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 에밀 졸라와 폴 세잔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 에밀 졸라와 폴 세잔

$18.00
Description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사랑 “우정”, 위대한 친구가 위대한 친구를 만든다!
예술과사회의 개혁에뜻을같이했던폴세잔과 에밀졸라! 그들의개성과 창조적 에너지는어떻게 서로를
보완하고 강화했을까? 세상을 바꾼 브로맨스·워맨스 시리즈의 첫 작품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를 만나다!

한 시대를 불꽃처럼 살아간 거인들에겐 어떤 친구가 있었을까, 그들에게 우정은 어떤 의미였을까? 역사를 빛낸 인물과그들을사로잡았던 우정을발굴하여 인간정신의 깊이를탐구하는격조높은기획을 선보인다. 처음으로 소개하는 인물은“반항과 창조”의 아이콘인 프랑스의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이다. 이후 “마르크스와 엥겔스”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 “소로와 에머슨” “랭보와 베를렌” “밥 딜런과 존 레논” “톨킨과 루이스” “밀레와 고흐” “바그너와히틀러” “헬런 켈러와 마크 트웨인” 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애증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서로의 인격과 작품에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둘러볼 예정이다.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_에밀 졸라와폴 세잔〉은 두 위대한 예술가, 폴 세잔과에밀 졸라의 평생에 걸친우정과 창조적 여정을 추적하는 책이다. 두 사람은 십 대 초 시골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반세기의 브로맨스를 시작한다.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이 아니라 자연 속을 뛰어다니며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동지로 우정을 맺었다. 두 사람 모두 대학입시에 실패했지만, 서로 도우며미술과 문학의 길로 힘겹게 나아갔다.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창조의 끈
을놓지않았다. 그리하여마침내 ‘현대미술의아버지’와‘현대문학의아버지’로대성했다. 그러나치열하고고독한 창작 과정에서 그들의 우정은 당연히 한결같지 않았다. 항상 아름다웠던 것도 아니다. 우정까지 사로잡은 젊음의 열정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식어가다가 오십 대 이후 드레퓌스 사건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한다. 그리고 두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책은 두 예술가의 초기 생애부터 시작하여, 그들의 예술적 여정과 개인적 우정을 따라간다. 에밀 졸라의 글과 폴 세잔의그림, 그리고 그들이주고받은 개인적인편지와 일기등을통해이들의내면세계를들여다보는동시에 세잔과 졸라의 개인적 성장, 예술적 변화 및 그들의 상호 영향력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특히 세잔의 자연과 인상파 미술에 대한접근, 졸라의리얼리즘 문학 및 사회적정의에 대한헌신은 그들의 창작에서 매우두드러지는 점들인데 이 부분을 주목해서 읽으면 현대 미술과 현대 문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폴 세잔의 작품은 초기 인상파의 영향에서 출발하여점차 고유한 스타일을 구축해가는데, 특히 자연과 현실의 깊은이해를바탕으로 강렬하고 단순화된 형태로 발전한다. 한편 에밀 졸라의 문학은 사회적 리얼리즘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기반으로 사회적 부조리와 개인적고뇌를 섬세하게 포착하며 진일보한다. 그러나 이 책의하이라이트는 “드레퓌스
사건”을둘러싼 두 사람의 각기다른반응, 이후두 예술가의사상과철학이 어떻게 다르게발전했는지를보여주는데 있다. 따라서 이 책은 9장으로 이루어지지만 2부로 나눌 수 있다. 제1부는 드레퓌스 사건 이전이고(제1-6장), 제2부는 드레퓌스 사건 이후(제7-9장)이다.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_에밀 졸라와 폴세잔〉는두 예술가의 삶과작품을통해예술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깊이를 탐구하는 품격있는저작이다. 예술과 문학, 인간정신에 대한깊은통찰을 제공하며, 세잔과 졸라의브로맨스가
어떻게 예술적 대화로발전했는지, 그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개인적인 발전을 이루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시대를 초월한 예술성을 획득해나갔는지 탐색한다. 19세기 프랑스를 빛낸 예술가들, 특히 마네, 모네, 르누아르, 피사로, 쿠르베, 드가 등을 만나는 재미와 당시 살롱을 뒤흔든 혁신적 예술가들의 활동을 살펴보는 흥미진진함외에도 프로이센전쟁과 파리코뮌 등요동하는역사의 면면을마주할 수있다는 점도이책의
매력이다. 예술사에 관심 있는 독자, 그리고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의 작품을 사랑하는 일반인들, 그리고 행동하는 지식인의 삶을 지향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박홍규

