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말할게 (고길섶 장편소설)

엄마가 말할게 (고길섶 장편소설)

$19.00
Description
ㆍ이태원 참사 너머의 키워드들을 발견하는 숨은그림찾기 놀이
-2023년 10월 29일은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1주년의 날이다. 사람들은 그동안 이태원 참사를 과연 기억하며 살아왔을까. 이태원 참사를 어떤 의미로 기억하고 있을까. 고길섶의 장편소설 『엄마가 말할게』는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ㆍ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선택과 그 결과가 끼치는 삶의 참담함에 대해 질문한다
-『엄마가 말할게』는 ‘검찰국가’라는 괴물을 대담하게 표출하면서도 그 내재적 바탕에 깔린 문제의식은 ‘실존적 현실’이라는 한국사회 현실의 도도한 강물에 닿아 있다. ‘개돼지’의 은유를 통해, 슬픔과 기억의 차원을 넘어 우리가 역사적, 현실적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선택하며 그 결과로서 우리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는지, 중층적인 실존의 문제를 제기한다.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갈등하는 실존적 현실은 생애사적으로 경험해온 역사적 굴곡의 삶 및 감정구조와 유관함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찬탈당할 악독한 현실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엄습했다. 그 염려가 웃프공 악몽으로 이어진 것이다. 웃프공, 웃기고도 슬프면서 공포스러운. 악몽은 하나하나 현실이 되고 있다. 지독한 현실이다.”(본문)
-“놀러 가서 죽은 사람들을 왜 국가가 책임지냐는 비난보다도 더 두려운 것은, 이 말은 차마 제가 하지 못했는데요, 딸년 굥 찍어 놓고 굥한테 잘도 죽었다,고 조롱당하는 일이에요.”(서영)

ㆍ악몽, 저승, 동물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존적 현실의 섬찟한 상상력과 판타지
-『엄마가 말할게』는 실존적 현실의 문제를 바탕에 깔면서도 꿈과 혼령들과의 대화와 동물공화국 우화라는 복합형식을 통해 현실과 악몽, 이승과 저승, 인간사회와 동물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섬찟한 상상력과 판타지가 조우하는 상황을 전개한다.
-“몸집은 커다란 돼지야. 말할 때 도리도리하는 습관이 있어. 천성인가 봐. 정신분석학자 물까치라켓벌새 박사에게 들었는데, 개돼지가 도리도리하는 것은 조물주가 만든 세상의 진리,와 자기네 종족이 생각하는 세상의 진리,가 다를 때 나타나는 정신분열 증상이라나 뭐라나. 그 증상이 심해 표독해지면 도리도리하는 속도가 빨라져 숨도 가파라지고 말도 앞뒤 안 맞게 씨부렁대고. 어디 그뿐인가, 몸은 발정난 돼지 꼬라지에 얼굴이 개의 얼굴로 변한다는 거야. 늑대 닮은 개 있지? 그래서 박사는 개돼지라고 불렀어.”(동물)
저자

고길섶

고길섶은1964년전북부안에서태어나성균관대학교에서한국철학을공부했으며문화비평및지역문화활동을해왔다.지은책으로는『문화비평과미시정치』,『어느소수자의사유』,『소수문화들의정치학』,『부안끝나지않은노래』,『스물한통의역사진정서』,『거기에서사람들을보다』등이있다.『엄마가말할게』는작가의첫장편소설이다.이태원참사를겪으면서무언가말을해야겠다는충동이일어작품을구상했다.

