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시간청소년시선4
이장근『잘하지는못했지만해냈다는기분』출간
승부를내는일보다
무승부를지켜내는일이
더기쁘니까
마음은랠리
오래주고받는거야
“폭풍은두렵지않다/성장이라는단어로맞서겠다”
마음이라는섬에우편을배달하는시인이장근의신작청소년시집
쉬는시간청소년시선네번째작품으로이장근시인의『잘하지는못했지만해냈다는기분』이출간되었다.2008년매일신문신춘문예로등단한이후시는물론동시,청소년시,그림책등다양한분야를총망라하며활발한작품활동을펼쳐온이장근시인의다섯번째청소년시집이다.특히이번시집에는이장근시인이직접그린그림아홉점이곳곳에배치되어특색을더하고있다.현직중학교교사로누구보다가까운곳에서수많은청소년들과함께해오며시심(詩心)을가르쳐온이장근시인은『잘하지는못했지만해냈다는기분』을통해다시한번청소년들의손을마주잡는다.
“시없이도살수있지만,시가있으면삶이더욱아름다워진다.나는힘들때마다시를딛고절망을건넜다.좋은건나눠야한다.밥위에얹어주는반찬처럼제자들의일상에시를얹어주고싶다.”(산문「마음은섬이되고,섬은시가되고」)
이장근시인은이번시집이‘섬의이야기’라고말한다.“마음이섬같을때가있다.저마다이유는다르겠지만사람들과함께있으면서도‘혼자’라는단어가떠오를때다.어쩌면심장은몸이라는바다에떠있는섬일지도모르겠다.그런의미에서사람들은각자의섬을품고산다./섬에사람이살지않으면무인도라고부른다.하지만너무걱정하지않아도된다.단한사람이라도살면무인도가아니니까.내심장에내가살고있으면되니까.”(「마음은섬이되고,섬은시가되고」)이장근시인은교사로서끊임없이제자의섬에찾아가고,시인으로서분주하게독자들의섬에편지를보낸다.그다정한방문객의마음으로시집곳곳에이장근시인만이건넬수있는따스한격려와응원의메시지가담겨있다.
유난히지난한하루를보내온날에는“그러니까나는/내일이갖지못한/오늘을살고있는거다”(「크리스마스이브」),하고싶은것이자주바뀌는불안정한청소년에게말해주는“바뀌면안되나요?/꼭이뤄야만꿈인가요?//꿈꾸는동안행복하다면/바뀌어도좋아요//바꿈바꿈바꿈에도/꿈이세개나있으니까요”(「바꿈바꿈바꿈」),청소년기에는유난히더어려운인간관계에고충이있을때“내가등을대고있으면/모두등같고//내가안아주고있으면/모두품같다”(「나에게달렸다」),세상을바꾸는무엇이든될수있다고말해주는“뭔지는모르지만/내가뭔가가된것같아/가만히있는세상을/내가튕기는것같아”(「모르는나」),힘들고지칠때에도곁에누군가있다고일러주는“아무리밤이길어도/동지와함께라면건널수있다”(「동지에는동지하자」)등이그렇다.
아이도어른도아닌그경계에서,누구보다치열하게하루하루를살아가고있을청소년들의마음속에는격랑이인다.“술래가된것같은날이많았다/세상이나를따돌리지도않았는데/내가세상을따돌리지도않았는데/세상과나는/같은편이아니라는막연한기분”(「만화꽃이피었습니다」).아무일이없는데도괜히혼자인것같은기분이들고,무엇이든해낼수있을것같다가도다가올미래가아득하게불안하다.이장근시인은결코그것이잘못되었다던가,그러면안된다고말하지않는다.오히려“마음도모르고사는사람이야말로/진짜가난하니까”(「마음가계부」)쓸쓸하고외로울수록“나에겐내가있어서//뭐든/할수있다”(「1%」)고다독인다.“잘하지는못했지만/해냈다는기분”(「소」)만있으면된다.시집을다읽고나면,꽁꽁닫혀있던섬같은마음은어느덧“누구에게도이해받지못했던마음을꼭안아주는시”(「마음은섬이되고,섬은시가되고」)가되어서로의마음에항해할채비를갖춘돛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