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해주세요, 꽃들의 비밀을 : 꽃길에서 얻은 말들

누군가 말해주세요, 꽃들의 비밀을 : 꽃길에서 얻은 말들

$16.00
Description
얼레지, 새우난초, 금강애기나리, 금꿩의다리, 반디지치, 호자덩굴꽃……
길 위에서 만난 꽃들과 주고받은 이야기
《오래된 시간, 발칸유럽 : 발칸에서 동서방교회를 만나다》 저자가 이번에는 길 위에서 만난 꽃들 이야기로 찾아왔다. 우연히 꽃섬 풍도의 바람꽃 소식에 처음으로 우리 꽃에 관심을 가진 이후 곳곳의 꽃길에서 얻은 책으로, ‘꽃과 함께한 순례의 기록’이다. 꽃이 피는 산과 들, 특히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 초봄의 자연은 말 그대로 야생이다. 저자는 그 야생에서 태초의 순간을 기억해내며 창조주의 시간을 생각한다. 그 시간은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 시간이기도 하다. 책은 창세기의 세 번째 날을 상기시키는 꽃과의 만남에서 성경과 신화, 시와 노래들을 넘나들며 꽃들이 전해주는 말들을 기록한다. 영원의 여정 안에서 너무나 짧은 인생을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한 꽃들은 때로 지상의 양식, 지상의 길동무, 지상의 스승이 되기도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놀라움은 그 만남이 ……참되다는 보증서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 저자는 매번 찾아오는 계절에 다시 피어나는 꽃을 보면서 늘 반갑고 고맙고 경탄하는 자신이 꽤 행복한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그 꽃길에서 얻은 120여 컷의 사진에는 기후변화나 인간의 욕심으로 훼손되고 사라져가는 우리 꽃들도 있다. 그 때문에도 지금 이 순간 만날 수 있는 꽃들이 더 반갑고 귀하다. 그 만남으로 모두를 초대한다.

그러나 아침이 오고 햇빛이 비치면 잎은 소생하고 꽃은 기지개를 켠다.
마음의 주름들이 펴지고 미소가 번진다.
어둡게 내려앉았던 불안과 두려움을 털어내고 힘겨워도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꽃의 자세처럼,

저자

이선미

저자:이선미
《오래된시간,발칸유럽:발칸에서동서방교회를만나다》에이어다시길위에서씁니다.책속에길이있다고하는데산과들과바닷길에도책이있습니다.바람결과햇빛과추위와무더위,때로는비와눈속의그길에꽃이핍니다.수없이많은길의수많은꽃들은세상곳곳에새겨진다채로운활자입니다.꽃들은문장으로이어지고의미도담아줍니다.말하자면꽃들은가장역동적인책이되어줍니다.그길에서만나고배운시간들을책으로엮습니다.꽃길에서얻은책입니다.

목차

들어가는글

1.꽃을만나는몇가지자세
넌이름이뭐니?
세번째날의숲
뒷모습이진실이다
엠마오
빛이없다니
우리의따뜻한거리
모든것에는때가있다
너자신을아프게하지마라
행복한날에는행복하게지내라
우리의멋진묘지
기억하라,메멘토모리
초원의빛이여,꽃의영광이여
네장미에게책임이있어
지상의양식
모든꽃이장미가되려고하면봄은그사랑스러움을잃어버릴거예요

2.내가아는꽃,나를만난꽃
봄,찬란한예배
내사랑못난이,너도바람꽃
봄은바람꽃으로부터온다
늘거기있었구나,변산바람꽃
어디에나있는,어디서도예쁜제비꽃
무게를배운다,한계령풀
콜롬바,매발톱꽃
숲속의왕녀,깽깽이풀
얼레지의엘레지
이토록찬란한순간,새우난초
보기만해도그저좋은금강애기나리
우리오래오래만나요,동강할미꽃
세상모든좋은꽃말,은방울꽃
나를잊지말아요,양귀비
마음으로오는푸른별,반디지치
너를모르고살았다니,앵초
여름,느껴봐,미풍의순간
흔들리며흔들리며선백미꽃
섭리혹은변덕,수국
흔들리고있구나,병아리난초
너돌아갈곳어디니?엉겅퀴에게
화엄에물들다,연꽃
나도꽃,나도수정초
비내리고,버섯들의마을
그숲의보석상자,금꿩의다리
부드럽게천진하게,호자덩굴꽃
가을,혹은빈자리
가을엔나뭇잎을닮아볼까
우주가네안에있구나,좀바위솔
겨울,봄을기다리기로했다
봄이오면산에들에진달래피네
위안의꽃말,미선나무꽃
겨울지나며다시찾아온희망의말,스노드롭

