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야구공 (전리오 장편소설)

할머니의 야구공 (전리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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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할머니의 야구공에 담긴 순정한 사랑 이야기,
그들이 재회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될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지는 소설!
읽다보면 마음의 뒷면이 연하게 밝아온다”
한국문학의 또 하나의 스타일리스트, 전리오 신작 장편소설
할머니의 유품상자에서 야구공이 나왔다. 손녀 윤경은 할머니의 야구공에 씌어 있는 ‘石井正義’라는 한자가 ‘이시이 마사요시’라는 일본인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이 1940년대 일본 여름 고시엔(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의 공인구라는 것을 알고 놀란다. 다큐 채널 PD인 윤경은 야구공의 숨은 사연을 좇기 위해 〈식민지 조선의 야구 소년들〉이라는 프로그램 기획안을 작성하여 승인받은 뒤 촬영감독 석현과 함께 부산, 오사카, 도쿄를 잇는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떠난다. 1940년대 도일을 위해 ‘히라누마 토오쥬’라 창씨를 해야 했던 ‘윤동주’처럼 ‘서영웅’이 ‘오우치 히데오’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창씨를 한 것도, 일제가 도항증명서를 일본식 이름이어야만 발급해주었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윤경 PD와 석현은 부산항에서 일본의 시모노세키행 부관연락선을 타고 식민지 시절 조선의 야구 소년들이 숨죽여 건너간 항로를 따라간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틀어달라고 할머니가 유언처럼 부탁한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그리 오래되지 않은 역사의 겹침이 있었다는 것을 회상하게 된다.

1958년의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던 어느 날. 그날 영산상업고등학교의 운동장에서 외할머니는 홀로 서 있었을 것이다. 그날 외할머니가 왜 그곳에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제 이 세상 그 누구도 정확한 사연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외손녀인 윤경은 왠지 자신이 그 비밀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전리오

저자:전리오
소설을쓰고번역을한다.서울대학교에서원자핵공학을전공했으며,재학중에총연극회활동을하면서글쓰기를시작했다.소설책으로는『오아시스를만날시간』과『닥터요한의음악클리닉』을출간했고,『아마존언바운드』『플래닛B는없다』『휴먼프런티어』등의책을번역했다.또한북저널리즘(BOOKJOURNALISM)에서「가디언(TheGuardian)」「이코노미스트(TheEconomist)」「인디펜던트(TheIndependent)」의롱폼저널리즘(long-formjournalism)기사들을번역해왔다.어린시절부터일찌감치야구라는스포츠의매력에푹빠졌으며,지금도혼자해설하면서야구보는걸좋아한다.2019년부터강릉에살고있다.

목차

추천사
1부할머니의야구공
2부돌아가는연락선
3부해저2만리
4부신기루고시엔
5부피카의독화살
6부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7부이이카와시타나카
에필로그
작품노트
작가후기

출판사 서평

“그러니까너희할머니가그때영산상고에가서저야구공을가지고왔다는말이니?”
결말을예측할수없는,놀랍도록흡인력있는이야기
작가전리오신작장편소설
스포츠춘추박동희대표강력추천!

할머니의유품상자에서야구공이나왔다.손녀윤경은할머니의야구공에씌어있는‘石正義’라는한자가‘이시이마사요시’라는일본인의이름이라는사실을알게되고그것이1940년대일본여름고시엔(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의공인구라는것을알아낸다.다큐채널PD인윤경은야구공에숨은사연을쫓기위해〈식민지조선의야구소년들〉이라는프로그램기획안을작성하여통과시킨뒤촬영감독석현과함께부산,오사카,도쿄를훑는현지로케이션촬영을떠난다.1940년대도일을위해‘히라누마토오쥬’라창씨를해야했던‘윤동주’처럼‘서영웅’이‘오우치히데오’라는일본식이름으로창씨를한까닭도,일제가도항증명서를일본식이름이어야만발급해주었다는것이었다.윤경PD와석현은부산항에서일본의시모노세키행부관연락선을타고식민지시절의조선의야구소년들이숨죽여건너간항로를따라간다.할머니의장례식장에서틀어달라고할머니가유언처럼부탁한노래‘돌아와요,부산항에’의의미를되새기다보면일본과한국사이에그리오래되지않은역사의겹침이있었다는것을회상하게된다.
1940년,여름고시엔대회에참가한서영웅,즉오우치히데오는천황이직접참관하는개막전에서잘이해되지않는실투로조기강판,7회재등판하여완벽한투구를보여준다.이때맞붙은카이소중학은일본의대표적인야구명문이었다.여기서서영웅은카이소중학의거물급투수나카타준페이선수를만나게되었고,이후친구가된다.

