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개정판)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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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직 대학 시간강사가 쓴 대학원생과 시간강사의 삶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가 2015년 10월 초판 발행 이후 9년 만인 2024년 7월, 개정판으로 새로이 발간되었다. 출간 이후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등 유력 일간지에 몇 년간 추천 도서로 선정되기도 한 이 책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지방대 시간강사이다. 인문학 석·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서, 현직 시간강사로서, 현장에서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대학에서는 ‘교수’이지만 연구와 강의를 지속하려면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지 않고서는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운 시간강사의 삶은 그들이 처한 현실의 비애를 여실히 드러내는 단면이다. 하지만 그런 처우나 처지에 비관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에 열정을 쏟고, 매일의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청년을 통해 우리는 희망의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저자

김민섭

책을쓰며(작가로),
책을만들며(출판사정미소의대표로),
책을팔며(서점당신의강릉의운영자로),
강의하며(말하는사람으로),그리고
육체노동을하며(대리운전을하는사람으로)살아갑니다.
이러한삶의이야기가모이고환원되는,
당신의다정함을연결하는비영리사단법인
'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의이사장으로도일합니다.

쓴책으로《대리사회》(2016),
《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2021)등이있고,
기획한책으로김동식작가의
《회색인간》(2017)등이있습니다.

책을읽은당신이서점‘당신의강릉’에찾아오면
반가이맞이하겠습니다.

목차

개정판을내며4

프롤로그_안녕,나의모든것14

1부지방시첫번째이야기,
대학원생의시간

1“스물여섯의나는그렇게이삶을시작했다”27
제도권삶의시작
2“이것이대학원의전통이라며불편한표정을지었다”32
대학원입학과조교생활
3“숨쉬는비용을제외하고도삼백만원이비었다”38
등록금과장학금
4“그냥연구소잡일돕는아이입니다”41
연구소조교생활
5“지식을만드는공간이햄버거를만드는공간보다사람을위하지못한다면”49
과정생의노동과처우
◆대학시간강사K께57
6“여기서혼자할일없는놈”64
내부모의보호자가되지못하는현실
7“너그러다늙겠구나”70
그리고……
8“야그만좀얻어먹어인마”73
외로움에대한이야기…친구들
9“나는반사회적인인간이다”80
외로움에대한이야기…시간강사와사회인
10“아직도하고있냐”87
꿈과현실에대한이야기…친구허벌에게
11“발표가이제는좀들을만하네,좋아요”97
그렇게대학원생이되었다
12“한번해보겠습니다”104
학위논문주제를선정하다
13“자네,혹시삼계탕좋아하나”108
학위논문자료를수배하다
14“걔들도힘들었대,하고적혀있었다”118
학위논문을쓰다
15“그래도자네살만했지?”128
연구원등록이라는‘희망고문’
16“결국나도비겁한인간인것이다”136
내가만난학부생조교들
17“미안해꾸마우더리”144
학자금대출
18“내몸에그저미안하다”150
수료,그리고대학원생의몸
◆어느날의일기:노동한다는것의의미155

2부지방시두번째이야기,
시간강사의시간

1“연구만하고강의는안할수없을까”163
강의수임을거절하다
2“네,할게요,고맙습니다”170
30인의지도교수를만나다
3“여러분은저보다더욱좋은선생님입니다”180
학생들에게배운인문학
◆“Youareveryhardteacher”
-강의실에서의내첫번째지도교수에게188
4“당신은나를볼수있지만그렇게하지않았다”196
강단에서의시야
5“조별과제에불만이많던학생은강사가되어강단에섰다”203
평범한집단지성의인문학
6“나는학생들이언제나옳다고생각하지않아요”213
강의실에언제나옳은존재는없다
7“내일뵈어요”222
우리주변의인문학
8“교수님,일베하세요?”228
강의실안에서의‘정치적인것’
9“교수님논문도검색해주세요”235
강의와연구사이의균형찾기
10“지몽미그게뭐야”243
‘신종족’과소통하는‘젊은교수님’
11“여러분마음속으로제게에프를주세요”252
학생들앞에부끄럼이없도록,진심어린사과하기
12“아메리카노나오셨습니다”260
맥도날드에서배운인문학
13“교수님은무척행복해보이세요”266
나의구원자,학생들
14“후회하지않으시나요?”277
‘헬조선’에서꿈꾼다는것
에필로그_그어디에도지방시는있다286

출판사 서평

“나는반사회적인인간이다”

책읽기를좋아하고인문학을사랑해서그는자연스럽게대학원생이되었다.대학에서깨닫게된자아정체성은본인이‘반(半)사회적인인간’이자‘반(反)사회적인인간’이라는것이었다.학생들에겐‘허울좋은젊은교수님이지만88만원세대보다더힘들게’살아가는삶이면서도어디에내색하기도어려운처지가된,서른셋의지방대시간강사의자기고백이다.

