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지금 눈 뜨고 일어난 이곳은 어디인가. 이승인가, 저승인가. 어디인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어디인가. 천국인가, 지옥인가, 어디인가. 지금 눈뜨고 살아가는 이곳은 어디인가. 극락인가. 아수라장인가. 어디인가. 낮인가. 밤인가. 어디인가. 삶인가. 죽음인가. 해가 지고 어둑어둑한 ‘밤의 경계’, 저 멀리에서 음성 하나 들려 온다. 사람의 말인가. 나무의 말인가. 사람이 다녀서 낸 길들의 언어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누구의 음성인가. 말인가. 소리인가. 외침인가. 절규인가. 언뜻 야산 너와집의 생울타리에서 형체가 보인다. 산울 김일형 음성이다. 산울 김일형이 부르고 있다.
〈중략〉
호방한 시풍 그대로 김일형의 시는 산문시에 강하다. 오래도록 소설 창작을 해 온 이력 때문인지 누구 눈치코치 안 보고 질주하는 질주 본능이 그대로 드러난다. 김일형이 진단한 현재의 시단은 물론 현존 재인 인간군 역시 알 듯하면서도 모르고, 모를듯하면서도 알 듯한 모호한 어떤 경계를 점하고 있다 보는 것이다. 이 경계가 바로 이 시집이 전면에 내세우는 주제인 ‘밤의 경계’인 것이다. 이 ‘밤의 경계’ 야말로 이름 모를 이름의 목소리, 그 돈오頓悟의 고향이다.
깨달음이 있으니 시 쓰기도, 생각도 달라질 터, 이 돈오頓悟의 세계는 향후 오래도록 김일형 시 세계의 선명한 이정표이자 탄탄한 주초 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예견한다. 동시에 생을 바라보는 눈, 시를 바라보는 관점, 영혼을 마주하는 힘이 달라질 것이다. 바람의 시, 파도의 시가 일으키는 폭풍 뇌우의 시적 탄력을 받게 되어 날이 갈수록 무수한 돈오의 촉수를 뻗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기필코 김일형은 김일형 시문학의 새 나라를 세우게 될 것을 믿어마지않는다.
- 신익선 / 문학평론가·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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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방한 시풍 그대로 김일형의 시는 산문시에 강하다. 오래도록 소설 창작을 해 온 이력 때문인지 누구 눈치코치 안 보고 질주하는 질주 본능이 그대로 드러난다. 김일형이 진단한 현재의 시단은 물론 현존 재인 인간군 역시 알 듯하면서도 모르고, 모를듯하면서도 알 듯한 모호한 어떤 경계를 점하고 있다 보는 것이다. 이 경계가 바로 이 시집이 전면에 내세우는 주제인 ‘밤의 경계’인 것이다. 이 ‘밤의 경계’ 야말로 이름 모를 이름의 목소리, 그 돈오頓悟의 고향이다.
깨달음이 있으니 시 쓰기도, 생각도 달라질 터, 이 돈오頓悟의 세계는 향후 오래도록 김일형 시 세계의 선명한 이정표이자 탄탄한 주초 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예견한다. 동시에 생을 바라보는 눈, 시를 바라보는 관점, 영혼을 마주하는 힘이 달라질 것이다. 바람의 시, 파도의 시가 일으키는 폭풍 뇌우의 시적 탄력을 받게 되어 날이 갈수록 무수한 돈오의 촉수를 뻗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기필코 김일형은 김일형 시문학의 새 나라를 세우게 될 것을 믿어마지않는다.
- 신익선 / 문학평론가·문학박사
밤의 경계 (김일형 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