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자꾸 사람이 예뻐져 (2판)

자꾸자꾸 사람이 예뻐져 (2판)

$10.19
저자

조남예

저자:조남예

1948년생,고향은충청남도부어,2남1녀와손주8명을두었다.2019년초등학력인정과정졸업장을받았고,현재충남교육청중학학력인정과정학생이다.김승일시인을만나시를쓰기시작한이후로사람을자꾸자꾸예쁘게보는눈을가지게되었다.저서로는집에온손님은굶겨보내지않는다는남다는요리부심으로쓴<요리는감이여>(2020출판문화대상수상도서,문재인대통령추천도서)가있다.

목차


1부_한글을배워서
한글을배워서
새책상
처음말놀이
학교가는길
평생알고썼지만
배움교실
가르쳐주는대로다배우고싶은데
나는시험볼때왜두근두근하나
캄캄했어요
생각나서쓴다

2부_일흔넷조남예
제가시방학교에다니고있어요중학교요초등학교는재작년에졸업했고요
면장집딸만학교에갔어
강경장가는날
말을못했어
매산골장화홍련전
산성에갔다와서
결혼식날
충남부여성홍산
아버지상감님
커다란수박처럼
고달픈나의삶
물난리
대추한간같은인생
엄마반찬이생각안나

3부_시인이되고싶어
시가될수있나요
한국어로가득한
나때문에젊은사람들이고생을하네요
이순간이답답하다
내가처음그린그림
나의황금기는지금이에요
무슨시가쓰고싶어요?

4부_우리만났으니사랑해
약속
사랑하는아들,딸에게
우리딸미용실하다
아들들
그래도나를막지는못하지
자꾸자꾸사람이예뻐져
집에서읽고쓰는것도좋지만친구집에서술마시는것도좋아
쪽파김치를만드는이유
나는사랑하는것이쉬워졌어요
김장은금방했어요
옛날시장이없어졌다
아내조남예올림
그래도보고싶은엄마
남편
백번천번
미운생각은다버리겠어요

출판사 서평

멘티조남예님과멘토김승일시인이
인생을반추하며길어낸46편의시

시집『자꾸자꾸사람이예뻐져』는멘토와멘티가함께만든시집이다.작년여름,‘이제다시시작이다젊은날의꿈이여’(가제)라는다큐멘터리가기획되면서시집은태동했다.‘시니어들의꿈’을주제로젊은날품었던꿈을이루지못한채노년을맞은이들이멘토링을받아청운의꿈을이룬다는사연을담은다큐멘터리에출판사북크루와김승일시인이참여하게된것이다.
시인의꿈을가진노년의멘티를수소문한끝에,이들은문해어르신의요리법을담아화제가되었던책『요리는감이여』에참여했던조남예여사를만나게됐다.천안의충청남도교육청평생교육원에서초·중등과정중인그는그저요리책내시듯하면된다는사서선생님의말에용기를내게되었다고.
모든이의마음속에는시가흐른다고믿는김승일시인,그말을증명이라도하듯시심을가득담아일흔넷인생을풀어낸조남예여사가만나시편하나하나가완성될수있었다.김시인은조남예여사에게시로만들고싶은인생의순간을물으며멘토링을시작했다.조여사는엄마와헤어져이모집에더부살이하며눈칫밥을먹던어린시절,엄마에대한복잡한심정들,고향에대한특별한기억들,남편을만나어렵게농사를지으며살았던여러고생의현장들,어려운삶의한가운데서도잘자라준자녀들에대한고마움,손자들에게전하는희망적인메시지등을말해주었다고한다.
조남예여사가갈무리해둔인생의순간들을김시인은그와함께46편의시로탄생시켰다.김시인은조남예여사를멘토링했던작업을일컬어‘그안에있는시인을걸어나오게끔’하는일이라고소회했다.조남예여사의인생이야기를듣고나니시는이미그안에존재했었다고,그안에있던시를길어내는과정을통해시에대해다시금생각해보게되었다고한다.
『자꾸자꾸사람이예뻐져』가나온지금,김시인은본인의다음시집을준비중이다.지금까지의삶이그러했듯,조남예시인역시삶속에서시가되는순간들을마음속에모아두고있을것이다.과연이멘토링이만들어낸아름다운변화가무엇일지,두시인이삶과시로보여줄노래가궁금해지는대목이다.

