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건축

반건축

$22.00
Description
블루보틀 커피, 이솝, 비트라, 헤이, 도쿄도현대미술관… 전 세계가 열광하는 공간을 탄생시킨 건축가
나가사카 조가 자신의 실패담과 성장의 여정을 모두 털어놓은 자전적 건축 에세이
이 책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탄생했다. 2020년, 중국 출판사 팅송문고가 나가사카 조의 기존 저서들을 한 권으로 엮자고 제안했을 때, 그가 처음 내민 가제는 '건축과 가구 사이(between architecture and furniture)'였다. 하지만 임팩트가 약하다는 이유로 단칼에 거절당했고, 담당 편집자는 『반건축(半建築)』이라는 새로운 제목을 역제안했다.
단어 하나에 자신의 정체성이 명쾌하게 담긴 것에 저자는 깊이 감탄했다. 그러나 정작 책이 출간된 이후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그들은 이 제목을 '건축과 가구의 경계'가 아니라 '반쯤 완성된', 즉 '미완성'의 뉘앙스로 읽어내며 하나같이 "정말 나가사카 조답다"고 입을 모았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의 눈에 비친 '나'. 그 유쾌한 간극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은 저자는 같은 제목 아래 완전히 새로운 책을 처음부터 다시 써 내려갔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 『반건축(半建築)』이다.

완벽한 완성작 대신, 우연과 실패가 빚어낸 '자기만의 언어'

이 책은 한 건축가의 완벽한 작품으로 채워진 흔한 성공담이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일상의 예기치 못한 우연과 크고 작은 실패들이 어떻게 건축가의 자양분이 되었는지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서점에서 우연히 펼친 책에서 딴 단어로 대충 만든 명함이 20년 넘게 이어질 사무소 이름 '스키마'가 된 사연이나, 발주 실수로 잘못 배달된 에폭시 수지가 그의 대표작 '플랫 테이블'을 낳은 일화가 대표적이다. 또한, 신축만을 갈망하던 시절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리노베이션'이 도리어 건축가로서의 자신을 낡은 틀에서 해방시켜 주었다고 담담히 털어놓기도 한다.

저자는 이처럼 좌충우돌하는 일화들의 끝에서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를 길어 올린다. '덜어내기', '지(知)의 갱신', '빼도 박도 할 수 있는 관계', '보이지 않는 개발' 같은 그만의 단어는 성공이 아닌 실패들 속에서 건져올린 지금의 철학과 다름없다.

"건축이란 언제까지나 미완성인 셈이다"
그 숱한 여정 끝에 그가 도달한 결론은 이 명쾌한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건축이란 언제까지나 미완성인 셈이다."
억지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채워 넣지 않고, 기꺼이 빈틈과 여지를 남겨두는 이 유연한 태도. 가구에서 출발해 건축과 도시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나가사카 조의 모든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 바로 이 '반건축'의 넉넉함 속에 담겨 있다.
저자

나가사카조

일본의건축사무소SchemataArchitects대표.1998년도쿄예술대학교를졸업한뒤스튜디오를설립해현재는기타산도에서사무실을꾸려가고있습니다.가구에서건축,도시활성화까지다양한규모의폭넓은분야를아우르며주택에서카페,매장,호텔,대중목욕탕등프로젝트를진행하고있습니다.

어떤규모의작업이든지1대1을의식해소재부터탐구해설계를진행하며일본은물론해외에서도활동의장을확장하고있습니다.일상속물건,기존환경에서새로운시이나가치관을발견해‘덜어내기’‘오용’‘지식의재편’‘보이지않는개발’‘반건축’등독특한사고방식을제시해독자적인건축가상을확립했습니다.

대표작으로는사야마플랫,하나레,플랫테이블,블루보틀커피,구와바라상점,데상트블랑크,헤이,도쿄도현대미술관사인집기및가구,무사시노미술대학교16호관,D&DEPARTMENTJEJUbyARARIO등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건축이란언제까지나미완성인셈이다"
철거된교회에서시작된,‘완성’이라는환상에대한질문

2006년,나가사카조는에도가와다이교회를설계했다.다른건축가가디자인한공간을개보수하는일을하면서도,정작자기디자인만은누구도손대지않고그대로남으리라믿던시절이었다.그러나어느날그교회가철거되면서저자나가사카조는결코변화하지않을건축에대한믿음대신,그여백에자신만의철학을채워넣기시작했다.건물은완공사진한장으로완성되는것이아니라,사는사람이손대고고치고허물며이어가는과정이라는것.레게에빠져살던10대시절부터도쿄예술대학교졸업후울리지않는전화를지키던궁핍한시절을지나,한건축가가'완성'이라는환상을버리기까지의과정이숨김없이담겼다.