저자:박홍규
세계에대한폭넓은이해를바탕으로글을쓰는저술가이자노동법을전공한진보적인법학자이다.걷거나자전거를타고시골에서농사를지으며자유·자연·자치의삶을실천하고있다.오사카시립대학에서법학박사학위를받았고오사카대학등에서강의하고하버드로스쿨,노팅엄대학,프랑크푸르트대학등에서연구했다.1997년『법은무죄인가』로백상출판문화상을수상했고,2015년『독서독인』으로한국출판평론상을수상했다.『유일자와그의소유』,『오월의영원한청년미하일바쿠닌』(2023경기도우수출판물제작지원선정),『밀레니얼을위한사회적아나키스트이야기』(2022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카뮈와함께프란츠파농읽기』(2022세종도서교양부문),『표트르크로포트킨평전』(2021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비주류의이의신청』(2021우수출판콘텐츠선정),『내친구톨스토이』,『불편한인권』(2018세종도서교양부문),『인문학의거짓말』,『놈촘스키』,『아나키즘이야기』외다수의책을집필했으며,『오리엔탈리즘』,『간디자서전』,『유한계급론』,『자유론』,『존스튜어트밀자서전』,『법과권리를위한투쟁』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_왜이책을쓰는가?
세잔과졸라는닮았으면서도다르다|두통의편지|1886년결별설의문제점|이책의내용|이책을쓰는이유|아나키스트들
*다양하게읽기세잔과졸라의전기영화|졸라소설의영화화

제1장청춘의브로맨스(1839-1866)
고향|세잔의집안과성장|세잔과아버지|졸라의집안과성장|『작품』의청춘브로맨스|파리|동요의시대|초기브로맨스와창조열|세잔의방황|세잔의파리생활|세잔과아버지|졸라의등단|세잔의등단

제2장졸라와세잔의초기창조(1867-1872)
졸라의초기미술비평|졸라의프루동비판|『테레즈라캥』,‘실험소설’의탄생|퐁네프파사주와테레즈가족|테레즈와로랑의치정|양심의가책|《루공-마카르총서》계획|세잔의초기폭력그림|프랑스살롱의역사|세잔과살롱,그리고인상파|인상주의의사회적의미

제3장인상파전,세잔,졸라(1872-1877)
프랑스-프로이센전쟁과파리코뮌|파리코뮌이후의졸라|세잔의인상주의|제1회인상파전시회,세잔과졸라|3회인상파전시회의세잔출품작|리비에르와졸라의비평|제4회인상파전이후의세잔과졸라|1879-1882년의살롱|1882년살롱의세잔작품|1885년세잔의사랑|졸라의미술비평|세잔과졸라의마네|세잔과졸라의드가|세잔과졸라의피사로|세잔과졸라의모네|세잔과졸라의르누아르

제4장졸라의노동소설과세잔의구조주의
1870-1880년대의위고와졸라|『싸구려술집』서문|『싸구려술집』줄거리|『싸구려술집』의배경과노동|『사랑의한페이지』|『제르미날』|『실험소설론』|세잔의성숙기|세잔의구조주의시기
*다양하게읽기반고흐가가장사랑한작가졸라

제5장『작품』의세잔과졸라
『작품』의주제와배경|『작품』의주인공클로드|『작품』에묘사된낙선전과인상파전|클로드와세잔의그림비교|부르주아와화상비판|저널리즘비판|『작품』에나오는거대한풍경화의꿈|화가들의반응과졸라의반발|세잔과졸라의결별이야기|졸라의미술비평에대한세잔의반응

제6장『작품』이후의세잔과졸라
『작품』이후세잔에대한졸라의태도|졸라의새로운사랑|『꿈』|<마르디그라>|『대지』|<카드놀이하는사람들>|제프루아|볼라르|세잔의1995년전시회|가스케|『돈』|『패주』|졸라의《루공-마카르총서》|‘세도시이야기’

제7장드레퓌스사건과졸라
드레퓌스사건의배경|사건의시작|졸라의반유대주의비판|사건의전환점|졸라의등장-「나는고발한다」|「나는고발한다」의반향|졸라재판과드레퓌스재심|드레퓌스사건의대립축|드레퓌스사건의의의

제8장만년의졸라
‘4복음서’연작|인터뷰들|볼라르의졸라방문기|죽음|졸라사후의프랑스
*다양하게읽기20세기한국의‘드레퓌스사건’

제9장만년의세잔-서정주의
드레퓌스사건과세잔|드가의반유대주의|명성|베르나르|<석고상이있는정물>|<생트빅투아르산>|<목욕하는사람들>|죽음|영향
*다양하게읽기한국의세잔수용|세잔과철학