아마도내가,혹은내또래의대학원생이나시간강사들이겪는외로움의근원이여기에있을것이다.나는반(半)사회적인인간이다.학생도아니고사회인도아니고,그렇다고번듯한노동을하는것도아니다.그리고나는반(反)사회적인인간이다.다른노동자와비교할수없을만큼짧은시간표면적으로노동하고,사회가원하는소득과소비기준,그어느것도충족하지못한다.일주일에네시간노동(강의)하고월급을받아가는것에대해서는많은사람들이비난한다.강의준비,과제첨삭,개인면담과같이드러나지않는노동의시간이오히려더길지만,고려대상이되지못한다.사회성의결여,사회에서함께동시하고있으나동시하지않고있다고느끼는동시성의비동시성,이러한외로움은연애나우정이나가족애같은것으로는극복되지않는다.‘사회적’이지못한존재는,외롭다.(본문86쪽)

그는가능한한도를모두채워받은학자금대출의이자상환액몇만원에서도자유롭지못하고사회인으로서기능하는데에도어려움을느낀다.공부에만전념하면좋으련만숨쉬는것에들어가는비용을충당하기위해서만도다른일을하지않고서는일상을영위하기어렵다.그래서햄버거패스트푸드점의아르바이트를병행하며연구도강의도지속해야하는것이다.
고군분투하지않으면견뎌내기힘든,청춘의단면이다.좋아하고하고싶은일을하기위해서는이만큼은버텨야한다는단면.이만하면좌절하고비관할것도같다,하지만그는무너지지않고더욱단단한통찰을보여준다.

“노동한다는것의의미”

그런데,‘노동’에는사람을‘성찰’하게해주는힘이있었습니다.언제부터인가타인에대한어떠한‘감정’이솟구쳐오르기시작했는데,지금생각해보니그것은‘또다른나를공감하고이해하려는,저에게내재된어떤원초적욕구’였던것같습니다.연구실의동료연구자들이무척애틋하게보이기시작했습니다.무엇보다도강의실에서,학생하나하나의표정이눈에들어왔습니다.모두존중할만한각자의‘삶’을영위하고있을것이라는어떠한자각,이것은몸을수고롭게해‘노동’하지않았다면,아마느껴보지못했을경험이자감정입니다.그에더해노동의시공간은,인간과나자신에대한사유를놀랄만큼확장해주었습니다.워시장에서설거지를하며정말많은논문의아이디어를얻었습니다.가끔은어떤문단내용이통째로떠올라꾹꾹담아두었다가퇴근하자마자옮겨적기도했습니다.(본문159쪽)

이런사유속에서그는자신이전공한분야에서도,강단에서도최선의노력을다하는단단한한인간으로자리한다.쓰기어렵다며주변에서모두만류한논문주제에대해서후회를남기지않기위해직접자료를찾으려움직인다.두려움에도망쳤던강단에스스로서게되기전까지그동안받아온수업을되돌아보며잘가르치기위한강의안을마련하는데많은시간을들인다.그가한어른으로당당히서기위한과정을함께하며나자신은어떠한삶을살고있는지를돌아보는마음가짐이된다.

구원받은것은나자신이었다

책의1부가대학원생으로서그들의처우와일상,연구자로서학문에대한동경과정진에관해이야기하고있다면2부는강단에서며느낀교수자로서의다짐과학생들을향한시선에대해쓰고있다.

그런데정작,구원받은것은나자신이었다.나에게먼저손을내밀어준것도,물결에휩쓸려가는나를건져준것도,학생들이었다.애초에그저대학의노동자로살아가기위해시작한강의였지만,그들은그런나를한없이뒤돌아보게만들어주었다.지방시2부는구원자로서의학생들에대한이야기다.그리고그들에게구원받아야할많은대학의교수자들에게던지는메시지이기도하다.강의실에서의사유는그대로사회로나갈것이고,언젠가다시대학으로돌아올것이다.그래서대학을구원할주체역시학생이며,강의실을기반으로한대학그자체일수밖에없다.내가행하는강의실에서의‘역행’은,아주작은몸짓이겠으나,이것이다시돌아와대학과우리사회의가속화를잠시나마더디게해줄것을믿는다.(본문23쪽)

‘지방시’라줄여부르는이름은시간강사들의자조를담고있다고볼수있겠다.하지만이책이반짝이는이유는그것에빠져허우적거리는것이아니라희망을이야기하고그것을향해나아가려는몸짓이있기때문일것이다.좌절하고주저앉아있지않고‘역행’하고자하는것은결국스스로를구원하고자하는힘이된다.

당신도정말잘해왔고잘하고있고,
결국그렇게만들어진스스로의태도로인해끝내행복해질것

초판출간이후9년이지나개정판이출간되었다.그는처음책이나온이후곧대학에서나왔다.개정판을내며새로덧붙인글에서,그에게대학에서의시간이아깝지않느냐는질문에‘그러나괜찮습니다’라고대답한다고했다.

그러한시간과비용을들여지금의내가될수있었으니까,그건필연이었다고해도좋겠습니다.올바른방향을찾아나아가기시작한사람의몸은웬만해서는다시역행하지않습니다.저는이제돌이킬수없을,앞으로를살아갈삶의태도를얻었습니다.좋은태도를가지고좋은사람으로살아가고자한다면,나는반드시어제보다더욱행복해질것이라는.
정교수가되지못하면나의세상이끝날것이라믿던때는매일조금씩불행해졌습니다.왜그랬느냐면,그건나의욕망이아니었기때문입니다.내가먼저잘되어야하고그러니까남은안되어야한다.그욕망을나의것이라고믿고대신수행해나갔습니다.그러나지금은누군가의잘됨을바라는마음이나의욕망임을알았습니다.그실체와마주하고조금씩가까워지는삶은실로행복합니다.나와타인을위한다정한선택을하는나로서어디에서든잘살아가고싶습니다.(본문6쪽)

강산도변한다는10년에가까운시간이지났지만그의삶과시선은변하지않았다.그는계속작가로글을쓰고강의를다니고있고,이에더해출판사대표이자서점운영자면서대리·탁송기사이며,최근비영리법인‘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의이사장으로도일하고있다.
‘자신의자리에서여전히분투하고있을당신도정말잘해왔고잘하고있고,결국그렇게만들어진스스로의태도로인해끝내행복해질것이라고’믿으며나아가는그의앞날이더욱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