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골목길에서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 공주 골목길 포토에세이

그 골목길에서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 공주 골목길 포토에세이

$24.00
Description
- 수필가 석미경 작가가 남편의 사진을 곁들여 펴낸 포토에세이집으로 석미경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서울서 살던 작가가 공주에 뿌리 내리고 살면서 공주를 사랑하고 가꾸고 소개하며 살았던 시간이 카페 ‘루치아의 뜰’과 ‘공주 골목길’을 중심으로 이곳저곳 자박자박 걸어다니며 써내려 간 공주 안내서이자 공주에 대한 사랑 고백이라고 하겠다.(편집자)

- 이 책은 석미경 루치아, 박인규 요한 두 분이 30년 가까이 공주에 살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만든 공주 길라잡이 작품입니다. 독자들께서는 이 책을 미리 읽어보시고 책에서 소개한 대로 공주의 골목길과 문화유산들을 탐방하신다면 전혀 색다른 공주의 참 멋에 감동하실 것입니다. 루치아님과 요한님이 책 속에 녹아서 함께 동행하기 때문에요.(이종국 국립공주병원장)
저자

석미경

저자:석미경

고도공주원도심골목길의품안에깃들어살면서홍차와사랑스러운티웨어들과홍차틴들,아름다운찻자리와이세상의예쁜것들을좋아합니다.

대학졸업후오랫동안출판사편집자로,도서관과각급학교의독서ㆍ논술강사로활동했습니다.

2013년,공주원도심옛극장뒷골목에<루치아의뜰>이라는공간을만들고,그곳에서매일같이홍차를내리고,티클래스를진행하며선한이웃들과만나고있습니다.또한루치아골목정원과작은뜰을가꾸며벌어지는소소한이야기들을글로쓰고있습니다.

책을읽고시낭송을하고,꽃을가꾸면서로컬크리에이터로,글을쓰는사람으로행복합니다.그길에서기쁜일들이많았습니다.루치아라는제이름처럼공주뒷골목을은은하게밝히는빛이되기를꿈꿉니다.

2022년《수필과비평》신인상으로등단

비영리법인<공주골목길재생협의회>대표

계간《공주문화》편집위원역임

공주시문화도시정책위원역임

공주문인협회부지부장,공주수필문학회회장

공주금강여성문학회,풀꽃시문학회,대전가톨릭

문학회,수필과비평작가회에서활동

2014년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문화체육부장관상)

2015년공주시정발전시민유공자상(공주시장상)

2016년국토교통부도시재생박람회우수상

2021년공주문화도시정책위원표창(공주시장)

2023년국립공주병원‘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유공자표창(보건복지부장관상)

차문화전문사범

<루치아의뜰>대표

목차

추천사_우리,공주의골목길에서만나요_나태주시인·16
축사_그골목길에서기다리는당신을만나러갑니다_이종국국립공주병원장·18
사용설명서_이책은이럴때함께사용해주세요·20
프롤로그_공주골목길에말을걸어보았어요·26

PART1근대문화유산길

배롱나무꽃이피어난옛공주읍사무소·38
저나무전봇대는몇살일까요·42
공주문화원에서배우며행복하며·46
지금은사라진솜틀집·50
골목길에서만난족두리꽃을보며·52
그골목길에들어서면나도시인·56
따뜻하게새로난충청감영길·60
골목갤러리에서책방그림한점을산날·65
내가옛대통사터를좋아하는이유·68
봄의판타지,벚꽃의찬란한카타르시스여·76
언덕이라는말·81
바라보는것만으로도위로가되는중동성당·86
내마음속의금강철교·92
박해시대교회의심장황새바위순교성지·98

PART2시인이사랑한골목길

시를찾아떠나는나태주골목길·108
묘비명·112
풀꽃시인의집나태주풀꽃문학관·116
능소화아래서·120
옛호서극장앞에서·122
작약꽃·127
마음이쉬어가는자리,다락방·131
4월의꽃목련·134
공주골목길웰컴로즈·136
나태주선생님과수박한통·138
할머니의보닛매발톱·142
장독대가있는집·144