나가는글

출판사 서평

얼레지,새우난초,금강애기나리,금꿩의다리,반디지치,호자덩굴꽃……
길위에서만난꽃들과주고받은이야기

《오래된시간,발칸유럽:발칸에서동서방교회를만나다》저자가이번에는길위에서만난꽃들이야기로찾아왔다.우연히꽃섬풍도의바람꽃소식에처음으로우리꽃에관심을가진이후곳곳의꽃길에서얻은책으로,‘꽃과함께한순례의기록’이다.꽃이피는산과들,특히겨울이지나고꽃이피기시작하는초봄의자연은말그대로야생이다.저자는그야생에서태초의순간을기억해내며창조주의시간을생각한다.그시간은우리가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지를묻는시간이기도하다.책은창세기의세번째날을상기시키는꽃과의만남에서성경과신화,시와노래들을넘나들며꽃들이전해주는말들을기록한다.영원의여정안에서너무나짧은인생을비춰주는거울이기도한꽃들은때로지상의양식,지상의길동무,지상의스승이되기도한다.프란치스코교황이“놀라움은그만남이……참되다는보증서같은것”이라고했는데,저자는매번찾아오는계절에다시피어나는꽃을보면서늘반갑고고맙고경탄하는자신이꽤행복한사람이라고고백한다.그꽃길에서얻은120여컷의사진에는기후변화나인간의욕심으로훼손되고사라져가는우리꽃들도있다.그때문에도지금이순간만날수있는꽃들이더반갑고귀하다.그만남으로모두를초대한다.

그러나아침이오고햇빛이비치면잎은소생하고꽃은기지개를켠다.
마음의주름들이펴지고미소가번진다.
어둡게내려앉았던불안과두려움을털어내고힘겨워도꿈을꿀수있을것이다.
꽃의자세처럼,

꽃을대하는몇가지자세
야생화를만나고사진을찍는일은쉽지않다.말그대로야생에피는꽃이니먼저산이나들로찾아가야하는데,높고험한골짜기를올라야할때도있다.그렇다고발길닿는곳에서꽃들이기다려주는것도아니다.꽃자리를알기도어렵고꽃이피는알맞은시기역시알기어렵다.꽃을만나러가는일은마음을비우는과정이기도하다.저자는어느순간부터꼭,반드시,어떤꽃을봐야한다는마음까지비워버리고그저눈앞에나타나는꽃을,최선을다해만나기로한다.꽃들의뒷모습이전해주는지난겨울의상처를보고,햇빛이반짝이지않아도영원처럼피어있는꽃들을고맙게만난다.크고작은꽃들을사진찍을때유지해야할거리를생각하고,지고있는꽃들에게진심으로인사를건넨다.윌리엄워즈워스의시처럼“뒤에남은것에서힘을찾으리라”고다짐도한다.생과사를다정하게들춰주는무덤가꽃들에게귀기울이고,《어린왕자》의여우가말한것처럼“네장미에책임이있다”는말의무게도알아듣는다.죽음과도같은기다림의끝에서피어나는꽃들은‘너자신을아프게하지말라’고,‘행복할때는행복하게지내라’고말해준다.덕분에꽃들이전해주는말에귀기울이다가산을내려올때쯤이면그만큼가벼워진다.마음이조금은여유를얻어돌아온다.

모든꽃이장미가되려고하면봄은그사랑스러움을잃어버릴거예요
꽃은끝이없을만큼다양하다.주변에서늘만나는꽃도많지만전혀새로운꽃들도많다.그꽃들은꽃자체로완벽하다.아무리작은꽃이어도엉성하거나대충피지않는다.실은그것이신비다.그때문에도꽃을찬찬히바라보면마음이떨린다.하나의꽃안에서우주를만난다.야생에피어나는생명체들의여전히무한한놀라움속에서저자는시인이되고싶어진다.
새처럼노래하거나천사처럼날갯짓하고있는현호색,아슬아슬한줄기로서서미풍에도흔들리는산해박,죽음의자리에서뜻밖의아름다움으로생의역설을생각하게하는타래난초,찬바람불어오는산자락에샛노란화관을빙두르고피는우유빛깔너도바람꽃,볼에다나카를바른미얀마소녀같은변산바람꽃,다이애나스펜서가묻혀있는고적한호숫가처럼어떤신비로운,조금은쓸쓸한처연함까지풍기며공간을독특한세계로편입시키는깽깽이풀,기도하는사람처럼고요히머물다가햇볕이따뜻해질수록얼굴을들며피어나는얼레지,씨앗에서막터져나온나비들처럼경쾌한새우난초,원초의생명력이가득한숲에서댕그렁댕그렁진주알갱이를흩뿌리는분홍은방울꽃,이슬람사원과비잔티움모자이크의푸른빛을소환하는반디지치,깊은산침묵속에고고한은수자처럼머물러피는큰앵초,바람이아니어도대롱대롱흔들리는선백미꽃,너도흔들리고나도흔들리고있다는걸알게하는작은꽃병아리난초,하얀기둥으로부터돋아난얇은잎과둥글게매달린종모양의꽃과꽃속에박혀있는푸른눈동자같은암술까지볼수록신비로운나도수정초,범접할수없는고귀함을잃지않는색채로더욱짙고풍요로운찬가를들려주는금꿩의다리,보잇한빛속에새하얀꽃들이앙증맞은호자덩굴꽃…….저자가전해주는꽃들의이야기로세상이더다채로워지고더아름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