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지금어떤‘누수’를겪고있을까?
그동안모든경험은삶의거름이된다고믿어왔는데
누수만큼은예외다.
집에물이새면삶이줄줄샌다.
아,인생이누수네!
내인생자체가누수됐어!
_‘작가의실제일기’중에서
‘나’는성실하게글을써마감하고,원고를엮어1년에한권씩책을내는것으로‘나름잘살고있다’고자부하며살아온전업작가다.그런데어느날갑자기집에누수가발생하고,그로인해이제껏본적도없는온갖드라마를경험한다.세상물정이라고는모르고,싫은소리도할줄모르는,책임감과용기가부족한회피형성격의‘나’는생애처음으로누수를겪으며,‘빌런이웃’과의분쟁에대처한다.그리고조금씩변화해간다.‘인생쪼렙’인‘나’는난데없는이‘누수(희)비극’을슬기롭게헤쳐나가려고아등바등노력하는데…….
내가바라는건뭘까.약간의얼룩과자국을남긴도배를보수하기위해거실전체를새로도배하는것?생각만해도지친다.이웃과법적싸움을벌이는것?상상만해도기빨린다.
_본문중에서
갑작스러운누수분쟁으로시끄러워진속을달래기위해매일의일을두서없이기록해온‘나’,하지만,윗집과의누수분쟁을해결하는동안,자신이꼭피해자인것만은아니라는사실을깨닫고만다.더불어자신이결코좋은이웃이아니라는것도깨닫는다.이제껏믿어온것과는달리감정적이고미성숙하며,타인에대한신뢰와관대함도부족하고,내것을빼앗길까봐전전긍긍하는사람이라는것을알게된다.인생에서다시는겪고싶지않은일을통해자신의부족함과모순을깨달은‘나’는마침내이웃과마주할용기를낸다.‘나’는‘누수’로부터,‘윗집이웃’으로부터자유로워질수있을까?‘나’가누수로인해무엇을잃고무엇을얻었는지따라가다보면,이‘누수일지’가꼭‘작가만의누수일지’만은아니라는걸깨닫게된다.우리는지금각어떤‘누수’를겪고있을까?잘헤쳐나가고는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