에필로그_다시,무엇이문제인가?
이책에서말한것|자유,자치,자연|제국주의문제|세잔과졸라의브로맨스
세잔연보|졸라연보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세잔은1857년부터5년간,엑스의그라네미술관안에있는무료야간시립데생학원에다니면서스페인신부조제프지베르(JosephGibert,1806-1884)에게그림을배운다.그리고1858년과1861년사이에는미술수업을병행하며아버지의강요로엑스대학교법학부에서2년에걸쳐5학기동안법학을공부한다.그러나졸업한학기를남겨두고그것이자기와맞지않다는것을깨닫고는중퇴한다.세잔은졸라에게보낸편지에서“법이,솔직함이라고는없는이끔찍한법이3년동안내인생을참혹하게만들거야.”라고하면서그림에더욱이끌린다고고백하고는파리로갈결심을굳힌다.1860년2월,세잔의아버지는지베르가승인한다는조건하에아들을파리로보내기로한다.자신을향한아들의비난하는시선,우울한침묵,간신히억제된반항심등등때문에더는가정생활을영위할수없게되었기때문이다.이제안은얼핏희망을불러일으키는화해적인움직임으로보였지만,졸라가의심한것처럼,학생을잃고싶지않았던지베르는아버지에게“세잔이여전히엑스에서많은것을배울수있는”것처럼교묘하게말했다.덕분에아버지는아들과의1차전에서승리했다.하지만세잔은모든꿈을포기하겠다고생각하면서자신의재능을의심하기시작했고,그림에대한욕망도잃게되었다.
---「세잔의방황」중에서

이처럼실험하듯이소설을썼다는점에서졸라가자신의문학을뒤에‘실험소설’이라고부른점이충분히이해된다.소설가는상상속에서창조해낸등장인물에대해자연과학자들이하듯실험이나임상실험과같은일을할수있으며,이것은불행과범죄의근원이되는인간의허약함과사악함을이해하게해주는귀중한실제적정보를제공해준다는것이다.이러한주장을최초로보여준작품이『테레즈라캥』이다.졸라는유전이인간의본성을결정한다고믿었다.즉신경의허약함과피의사악함은각각한사람의신체조직이가진‘기질적기능장애’의결과이며,이장애는그의모든자손에게어김없이유전되어변하지않는다는것이다.그러나하우저가말했듯이졸라는“결정론자이기는하지만운명론자가아니다.말을바꾸면,그는인간의모든행동이생활의물질적조건에의존한다는사실을완전히의식하기는하지만,그조건이불변의것이라고는믿지않는다.”(하우저86)(…)졸라는당시유럽학계에서새롭게부상하던유전학을토대로『루공-마카르총서』를집필했다.그러나그것만이졸라의문학이라고생각해서는안된다.도덕과윤리를비롯한휴머니즘이졸라문학의저변에흐르고있기때문이다.『루공-마카르총서』의부제는‘제2제정하의한가족의자연적·사회적역사’였으며,가상의가계도를설정하고가계도내의인물한사람,한사람에게초점을맞춰일생을서술하는듯한방식을취한다.그서술방식때문에19세기후반의사회사자료로귀중하게취급되기도한다.에밀졸라의주요작품에서드러나는또다른특징은여성을강조하는것인데,특히두드러지는것은팜파탈로서의여성이다.뒤에서보는『싸구려술집』의주인공의딸인창녀나나를주인공으로한『나나』는아주고전적팜파탈문학의대표작이다.노동자혁명에대해다룬『제르미날Germinal』까지이범주에들정도로에밀졸라의유전에대한믿음은분명하다.
---「『테레즈라캥』,‘실험소설’의탄생」중에서

1880-1883년사이에생트빅투아르산을배경으로그린초기그림들과1885-1888년가르단린(Gardanne)에서그린그림들은종종‘건설기’작품이라고불리기도한다.또는1878년부터1887년사이를구조주의나고전주의또는고전적구성의시기라고도한다.이시기의대표적인작품은뒤에서보는다섯점의〈카드놀이하는사람들〉이다.그뒤로세잔의작품들은직관적인관찰과빛을이용한화풍을띠게된다.그러나한층성숙해진작품들에서그는거의건축에가까운견고한스타일을추구했다.한평생실제로눈에보이는것에가장가깝게표현할수있는화법을찾으려고노력한결과였다.그가당시작품에구조적으로간단한형태와간단한색채를사용한배경이다.“나는무언가단단하고박물관속미술처럼오래가는인상을만들고싶다.”라고말한것과,푸생(Poussin)의‘자연을따라서’를재구성한작업역시세잔이전통적인구성과자연을관찰하는것을통합하고싶어했던열망을강조한것이다.
---「세잔의구조주의시기」중에서