철거하고,덜어내고,내어주는설계
그에게건축가로서의결정적전환점은'리노베이션'이었다.임대주택'사야마플랫'프로젝트에서그는무언가를새롭게더하는대신과감히철거하고덜어내는방식을택했다.완공후세입자들이제멋대로공간을고치고칠하며살아가는풍경은그에게뜻밖의불편함과함께충만한만족감을안겨주었다.
"신축을대하며머릿속에그렸던'고정불변의완성형'따위는애초에존재하지않았다는사실을나는받아들였다."

건물은완공되는순간끝나는것이아니라,사는사람의손길을타며계속이어지는과정이라는깨달음이었다.이후그의설계는어떤이물질도허락하지않는완벽한구성대신,요소를더하거나빼도본질이무너지지않는'유연하면서도단단한관계'를지향하게된다.

우연을방법으로바꾸는'지(知)의갱신'
그의대표작'플랫테이블'은주문실수로잘못배달된에폭시수지와사야마플랫현장에서주워온뒤틀린낡은상판의조합으로탄생했다.동일본대지진당일,밀라노에발이묶인채원격으로제작을지시해야했고,채마르지않은에폭시를트럭으로옮기다생긴물결무늬마저작품의일부로포용했다.
저자나가사카조는결코새하얀백지에서출발하지않는다.이미존재하는것을매만지다미처몰랐던사실을발견하는그순간부터작업의시동이걸린다.그는이과정을'지(知)의갱신'이라부른다."미처몰랐던사실을깨닫게되면,나는그것을디자인이라는언어에담아사람들에게전하고싶어진다."

글로벌브랜드들이그를찾는이유
건축을하면서가구를상상하고,가구를만들며건축을상상하는특유의‘틈’과'사이'에대한감각은수많은브랜드의공간을매력적으로탈바꿈시켰다.일례로메일한통과함께불쑥찾아온비트라(Vitra)의CEO에게밀라노살로네전시장을통째로의뢰받았을때,그는모든벽을허물고운송용팔레트를전시단위로삼아부스를하나의거대한광장으로바꿔놓았다.그런가하면블루보틀커피기요스미시라카와점에서는샌프란시스코본연의철학을위계없는평평한카운터디자인으로고스란히구현해냈다.
주어진제약을오히려독창적인콘셉트로승화시킨사례도흥미롭다.개장까지단두달뿐이었던헤이(HAY)도쿄프로젝트는임시기둥과핸드리프트를활용해매일모습이바뀌는'미완성매장'콘셉트로촉박한일정을정면돌파했다.
나아가그의솜씨는상업공간을넘어공공의영역까지뻗어있다.건축구조에는손대지않고가구만으로새로운동선을되살린도쿄도현대미술관,학생들이언제든직접덧칠할수있도록석고보드바탕을그대로남겨둔무사시노미술대학교16호관의작업역시이러한철학이돋보이는결과물이다.

나가사카조가제안하는'보이지않는개발'의철학
저자의시선은저머머,건축바깥의도시로향한다.쇠퇴한제주탑동에서아라리오와함께진행한지역재생프로젝트에서,그는신구의경계선을날카롭게긋는거대한개발대신"모퉁이를돌아가까이다가가야비로소변화를알아채는"이른바'보이지않는개발'을제안한다.
빠르게변하는유행의속도를좇는대신그는이렇게묻는다."그러니어쩌면시대에'한바퀴뒤처진선두'가될가능성도있지않겠는가?"모든것이완성을향해맹렬히질주하는시대,완벽한완성보다기꺼이여지를남겨두는그의철학을배우고싶은이들에게이책은구체적인사례집이자한정직한건축가의매력적인항해일지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