못배운설움이삶의전부는아니랍니다.
‘자꾸자꾸사람이예뻐진다’고고백하는노년의여성이우려내는삶의빛깔

문해교육을받은어르신의작품집중많은사례들이그취지를살려‘못배운설움’과이를극복한이야기에주목하고있지만,어르신들의인생이줄곧그설움으로점철되어있지는않았을것이다.그네들에게도웃고울고사랑하고화가났던,감정이생생했던순간들이있었다.『자꾸자꾸사람이예뻐져』는조남예여사의마음속에앨범처럼자리했을인생의순간들을꺼내펼쳐보인다.
1부에서는조남예시인이한글을몰랐을때느낀슬픔과외로움,한글을배우며느낀설렘과기쁨이고스란히드러나있다.글자를몰라손자들이그림책을가져올때마다두려웠다고,글자를몰라외로웠다고고백하는모습에짐작조차되지않는답답함이드러난다.
그러나한글을배우고난뒤,이름석자를쓸수있을때의벅참,학교에서시험을볼때마다너무설레서가슴이두근거렸노라는작품을읽노라면글을모르던세상에서받았던배우는일의가치를잊고살았던독자들에게새삼문해의가치를곱씹게한다.
2부에서는조남예시인의어린시절을돌아본다.이모집에서더부살이하면서또래아이들이학교에가는모습을바라만보아야했던순간의설움을시작으로꿈꿀수있었던가장넓은세상이었던강경장에나들이를갔던기억까지조남예시인의어린시절이시로담겨있다.결혼후에도고된농삿일로좀처럼웃을일이없었던조남예시인의고단한삶이독자의눈시울을붉게한다.
3부에서는시인이되고싶다는소망을조심스레드러내는조남예시인의수줍은마음이시로표현되었다.서툰글이시가될수있는지조심스레묻는작품에선염려와기대가동시에읽힌다.자신을취재하느라움직이는시인과촬영팀에보내는감사함또한눈여겨보아야할부분이다.먼길을마다않고달려온촬영팀을비롯,시를가르쳐주는젊은시인이보여준정성에몇배의감사함을담아시로표현하였다.고된삶에서느꼈을비관적인감정대신감사함과겸손함을보이는조시인의고운마음이외려애잔함을자아낸다.
4부는현재조남예시인의모습을진솔하게서술한시들이실렸다.조시인이인생을줄곧놓치않았던삶에대한격조가그대로우러나있다.각자의삶을충실히살아내는자녀들에대한감사함,군대에갈정도로장성한손주들을언급한작품에서는우리네푸근한엄마,할머니의모습이보인다.고된인생에서받았던상처따위는없었다는듯‘자꾸자꾸사람이예뻐진다’고고백하는노년의여성이우려내는삶의빛깔이그어떤소녀보다곱다.

가족을위해한시절을희생해온그가처음꺼낸시의언어는
죄송과고마움이었다

조남예시인은어린시절더부살이를했고학교에가지못했다.가족을위해자신을계속해서희생해온한시절이었다.그래서일흔이된나이에처음으로한글공부를시작했다.그런그가처음으로꺼낸시의언어는“고생시켜서죄송합니다.고마워요,고맙습니다.”라는것이었다.원망과설움이담길만도하지만그는계속해서자신이사랑해온사람들을끌어안는다.그에그치지않고시를쓰는동안사람이자꾸자꾸예뻐졌노라고고백한다.이처럼선명한언어와마주하기란쉽지않다.이시집을읽은많은사람들의눈시울이붉어지는이유다.
그는부모를위해,형제를위해,자신이작아지는일만계속해서해온,모두의엄마인지도모른다.그는자신의이름을처음쓰게된날기쁨에눈물을흘렸다.학교에가면서는너무좋아서울었다.자식과손주의이름을쓰는게일생의소원이었다.그런그가우리에게말한다.
“항상열심히살아줘서고맙다.우리언제나건강하고행복하게살자.사랑해엄마가.”
그의목소리를듣지않을이유가지금우리에게는없지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