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생활백서: 어두운 숲을 지나는 방법

폐교생활백서: 어두운 숲을 지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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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남편의 전지적 노동 시점과 아내의 전지적 힐링 시점!
어느 부부가 시골 폐교에서 보낸 5년간의 이야기!
살다 보면 집 주소를 말할 일이 종종 있게 마련이다. 대부분은 배송과 관련된 일이다. 우리 집 주소를 말하면, 확인해 본 상대는 이렇게 물어오곤 한다.

“여기가 맞나요?”
“네, 맞아요. 거기로 가져다주시면 돼요.”

의혹을 안고 도착한 상대는 “여기 사람이 사는 줄 몰랐어요”라며 말문을 연다. 사실은 나도, 내가 폐교에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

마트도 없고, 식당도 없고, 편의점도 없고, 가로등도 없다!
대신 ‘오후 2시의 하늘’이 있는 그곳에 산다.
저자

로서하

저자:로서하
이런저런글을쓰는12년차작가다.출간작으로는〈우리베란다에서만나요〉,〈수학특성화중학교〉〈잊혀진황녀는평화롭게살고싶어〉,〈녹음〉,〈고스트티처의밀착과외〉등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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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봄볕이드는교정이지닌분위기를기억하고있나요?
모든게새로시작될것만같이따스하고설레는분위기가그곳에있었습니다.
그런데건물이폐쇄된상태라외부만을볼수있었어요.그것도몇년이나사용하지않은건물이었죠.
전기가들어오는지,물이나오는지도확인되지않았습니다.어쩌면천장에서비가새고있을수도있어요.
창문밖에서기웃기웃해보았지만,보이는건‘1학년1반’같은교실의표찰정도였어요.
교육청에문의해보아도원칙상확인해줄수없다는답만이돌아왔어요.우리는내부가어떤상황인지알지못한채결정해야했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돌아오는길에말해버렸어요.
“여기가좋겠어.”
_20~21쪽에서

문명이생긴이후로본격적인노가다가시작되었어요.일은해도해도줄어들지않아요.
왜계약하기전에이런것들을고려하지않았을까요?
역시첫눈에반한다는건위험한일인것같아요.그나마다행인건내가단순노동을좋아한다는점이죠.
멍하니앉아단순반복적인일을하다보면막혀있던소설의스토리가뻥뚫리기도하거든요.
사실은아무생각이없었던것같아요.
도시의병원에서태어나서울에서초중고,대학교를나오고직장을다니던내가지방오지의삶에대해무얼알겠어요.막연히‘불편하겠지’정도의감상만이있었을뿐이죠.
_26~27쪽에서

구불구불한시골도로를달리다보면다양한야생동물을만날수있어요.길고양이나청설모,고라니는아주흔하죠.간혹멧돼지,너구리,꿩도봅니다.
어떤날은커다란조류와눈이마주쳤어요.우리주작이보다큰그것을본나는새된비명을질렀습니다.
“저게뭐야!?부엉이처럼생겼어.”
“부엉이야”라는대답이돌아왔습니다.
폐교에서의삶은이런일들의연속이에요.교과서에서봤거나막연하게그존재만알고있던것들이현실속에서튀어나오는거죠.그괴리로인해머릿속에버퍼링이걸리곤해요.
부엉이라는걸깨달은다음에도믿을수없다는듯이중얼거릴수밖에없었어요.
“저렇게크다고?”
동화속에서편지를물어다주는새로기억되던존재는그렇게내안에서새로이몬스터로각인되었습니다.
_104~10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