목차

1율희
2앞그림자
3일상범
4동행
5산광수색
6웃프공
7도둑놈기술
8함정
9혼체
10밀정
11공화국
12사람들
13이태원,골목길
14울돌치숲

출판사 서평

ㆍ이태원참사한유가족의70여일간의삼보일배과정을그린이야기이다
-율희는서울에사는공무원이면서엄마가있는시골에귀촌하여공방을운영할꿈을꾸며준비를해오던중절친세주를만나러이태원에갔다가참사로죽음을당하는20대후반의여성이다.
-율희가참사를당하자귀촌생활을하던외동딸율희의엄마서영은충격에빠진채49재후이태원까지삼보일배를하기로결심한다.수년전남편마저제설차에치여사망을한슬픔이있어남편과딸둘다길에서유명을달리했으니‘그사연을길에물어보고자’한것이다.
-서영은한마을에살고죽은남편과절친이었던혁진과동행을요청하여엄동설한에삼보일배를시작한다.혁진은흔쾌히동행을수용한다.남편이자신과술을마신후귀가하던중사고사당한연유로서영에게죄의식이있어서다.
-그러나혁진의동참은또다른이유가있다.혁진은지역읍지(邑紙)를발간하는일을하는실무총책임자인데고문인지역유지의안하무인적개입으로인해받는고통이극심하여상처받은마음을추스릴시간이필요해서다.
-삼보일배일행은서영,혁진,차량운전자인혁진의친구동탁,그리고딸이키우던고양이찰스다.동탁은혁진의절친이라는단순한이유때문에삼보일배운전자로동행을하고있지만그는정부최고위관료로출세한고향선배와거래하는밀정이다.찰스는율희가키우던고양이로동물공화국우화의관찰자역을하게된다.
-서영은딸이죽은뒤멘붕상태였으나70여일간의삼보일배를하면서여러계기들을통해이태원참사에대해비로소상세히알게되고그로부터세상에말을하는것이진실을드러내는일이며그것이얼마나중요한일인지깨닫게된다.
-서영은삼보일배중뉴스를보고찾아온딸의절친세주를만난다.우연하게도혁진의제자이기도한세주는딸을통해이미서영과잘알던사이로미국유학이후돌아와율희와만난이태원참사생존자다.세주는의식불명으로몇개월동안입원해있었다.세주는서영을만난자리에서자신이이태원참사와깊은관련이있는정부최고위관료의딸이고그아버지와참사가일어난아침부녀의연을끊었음을고백하고,이때서영은충격적인말을듣고실신하는데...


[미리읽은문학평론가및독자들의평]
ㆍ개화기『금수회의록』의현대판,오랜만에강적만나(김영호문학평론가)
고길섶의소설『엄마가말할게』는날카로운풍자와유쾌한상상력으로금세작품속으로빠져든다.가슴아픈이야기를다루면서도,시간의경계(과거와현재,현세와영계),생물계의경계(인간과동물)를자유롭게오가는발랄한상상력으로그아픔을넘어,깊은영감으로우리현실을성찰하게한다.개화기에최고의판매를자랑한안국선의『금수회의록』의현대판이라평가해도좋을듯하다.더구나젊은세대의입말을적극적으로활용하고,각지역의구성진사투리를섞어화자들에게입체감을주는점도돋보인다.오랜만에강적을만난느낌이든다.
ㆍ누구도겪어서는안되는일이어느순간일상처럼다가오는끔찍한시대.공동체존재의의미를상실한이시대에누군가는기억하고남겨야하는기록,이기록들은소설이라는숨겨진현실의그물망으로새롭게직조된다.-정범식
ㆍ한가족의이야기도한집단의이야기도아닌,일상의안전이무너진우리사회의이야기다.우리의시선으로바라본이야기다.나아가모두가말해야할이야기다.-정대환
ㆍ우리시대의동물농장,시사와서사를버무려풍자와진지를구축한소설.-허아무개
ㆍ어느날159명의세계가한순간에사라졌습니다.그곳에뿌리와가지를뻗고감겨있던나무들은황망해정신이없습니다.비어버린바닥,품안에서사라져버린기둥.『엄마가말할게』는그나무들을이야기합니다.사라진세계뒤에남은세계들이다른세계에어떤흔적을남기는지묻고상상합니다.우리에게걸쳐있지않아희미해져가는기억속의세계들을.-조용화
ㆍ소설속혁진은‘앞그림자’라는특이한감각증상을보이고있다.그것은일반적인지구조에대해비정상적이고,다수에대해소수이고,주류에대해비주류이고,중심에대해주변부의관점을드러내는징후이다.이와같은혁진의관점을통해작가가의도하는바는,전자로묶이는것들에대한,후자로묶이는것들의비판이고대안이고혁신이다.김시습과허균,박지원,홍대용등이새로운글쓰기를통해의도했던바를,고길섶작가가잇고있다는거다.그와같은문학적성향을아웃사이더문학이라해도좋고,전통용어로는방외인문학이라할수도있겠다.‘앞그림자’는인사이드와아웃사이드,방내와방외의경계로도읽힌다.‘앞그림자’로인해자기존재를각성하고,현실인식이다변화-심화되는것과같이,이소설이우리문학계에‘앞그림자’역할을하리라기대한다.-박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