1898년1월13일,드레퓌스파에게는너무나도불리한상황속에서소설가에밀졸라는클레망소가펴내는『로로르』에「나는고발한다J’Accuse…」라는제목으로대통령펠릭스포르(FelixFaure,1841-1899)에게보내는공개편지를발표했다.그는3일전에드레퓌스사건의진범인에스테라지소령이조작된증거와졸속재판을통해무죄석방된것에대해격노하며이글을썼다.그글이발표되면작가로서의자기경력에얼마나손실이될지,특히그가오랫동안열망한아카데미프랑세즈회원이될수없음도잘알았다.(…)졸라는사건전체를스무쪽으로요약하면서누구나이해할수있게쉽게썼다.그는정부와군부를비판하고재판과관련하여불의를저지른자들을대중에게고발하며사건의진실을알렸다.군부가드레퓌스사건을잘못재판한사실을숨기고있으며,육군의명령으로에스테라지를풀어주었다고고발했다.(…)이글의원제목은‘공화국대통령에게보내는편지’인데『로로르』의편집장인클레망소의권유에따라‘나는고발한다’라는제목으로바뀌었다.그편지의처음에서졸라는제3공화국정부의반유대주의와드레퓌스의부당한구속수감을비난하며여러가지사법적오류와증거의부족을지적한뒤국민이“‘더러운유대인’이라고손가락질을받으며인간제물이된한불행한사람의운명앞”에서너무나놀라어찌할바를모르고있다고썼다.그러고는“광기와어리석음,황당무계한상상력,저열한수사방식”이여전히프랑스사회를근간채흔들고있다고,“몇몇장교들이나라를짓밟고국가의이익을위한다는불경한거짓핑계를내세우며국민이외치는진실과정의의목소리를억누르고있다.”라고규탄했다.(전진209)즉국가를위해드레퓌스의유죄를날조했다는것이다.
---「졸라의등장,나는고발한다」중에서

세잔의사과는유명하다.어린시절졸라가세잔에게사과를선물하여우정이싹텄다거나세잔이사과로세계를정복했다는이야기등도앞에서보았다.그런세잔의그림에서사과는성적인의미를갖는것으로도해석되곤했다.서양에서사과는구약의「창세기」에나오는이브가사탄의유혹에빠져따먹는과일로원죄와타락을상징하는것이기도하지만,그리스신화에서는사랑의상징이자비너스(아프로디테)의부수물이고,결혼의식의제의적상징물이고,서양문학에서는사랑의선물이자여성의가슴을비유했다.(샤피로11,14)졸라는‘거대한정물화’라고불린『파리의배』(1873)에서사과를다음과같이묘사했는데,세잔도이를분명읽었을것이다.(…)세잔이사과를즐겨그린것은사과가잘썩지않고오래가고그형태와색깔이다양하기때문으로보는것이옳을것이다.물체의입체감과색채의관계에관심을기울인세잔에게는사과처럼밝은색채에단단하고둥근물체가가장이상적인소재였다.세잔의그림은그대상이인물이든,풍경이든,정물이든간에기본적으로같다.정물화에서도세잔은고정된시점에서바라본어떤현실을그리는것이아니라,복수의시점에서본모티프를모아색채와형태를조정하여하나의조형작품으로재구축한다.
---「석고상이있는정물」중에서

세잔은무뢰한,졸라는도덕인(이라기보다는모랄리스트)이었다.세잔은예의가없다고할정도로거칠었지만,졸라는세련된매너를갖춘사람이었다.그래도두사람은예술과사회의개혁에대해서는동지였다.특히파리코뮌을겪은직후졸라는격앙된목소리로“이정도로희망에불타고,일을하고싶다고생각한적은없었어.(…)우리들의시대가찾아온거야.”(1871.7.4.편지)라고세잔에게외친다.두사람모두그런진보의물결속에서예술창조에매진했다.그런데나이가들면서세잔은정치적으로도종교적으로도보수화한반면,졸라는죽을때까지진보적이었다.아니,나이가들면서더진보적으로되었다.젊은시절에반교회주의자였던세잔은50세를전후하여가톨릭민족주의자로바뀌었지만,졸라는무신론사회주의자로평생을살면서사회개혁을위해싸웠다.세잔이변한뒤두사람은만나지않았다.세잔이그렇게보수화된이유에는여러가지가있었다.본래시골사람인그는고향을너무나사랑했고,그곳사람들의보수성에익숙했다.게다가죽기직전까지성공하지못한점에대한좌절이그를고향과가톨릭으로이끌었을수있다.충분히이해되는점이다.누가잘나고못나고,잘하고못한것이아니다.각자의삶이그렇게귀결되는것일뿐이다.그뒤두사람은20년정도서로미워하고섭섭해하고울분을토하면서죽을때까지만나지않았다.처음만났을때부터서로좋아하면서도질투하고경쟁했고,서로걱정하고격려하면서도미워하기도했으나,그래도사십대후반까지는꾸준히만났다.애정은물론우정도그런거니까.한결같은사랑이란불변의사랑이아니라변화의사랑이니까.
---「세잔과졸라의브로맨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