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양장본 Hardcover)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양장본 Hardcover)

$17.40
Description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날, 그저 머물러도 충분한 삶”
자기 계발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으면 존재조차 허락되지 않는 듯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무엇을 해야만’ 의미 있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작가 강주원 역시 그 흐름 안에서 열심히 달려왔다. 늘 무언가를 하며, 무엇이든 의미로 포장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해왔다.

그러던 그가, 이번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특별한 목표도, 대단한 계획도 없이 발리로 향해 그저 머무르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된 37일간의 발리 여행은, 하지 않음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으로 바뀌어간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는 꾸따에서 맨발로 해변을 달리고, 아메드의 밤을 빈대와 함께 지새우고, 우붓의 한 끼 식사에 마음이 풀어지고, 사누르의 파도 소리에 자신을 내려놓는 여정을 담고 있다. 이벤트 없는 시간, 특별함이 없는 하루하루 속에서 작가는 삶의 진짜 감각을 발견해간다.

이 책은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한 여행기가 아니다. 느린 시간의 결, 고요한 마음의 떨림, 그 속에서 조금씩 자라나는 존재의 목소리를 기록한 에세이다. 하지 않음 속에서 비로소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존재 자체로 충분한 삶’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지쳐 있는 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해내려 애써온 이들에게, 이 책은 말없이 다가가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당신으로 충분하다고.
저자

강주원

저자:강주원
가끔은세계를여행하고
보통은일상을여행합니다.
여행하는삶을글로남깁니다.

Instagram:@ggumtalkhead

목차


PROLOGUE6

KUTA
맨발로해변을달리다20
올라가,일어나37

AMED
빈대와의동침60
느리지만괜찮아71
자연을섬기는곳79
거북이를찾아서95

UBUD
숙소를털리다114
다시찾은우붓135
잘먹는다는건잘산다는것144
최고의바비굴링을찾아서153

CEGENG
하루만에틀어진계획169

SANUR
다툼204
삶속으로더깊숙이211

EPILOGUE
존재하는것만으로도230

출판사 서평

강주원작가의네번째에세이『그저존재하는것만으로도』는37일간의발리체류기이자,‘하지않음’속에서자기자신과마주한기록이다.이전의여행들이새로운경험,색다른장소,특별한사건을좇는여정이었다면,이번발리여행은그와정반대의방향으로향한다.아무것도하지않기.그저머무르기.그안에서들려오는삶의본질적인목소리에귀기울이기.

작가는꾸따,아메드,우붓,사누르를돌며무언가를하려애쓰기보다는매일의단순한생활에몰입한다.맨발로해변을달리고,거북이를기다리며하루를보내고,한그릇의밥에위로를받는다.그속에서그는깨닫는다.잘산다는건어쩌면,잘먹고잘쉬는것에서시작될지도모른다고.쫓기지않고,비교하지않고,그냥지금여기에머무는일에서삶의균형을다시세울수있음을보여준다.

『그저존재하는것만으로도』는독자에게질문을던진다.“당신은지금,어디에있나요?”라고.누구보다열심히살아왔지만정작스스로를잃어버린이들에게,이책은한걸음멈추는법을,숨고르기의지혜를전한다.특별한이벤트없이도특별한시간이되는법,하지않음속에서더깊이존재하는법을이책은조용하지만깊게들려준다.

지금이순간,‘그저존재하는것만으로도충분하다’는이단순한진실이누군가에게는가장간절한위로가될지도모른다.

책속에서

매일이어지는이벤트가즐거웠고,이벤트를멈추고싶지않아끊임없이‘하는’삶을선택했다.그렇지않았다면,나는그저퇴사하고새로운직장을얻지못한아르바이트생,근무시간은같으면서월급은절반밖에받지못하는계약직직원,서른이가까워지는나이에동네은행에서잡일을도맡는경비원일뿐이었으니까.(p.8)

그럼에도때론선택이후회스러울수도있다.잘못된선택을했다는생각에머리를쥐어박고싶을때가있다.그럴땐또다시선택하면된다.악조건속에서도내선택을최대한긍정하며즐거운일을찾아나서든지,아니면악조건을벗어나기위해또다른선택을하든지.후회나불평은옵션이아니다.소중한시간을갉아먹는빈대같은녀석일뿐이지.(p.68)

어쩌면잘산다는건,그저잘먹는게아닐까.돈걱정없이마음껏배불리먹을수있는삶.그러면서도건강을해치지않을만큼균형잡힌음식을먹을수있는삶.혹시잘먹는다는것이곧잘산다는것과같은말은아닐까.적어도이곳에서는먹는것때문에스트레스를받을일이없었다.그리고그게내마음을이렇게편안하게만들어줄줄은몰랐다.‘걱정없이배불리잘먹는삶’.잘산다는건생각보다단순한일일지도모른다고,우붓에머무는내내생각했다.(p.151)

이해하기어려운인문고전을읽으며답이나오지않는토론을하는게의미있다고여겨지던시절이있었다.원하는결과를얻지못하더라도과정이소중한거라며타인의선택을독려하던시절이있었다.사용가치가아닌존재가치에대해이야기하던시절이있었다.언제부터였을까.꿈을말하던사람들은돈을말하기시작했고,돈을말하던사람들은자기계발을강조했다.자기계발은스스로를다잡기위한수단을넘어,타인의삶을함부로재단하는가위가돼버렸다.(p.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