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길을 묻다 1 : 만년장(萬年杖) 설계도

정조, 길을 묻다 1 : 만년장(萬年杖) 설계도

$20.00
저자

백금남

저자:백금남
삼성문학상,대원문학상,동양문학상,KBS문학상,2003민음사올해의논픽션상수상.

주요작품
《십우도》,《동녘에는불새가산다》,《탄트라》,《겨울함바위로날아간머슴새》,《공명조가사는나라》,《수레바퀴앞에서》,《법정》,《관상》,《티베트의영혼파드마삼바바》,《붓다평전》,《유마》외다수….

목차

1장.천계포란
의문의돌
그날의새벽
황금이슬
도주
춘설
담판

2장.인궁지혈
인궁
땅그림자
생의텃밭
남고서원의넋
홍이
풍수도
풍수도내력
살수쌍검1
사대원국서설

3장.자미원국
살수쌍검2
속으로돋는가시
이선의사랑
하늘의육신
명산도1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도시혈대부분이경사도5도정도에서일어난다고감안한다면,우리나라상당수산소가시신이없는빈무덤일지모른다는충격적인사실은일찍이예조정좌랑의말이아니더라도그는알고있었다.

구부정은주위를세심히살펴나갔다.토양은비가오면많이팽창하는점토질이아니었으므로분명히멀지않은곳에시신이있을것이라는판단에서였다.

그가지목한곳에시신은없었다.
─「의문의돌」중에서

-도야지처럼살이찐네모습이보이지않느냐?
아바마마의호통이있을때마다이선(나중의사도세자)은몸을떨었다.
……
싫다.나도싫다.돼지처럼뒤룩거리는나의모습이싫다.그래서아바마마는고기를멀리하고일부러보리밥을먹으며백성을위하는체하는것인가?그위선이싫다.그위선이싫어.선왕(경종)을죽이고씨를훔쳐이씨의왕관을쓴그모습이싫다.내가이씨라는것이죽기보다싫은이유가그때문이다.이인좌!‘왕조의씨가바뀌었으니바로잡으라.’는선의왕비의밀령을받아난을일으킨이인좌!여기가어디쯤이더라?아직도빙애곁으로가려면먼것인가?
이선(나중의사도세자)은어깨가떨려옴을느꼈다.
왜이렇게어의가무거운가?이옷이왜이렇게무거운거야?
거대한소나무가지위에서올빼미가울었다.
가자.빨리가서그녀에게이버거운어의를벗겨달라고하자.그녀가타주는생강차한잔을마시고그녀의무릎을베고눈을감고꿈을꾸자.내가만조백관을거느린왕이되는꿈이나꾸자.
─「춘설」중에서

2권

치자꽃잎에맺힌이슬방울이곱다.해가뜨기전에늘나와보던곳이었다.궁을둘러싼담장밑.몇송이피어난치자꽃에맺힌이슬이아침햇살에비치면그것은황금빛으로빛났다.
세상에이보다더맑은것이있을까?
밤은늘귀를막는것으로시작되는나날이었다.휘령전쪽에서들려오는비명은담장을넘어세손의처소인강녕전까지뱀처럼기어들었다.
그런데아침이면이렇게맑은이슬이맺히다니.
그날밤을어떻게잊을까?그날밤의소리는달랐다.그것은비명이아니라,차가운물이비단자락을찢으며내는것같은불길한파장이었다.
─「땅의넋3」중에서

-아,아버지!
구한섭의눈에불이일었다.그는무서운눈길로아들을노려보다가칼날을들어올렸다.그순간,아들의얼굴에싸늘한조소가번졌다.그조소를내려다보는구한섭의그림자가얼핏흔들렸다.그사이에구영식이벌떡일어나문을향해뛰었다.구한섭의칼날이아들의목을향해곡선을그리며나아갔다.머리가툭하고피를뿌리며지도위로떨어져굴렀다.목을잃어버린구영식의몸이푸들푸들떨다가풀썩앞으로고꾸라졌다.
그소리때문인지가까이에서인기척소리가났다.김후명이날쌔게구영식의머리를밀어버리고지도를움켜쥐었다.
─「지팡이1」중에서

풍수.그것이무엇이었던가?그속에서이세상을보았고세상을안는법을배웠다.너와내가하나되는법을배웠고풍수를통해사랑과눈물을배웠다.풍수를통해증오와거짓을배웠으며풍수를통해비정한복수와용서를배웠다.그것은누구도밟을수없는삶이었으며이세상의풍광이었다.
─「정조춘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