여름고시엔대회가끝나고,그해12월에일본이진주만기습공격하여미국이참전하게되었는데,이때일본은미국의스포츠인야구를일절금지하도록하였다.당시는제2차세계대전이치열하게전개되던무렵이라일본은식민지의젊은이들까지동원하여가용병력을늘려야만했고,그런상황에서서영웅은일본군에입대한다.그리고1945년8월15일히로히토천황이옥음방송을통해일본의무조건항복을선언한다.이무렵서영웅은어디에서무엇을하고있었을까?

소설은이무렵부터급박하게돌아간다.서영웅의일본군탈영과수감생활,출소후일본프로야구구단인요미우리자이언츠입단,노히트노런의기록들,한국계프로야구선수인가네다세이이치를윤경PD가인터뷰하는동안가네다세이이치의시선으로보여주는서영웅의스토리까지읽는사람의시선을뗄수없게만든다.

일본프로야구최고의투수인오우치히데오,즉서영웅의이야기에는아직도숨겨진사연들이남아있다.

서영웅과윤경의할머니인김순영은대체어떤사이였을까?그리고왜서영웅은해방된조국에서눈빠지게기다리고있었을할머니에게돌아가지않았을까?아니돌아가지못했을까?실제로한일간외교가단절되어회복되지못한시대에두나라를오가는데필요한서류를꾸미기위한노력들이자꾸수포로돌아갈때마다독자들은현대사의자잘한금지조건들이그런게있었다는것을새삼알게되면서실로깜짝놀라게될것이다.역사의씨줄과리얼리티의날줄로직조한소설의세계는스토리의힘을잃지않으면서도역사의시공간이가진제약을폭주하지않는다.이소설,《할머니의야구공》의미덕은역사적조건의한계를낭만적인러브스토리로얼버무리지않고,그것의필연성이리얼리티의합리적인이유를만날때까지기어이기다린다는점이다.이소설적태도의‘기다림’이야말로섣부른재회를지연시켜가장깊은슬픔의음역에서출발하는맑고아름다운감정의이야기를남기게한다.김순영과서영웅의인생이야기가먹먹하게마음을물들이는동안어쩌면그슬픔의이유가‘피카의독화살’이라불렀다는그것때문은아니었을까?아니전쟁이없는사회에살고있는우리에게는일제식민지시대를정면으로살아온그들의인생이야기가도저히감당할수없을만큼처절하다는힘없는자각때문은아니었을까?

오래된야구공,결혼식사진,터널개통보도,맛집탐방기사,정부의관보,야구기록지,분홍색수첩,과거의날씨,야구장관련규정,출입국기록,길거리를찍은사진등관심없이방치되어있던기록들이누군가의미스터리를풀어내기위한핵심적인단서가된다.

어쩌면무심결에지나칠수도있었던사실들이주인공의통찰력에의해하나로꿰어지는순간,그것은뒷골이서늘해질정도의섬뜩한단서들이된다.

이것은서사적진실을밝혀내기위한눈물겨운노력이거둔소설적태도의승리이다!

나는글을쓸때물성(物性,physicality)이라는것을매우중요하게생각한다.내가직접보고만지고느껴봐야만비로소좋은글이써진다고생각한다.그래서처음단편소설을쓸때도나는인터넷으로메이저리그공인구와일본프로야구공인구를사서컴퓨터모니터옆에놓아두고직접손으로만져보면서작품을썼다.지금,이글을쓰고있는시점에도역시마찬가지이다.

그러한차원에서나는이번작품을쓸때투구연습용그물망을구매해비좁은집안에놓아두었다.한국프로야구에서사용하는실전용공인구도한다스샀다.글러브와투구교본도구입했다.그렇게교본을보면서나는포심,투심,커브,체인지업그립을잡고저녁마다나홀로정해둔시간에집안의그물망으로열심히야구공을던졌다.하루에100개이상의투구를했던것같다.그렇게보름정도를지속했더니커브의투구매커니즘을나자신의몸으로조금은받아들일수있게되었다.-「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