PART3추억의하숙촌길

낮은평상하나놓여있는집·154
제민천버드나무아래서·161
제민천사람들과함께하는뜨개질·166
오래된골목에서발견한낙서·172
공주맛집무궁화회관이된무궁화목욕탕·174
대통사지달빛음악회·178
좋은집이란어떤집일까요·182
오거리시장에한번가보시죠·184
여름에열매맺은뱀딸기·188

PART4공주유관순의길

오래된예배당의빛,스테인드글라스·196
영원한빛의영명학교·198
공주역사전망대에올라서면·203
3.1중앙공원과유관순열사동상·206
맨처음만나는봄,복수초·210
사애리시의응접실,선교사의집·214
산이와죽은이가만나는선교사의묘역·218
온유라는아이를만난날·220
봄바람에웃는미인,도화·223

PART5공주골목길산책,사람산책

<봉황재>권오상대표·228
<블루프린트북>목진태대표·234
<연춘당한의원>문형권원장·242
<채운안경>박기영충남도의원·248
<공주기적의도서관>박찬옥팀장·254
<이미정갤러리>이미정관장·262
<한국사진작가협회>이혜경사진작가·268
<사회문화예술연구소>임재일소장·274
<정담양조장>최예만대표·282
<대우당약국>최유황약사·290
<산성동노인회>최주옥회장·296

출판사 서평

추천사

세상모든존재는그를진정으로사랑해주고받아주는사람이주인입니다.공주의주인또한그렇습니다.공주를아끼고사랑해주는사람이공주의주인입니다.버려진골목길,낡은집을가까이하며비로쓸고걸레로닦고망가진부분을새롭게고쳐서사는사람이그골목길,그집의주인이아니고누가주인이겠습니까!
오래되었지만여전히정겨운공주의골목길어귀,언제부턴가다정하게골목에말을걸어주면서누군가를기다리는한사람이있었습니다.그사람이바로석미경씨.하지만이제그의긴기다림은끝이났습니다.새롭게,많은사람들이공주의골목길로찾아왔기때문입니다.앞으로그들은어울려공주의골목길을더욱사람살맛나는골목길로꾸며갈것입니다.
나도가끔은자전거를타고그골목길을오가는사람이되기도하겠지요.반가워요.고마워요.오늘도안녕히!우리정답게인사나눠요.우리그때기쁜마음으로공주의골목길에서만나요.반갑게악수도해요.
(나태주시인)

