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환승역 : 경계를 넘다 사람을 잇다 -  부산문화재단 사람.기술.문화총서 10

부산의 환승역 : 경계를 넘다 사람을 잇다 - 부산문화재단 사람.기술.문화총서 10

$15.00
Description
▶ 만남과 이별, 연결과 단절이 함께 이루어지는
대도시 중심부의 축소판, 환승역을 조명하다
일반적으로 환승역은 2개 이상의 철도 노선이 연결된 역으로, 한 지점에서 다른 노선 혹은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탈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승역에서는 만남과 이별, 연결과 단절이 함께 이루어진다. 환승역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사람은 그 자신 또한 떠나는 사람이다. 이 점에서 환승역은 포스트모던적이면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의 표현처럼 ‘액체적’이기도 하다. 즉 모든 것이 함께 움직이며, 유동적이다. 현대사회는 몇 개의 ‘고정점’을 중심으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러한 점에서 환승역은 현대사회의 이동성과 부동성의 상호 복잡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환승역은 ‘지역 간, 직업 간의 이동성(Mobility)’과 ‘거점지역에 대한 접근 가능성(Accessibility)’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그럼으로써 환승역은 사회공간적 불균등의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21세기 도시계획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환승역의 의미는 더 깊어지고, 다양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 총론 중에서

환승역은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환승역만이 지니는 독특한 물질·기호·사회 시스템을 통해 구성된다. 환승역은 많은 사람이 온·오프라인으로 상호작용하는 이동의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 소비의 장소이며, 대도시 중심부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이때 기존도시의 장소들은 어떤 면에서는 환승역을 닮아 가기도 한다.
저자

부산문화재단

엮음:부산문화재단사람·기술·문화총서편집위원회

김종희(문화공간빈빈대표)

김한근(향토사학자)

동길산(시인)

신지은(교수)

이순욱(교수)

이지훈(철학·영화평론가)



글쓴이

김종희(문화공간빈빈대표)

김한근(향토사학자)

동길산(시인)

박진명(문화기획자)

신미영(행복발전소대표)

신지은(교수)

오광수(국제신문경남본부장)

이순욱(교수)

이지훈(철학·영화평론가)

전성욱(교수)

지숙희(동화작가)

목차

총론-환승역시공간의다층성|이지훈

부산역-부산역의심상지리|이순욱
서면역-부산의트렌드세터|김종희
연산역-그길의시작과끝|지숙희
수영역-골목과라이프스타일로갈아타실분들은|박진명
벡스코역-첨단도시센텀시티로가는길|신지은
사상역-아우름과어울림의장소|전성욱
구포역-낙동강의어제와오늘,내일을실어나르는추억의플랫폼|신미영
대저역-한국‘근대의통로’,대저에서도마주하다|오광수
기장역-사람을생각하는바닷가속깊은역|동길산

부산의지역사와환승|김한근

출판사 서평

▶부산의다채로운9개환승역을통해
지역사와지역주민의삶,지역정체성을들여다보다

환승역은무분별한도시확장·개발보다내실있는도시경쟁력향상,친환경교통인프라구축,지속가능한녹색성장정책과맞물려있다.이는지역경제활성화와도시공간의구조변화로이어진다.이러한점에서환승역의의미를공항,항구등과연계되는‘대외적인’측면과함께지역주민의삶이라는‘대내적인’관점에서살펴볼필요가있다.
환승역을다양한측면에서살펴보기위해선지역주민의삶에배어있는‘공동기억’,‘공동주관성’,‘공통감각’을살펴보는문화·예술적인시선이필요하다.이를위해다양한분야에서활동하고있는문화예술인11명의시선을모았다.이책에담긴다채로운시각은부산의환승역에관한공동작업의첫걸음으로서의의가깊다.
책의구성을살펴보면,우선총론에서는물리적인공간이동을넘은,다층적인사회적의미에초점을맞추며,새로운관점에서환승역에접근한다.이후부산역부터시작하여서면역,연산역,수영역,벡스코역,사상역,구포역,대저역,기장역까지부산의다채로운9개환승역을지역사와지역주민의삶,지역정체성등을중심으로조명한다.끝으로근대부산을배경으로하여,철도와과부연락선의등장이후시작된환승의역사를전한다.

▶부산의시장,점포,만화,마을버스,다방,
해녀,마을,부산항사람들,음식,그리고환승역까지
부산문화의속살을기록하고있는‘부산문화재단사람·기술·문화총서시리즈’

부산문화재단은부산문화의속살을들여다볼수있는다양한주제를바탕으로‘부산다움’에대한가치를발굴하고문화로소통하기위해<부산문화재단사람·기술·문화총서시리즈>를2015년도부터발간해왔다.이프로젝트는부산문화재단기획홍보팀이주축이되어지역의다양한전문가및지역출판사와협업하며진행하고있다.이에지역의대표적인문화콘텐츠를찾아내고발굴하는한편,지속적으로부산문화의속살을기록해남기고자하는것이다.
2015년,제1권『사람을품다,이야기를담다-부산의시장』출간을시작으로,제2권『세월을머금다,솜씨를담다-부산의점포』,제3권『생각을그리다,문화가되다-부산의만화』,제4권『까꼬막을오르다이바구를만나다-부산의마을버스』,제5권『추억을마시다공간에스며들다-부산의다방』,제6권『자연을건지다삶을보듬다-부산의해녀』,제7권『기억을품다흔적을더듬다-부산의마을』,제8권『부산항을가득채우는사람들의이야기?부산항사람들』,제9권『부산을담다팔도를품다?부산의음식』까지매년한권씩출간한바있다.2023년에선보이는제10권『경계를넘다사람을잇다?부산의환승역』을통해더많은사람이부산의문화콘텐츠에관심을가지고,공감할수있기를바란다.

