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시간청소년시선다섯번째작품으로이효영시인의『나는산책중에도길을잃어요』가출간되었다.프리랜서사진가로활동하며시집『당신은점점더좋아지고있습니다』를출간한이효영시인의첫청소년시집이다.
이번시집에서는“훗날성인이된후나는내가ADHD라는걸알게되었다.(중략)간단하고쉬운일마저틀리고실수하는것이ADHD의일반적인모습이다.물론나도만날그랬다.”(산문「아직세상이완전하지않기에」)는자기고백처럼,어딘가다른학생들과달라좀처럼학교생활에적응하지못했던청소년기의이야기가오롯이담겨있다.“쉬운문제에오답/단순한계산에오류”(「집중력장애테스트」)를연발하는스스로를‘잘못된프로그램’이라칭하고,“그렇게여러번/나는참잘넘어지는아이였”(「실내화」)음을상기하며셀수없는상처투성이의어린시절을복기한다.“감정을나누는데/조금더/시간이걸릴뿐이야/나는너희보다/조금더/생각이필요해”(「T야싸패야」)“미안해얘들아”(「기적」)하고말하는목소리에는자신의잘못이아닌일에여러번해명하고사과하며내내학교생활에서겉돌아야했던아픈청소년의삶이고스란히담겨있다.
“갑자기나타나고갑자기사라지는,/왜거기있는지또왜거기없는지/앞뒤없이마냥아득한일들/소나기처럼/아무때고들이닥치니”(「소나기」)“세상은나한테만날을세우나봐”(「칼」)라고방어적인태도로나를괴롭게하는세상을원망해보다가,“나는나에게서벗어나고싶어”(「슬픈멘탈」)라며때로는스스로를부정하기도한다.학교대신오락실에서,교과서대신만화책에서인생을배우던화자는어느날“선물받은카메라”(「DSLR」)를통해비로소스스로를마주하게된다.
“지나가버린나는/내게서가장먼사람”(「기념사진」)이라서,시인은“살아보라고/어디한번살아보라고”(「오락실에서」)이야기한다.“내가해야한다/그거어려운일이지만/생각보다더어려운일이지만”(「보물찾기」)스스로를받아들이고사랑해야한다고자신을다독인다.그렇게내가나에게조심스럽게손을내미는순간세상은“될수있는모든가능성”(「거대한인간」)의공간으로변모한다.
“지금까지의나는없어다버릴거야/지금까지의나는최악이었어//최악이었어야만해/앞으로더나아질거니까/앞으로나아질일만남았으니까”(「콘서타」)라고굳게다짐하고,“그러니까//괜찮다고//괜찮다고//너도말해주겠니”(「열다섯살에게」)말하며손을내민다.스스로를다독여줄수있다면누구든더나은사람이될수있다는메시지를전한다.누구든“모든가능성의//가장거대한인간”(「거대한인간」)이될수있으니우리결코포기하지말자고.
“누군가의불편이남아있는한,세상은완전하지않다.아무리노력해도수업조차따라가기힘든학생들,발버둥쳐도자꾸밖으로밀려나는학생들,학교자체가고통인학생들,이런ADHD학생들에게관심을가져야하는것도그때문이다.”(산문「아직세상이완전하지않기에」)
시인의말
나는우산도없이비를맞고
아니,우산이있어도비를맞고
2024년6월
이효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