책속에서

무서운폭우가한바탕지나간어제오후,자전거를타고뜰안으로가만히들어오신선생님,다가와커다란수박한통을건네주십니다.제가들어도무거운수박을땀흘리며손수들고오신것이지요.‘차한잔을하고가시라’는소리가무색하게‘어서가봐야한다’며곧바로자전거를돌리십니다.너무도감사했지만표현도못하고제대로배웅인사도못드렸습니다.선생님의자전거가골목길끝으로사라질때까지대문앞에서서바라볼뿐이었습니다.
수박한통을받고보니,보이고스치는모든것을따뜻한마음으로대하시는선생님의마음을이내헤아릴수있었습니다.제가첫아들을낳고산후조리를할때좋은미역과소고기를사다주신아버지모습도보였습니다.저희는그수박을바로먹을수없었어요.일하는동안짬짬이바라보기도하고한참동안만져보면서,퇴근후집으로가져올때도품에꼭안고가져왔습니다.저희의마음고생을진심으로어루만져주심에감동했기때문이지요.
사흘전제민천범람소식을공주시청의긴급문자로받고뭘해야할지몰라서새벽부터허둥대고있었습니다.그날도선생님께서가장먼저폭우속에츄리닝바지에장화를신고찾아오셨어요.
“루치아,별일없나보러왔어요.오늘,내일문학관은시청에서휴관하라고해요.한팀장,둘러보자.”
“선생님너무무서워요.골목에있는하수구까지넘칠까걱정했는데다행히잘빠지네요.급한마음에다락방으로짐을옮기고있었어요.”
불안한표정사이로기분좋은온기가흐릅니다.
처음겪는자연재해앞에저희가할수있는일은거의없었습니다.다락방으로중요한것들을대충올려두고,계속긴장하며상황을지켜보는수밖에없었지요.이틀동안‘루치아의뜰’오픈을하지않았지만한달동안쓸에너지를다쓴기분이었습니다.더놀라운것은선생님께서비를맞고제민천끝인금성동까지돌아보셨다는것입니다.점심도거르신채로제민천변가게들을걱정하시며이집저집들여다보셨습니다.조마조마한마음으로천변에나와있던마을사람들이위로가되었는지시인님을알아보고‘나오셨냐’며좋아하셨습니다.순간세상이환해지는느낌이었습니다.어쩌면지역의어른으로서당연한일이라여길수도있겠지만진심으로염려해줄사람이몇이나될까요.선생님의따뜻한인품이보였고저절로풍겨나오는삶의향기를맡게되었습니다.
오늘아침,그수박이식탁에놓였습니다.남편과함께먹으면서선생님이야기를나누었어요.다시힘내라고가져다주신수박한통은그저단순한수박이아님을기억하자고했습니다.
‘루치아의뜰’과저희부부에대한선생님의과분한사랑의표시!거기에는사랑과무언의가르침,깊은위로와친밀함이들어있었습니다.
요즘‘혜윰독서모임’에서함께읽고있는책『모리와함께한화요일』에나오는모리교수님생각도났습니다.매주화요일에제자미치와함께진행한마지막수업의주제는‘인생의의미’였습니다.교수님은경험에서얻은바를가르쳤고그가르침은제게아직도계속되고있습니다.모리교수는선생님처럼사랑하는이들을위한시간을쌓아야하고,타인에게뭔가를베풀면서어려운시기를함께건너감이살아있는것이라고말합니다.거기에는많은돈이나높은권력도필요없다고말하지요.모리교수님이죽음앞에서자신가까이에있는책과노트,작은히비스커스화분을바라보며평화롭게죽음을받아들인것처럼수박한통은제불안한마음을평온함으로녹아내리게했습니다.
선생님을통해서오늘날주변사람들의아픔에진심으로공감하는마음을다시배우게되었습니다.소탈하면서도따뜻함이넘치는선생님의있음이,마치저만큼서서“아이고,내새끼고생많았다.”하며토닥토닥등두드려주시는부모님같았어요.
“우리에겐염치없이급할때만찾는하느님이계시잖아요.그래도루치아는잘돌봐주실거야.이집은괜찮을거야.”하시던말씀과수박한조각이제입으로들어옵니다.그대가없는보살핌을먹고나니이른아침부터후드득후드득떨어지는빗소리에잠을깼지만마음에작은틈이생기고있음을느낍니다.
“선생님,저희가십년동안‘루치아의뜰’을얼마나정성들여가꾸며좋아했는지아실거예요.그런집이사흘동안내린폭우로제민천이범람해휩쓸려간다고생각하니두렵고무서웠어요.”
“루치아,공주사람다됐다.”
그말씀이무슨뜻인지도압니다.많은사람이합심하여힘과위로가되어주고또이런어려운가운데따뜻한정도느끼게됨을말하는것이겠지요.
외로울때의지할수있는선생님이계셔서참으로행복합니다.늘저희에게과분한사랑을베풀어주심도알고있습니다.기쁜일에누구보다축하해주시고,공주태생이아니라서겪는서운한일들을달래주셨지요.팔순이다되어가는선생님을마주할때마다저희는반갑고설렙니다.오늘은또어떤이야기를들려주실까사뭇기대됩니다.앞으로도선생님께서끝까지여생을보내실곳,마음편히쉴수있는곳,내일을꿈꿀수있게해주는공주원도심에서오래도록선생님과우리마을을사랑하며살아가겠습니다.(「나태주선생님과수박한통」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