책속에서

p.51 부산역은바깥의이질적인것들이유입되는통로이자내부의것들이더넓은세상과대면하는관문이라는이미지와함께광장으로서의상징성을지닌다.광장이란모든이들에게열린곳을뜻한다.광장에서는삶의다양한양태들은물론이고다채로운목소리들이자유롭게울려퍼진다.

p.72 서면은,서면을넘어서존재한다.다시말해부산의서면이아니라전국구서면이다.다양한연령대가모여저마다의꿈을실현하고,꿈을향해걸어가는곳이다.때로사람을통해위로받고드러낸상처에새살을채우기도한다.사람의이야기가활어처럼꿈틀거리는문화예술의환승역서면은,그런까닭으로부산문화의원형으로중심성에지위를얻게된다.그원형으로부터쪼개져나온역동성이beyond서면을열어갈것이다.

p.84 오방맛길은단기적으로는상권회복을통한오방상권의부활과내외부환경개선,점표별매출증가와지역상권자생력강화라는목적을가지고있다.중기적으로는지역가치상승을통한지역경제교두보확보,상권공동체확보및운영확대를꿈꾼다.더넓게장기적으로는지역경제활성화연제구경제랜드마크구축,상인스스로상권을발전시키는지속적커뮤니티확보와청년이모여드는상권조성을하고자한다.

p.105 수영구에서의골목은‘~리단길’이라고이름붙여지는핫한골목이생성되는것과는다소차이가있다.특정골목에엄청나게많은가게가생겨나기보다는수영구전역의골목을걷는동안에다양한가게를만날수있는것이특징이다.그래서수영역이라는환승역에서는걷기를좋아하는사람들이라면골목을구경하면서광안리나수영강까지도걸어볼만하다.그골목사이사이공방도만나고,시장도만나고,빵집도만나고,책방이나갤러리도만나고,90세가넘은할아버지가소일거리하는전파상도만날수있다.너무핫하지는않아서살아가는주민들의삶도보이는골목이다.

p.124 인간이사는도시는생명이없는상자도아니고,기하학적공간도,질서정연한기계도아니다.인간역시규격화되거나질서와규칙에딱맞지않는,다양한모습으로비틀린존재이다.이런각양각색의개성을지닌인간들이함께살아가기위해서는도시에열린체계가필요하다.이것은계획에따라단한번에만들어지는것이아니다.오히려다양한사람들이협업,소통,협상,이해의과정을통해새로운체계와질서를만들어내고또수정하거나폐기하기도하고또새롭게만들기도한다.극한의환승역이내는수수께끼를풀고나온후마주하게되는센텀시티가역사와미래지향적첨단기술,매력적인문화예술과일상,인간적품격과윤리가서로잘어우러진도시의모습을보여줄지지켜볼일이다.

p.145 오래전부터사상은옛것과새것이,여기사람들과저기서온사람들이어우러져살아갈수밖에없는곳이었다.환승역과터미널이있는곳,그렇게유동의인구들이서로의정체를따지지않고섞일수있는곳,그것이환대라고까지는말할수없을지모르지만,아무튼사상은차별하지않는곳이다.

p.167 두곳의구포역(기차역과도시철도역)은지역발전의교두보로서의역할과동시에한편으로구포지역을강으로부터,외부도시로부터단절시키기도했다.도시발전에꼭필요한도로,철도,지하철등과같은도시건축물이오히려구포의경제·교통·문화의요충지로서기능을잃게하고고립시키는아이러니를만들었다.구포는고립과단절을뛰어넘어외부와연결하고자‘이음’이란구호아래다양한실험을하고있다.

p.185 가장큰블랙홀은가덕신공항과연계한강서의‘동북아물류플랫폼시티’개발구상이다.이프로젝트의밑그림에포함된지역은서낙동강일대인강서구죽동동과화전동일원.지금다루고있는도시철도대저역과그다지멀지도않다.도심과풍경이사뭇다른,환승역대저역주변도농복합지역의미래는빌딩숲과같은콘크리트도시가될수있다.도시화된다는데반대할의도는전혀없다.이역시지역사회의발전과직결되어있기때문이다.다만,역사성과장소성을제대로뒷받침할이야기자원은미래세대에온전하게넘겨주어야하지않을까한다.

p.207 내기억의기장역과지금의기장역은확연히다르다.기억의기장역은세모고지금의기장역은네모다.이글을쓰면서인터넷으로검색한옛날세모지붕기장역은철거되고,훨씬옆쪽으로네모반듯한건물이섰다.세모든네모든한모차인데뭐어떠랴싶다.내서른하나혹은서른둘의기억이스민세모와오늘여기서어제저기로가는접점에놓인네모.날이지나고달이지나고해가지날수록각은늘어날것이다.세모에서네모로됐듯여섯모,여덟모,열여섯모,마침내동글동글둥글어졌으면좋겠다.

p.219 1876년체결된강화도조약이후부산항이근대개항되면서일본의화물선과우편선등이부산항을부지런히들락거렸다.이들화물선과우편선을통해우리나라로들어온많은외국인선교사들은부산항에서다른선박을이용하거나혹은노새나말을타고서울등지로떠나곤했다.1901년부터시작된경부선철도공사는마침내1904년11월10일완공되어이듬해인1905년1월1일부터운행을시작했다.뿐만아니라그해9월일본시모노세키와부산항을오가는관부연락선이취항하면서,관부연락선과연계한철도는비록서로다른대중교통이지만이종교통수단간환승이본격적으로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