이알코올중독자임을인식하게된장소도단주모임이다.참석자들은이름과출신을공개하지않은채술과자신의관계에관해서만고백한다.각기다른배경을가진사람들이오로지술로연결되어자신의치부와내밀한이야기들을꺼내놓는단주모임은사회적질서를벗어난공간이면서도스스로회복을돕는사회적인장소로서기능한다.미성숙하고이기적이었던재운은단주모임을통해사회생활을배워나가고,세상에한걸음을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