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실상 삶을 되새겨보면 통속과 탈속의 명확한 구분도 불분명하거니와 의도적인 구분조차 무의미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중요한 지점은 “천만 근 넘는 수덕 쌓고 있는/ 저기 저 산”처럼 존재의 모든 거처dwelling들이 다 “네가 산이라”이라고 칭하듯 번다한 분별을 지운 참 존재로 거듭남을 똥기는 답答을 스스로 가질 때 의미는 확장된다. 이런 오래된 자연의 경치와 그 경치속에 그리운 숨탄것들의 존재를 일깨우는 방편은 바로 즉자적卽自的인 자아ego를 나름 활성화하는 돈오頓悟적인 깨달음의 수렴에 있다. 이는 마치 통속이 통속에 그치는 한계가 아니라 탈속을 아우르는 지경을 펼쳐 보이는 너름새와 깊이에 있다. 즉 “뿌리로 바위 감싸는 수령 깊은 소나무가/ 돌 틈 풀꽃에게 하는말”처럼 난처難處를 난경難經으로 전환하는 활달한 진척에 있다. 이 진척은 자연의 생명이나 경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네 세속의 모든 장삼이사 존재에게도 공히 적용되는 현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홍준표 시인이 언술하는 “활불” 즉 살아있는 부처의 의미는 특정 종교의 숭엄한 대상만을 한정하지 않고 모든 통속적 시공간에 처한 존재과 생명들을 일떠세우는 시적 소환召喚이라 함이 마땅할 듯하다.
질문의 시작 (홍준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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