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가득한 아침 (정선랜드의 판다셰프 원바오쌤)

정선 가득한 아침 (정선랜드의 판다셰프 원바오쌤)

$16.80
Description
“학교는 대가 없는 인정과 환대의 공간이어야 합니다.”

2026년의 학교는 어떠한 곳인가, 아니 어떠한 곳이어야 하는가.
여기 고등학교 학생부에서만 14년을 근무하며, 학교는 대가 없는 인정과 환대의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교사가 있습니다. 학생부장인 그는 아침이면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합니다. 그는 전작인 《체육복을 읽는 아침》에서 말했습니다. ‘교복이란 보살핌의 상징 같은 것’이라고. 상담을 해 보면 돌봄을 받을 수 없고 자신이 부양할 가족까지 있는 고등학생들이 반드시 있고, 저자는 친구와 교사들에게 구겨진 교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체육복을 입고 학교에 오는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고자 하는 교사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교복을 입으라고 꾸중하는 대신 “괜찮아”라고 말하며 따뜻한 어묵 국물을 건넵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새벽부터 먹거리를 준비합니다. 어묵, 호떡, 떡볶이, 피자, 만두 같은 것입니다. 아무것도 잘한 일이 없는데 주어지는 별것 아닌 것들이 쌓여 학생들이 ‘나는 꼭 잘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나는 있는 그대로 이런 대접을 받아도 충분한 사람이구나.’라는 믿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그는 믿습니다. 그렇기에 친구와 선생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전해 줍니다. 그리고 그건 그만의 ‘학폭예방’ 비법이기도 합니다. 아침부터 친구와 선생님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이들이, 그리고 각자의 사정으로 아침을 먹고 오지 못했을 누군가들이, 그날 하루 조금은 더 다정한 사람으로 학교에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교사 이원재가 강원도 정선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한 4년의 다정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교사에게는 기피 지역이라 할 만한 곳에서 그는 학생들과 함께 희망을 찾았습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교사들에게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감당해야만 할 직업적 숙명이자, 우리가 마지막까지 간직해야 할 양심과 같은 무언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 정선의 카지노 옆 관사에 살고 있는, 그러나 자신이 매일 마주하는 아이들과의 학교를 다정한 ‘정선랜드’로 만들어 간, 대한민국 고등학교 대표 학생부장 이원재 선생님의 4년의 기록을 당신에게 보냅니다.
저자

이원재

교사는 어떤 순간에도 학생들에게 절망 대신 희망을 말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책은 그런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저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정년 퇴임을 하고 나면 분식집과 상담실을 하는 공간을 학교 앞에 차려보고 싶습니다. 거기에서 여전히 아이들에게 무언가 먹이며 함께 희망을 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롯데 자이언츠가 한 번쯤 우승하리라는 희망도 그때는 이루어져 있겠지요.

지은 책으로 《체육복을 읽는 아침》,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냐고 묻는 그대에게》(공저), 《누군가 나의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가 있습니다.

목차

책을 열며: 부처님과 예수님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 4

포켓몬빵 대신 짭켓몬빵이라도 - 15

꿀떡만으론…… 섭섭한데요? - 28

내 얼굴에 웃음꽃 피자 - 40

얼어버린 널 구할 거북선 - 51

모닝 와이드 떡볶이 - 64

이어지는 하찮은 에피소드 1: 무슨 말을 듣고 싶니 - 81

빽다방? 정다방? 원다방! - 85

이어지는 하찮은 에피소드 2: 죽은 공간은 없다, 속닥속닥 불멍 캠핑장 - 97

닭꼬치와 친해지길 바라 - 102

선생님 말씀을 좀 호떡같이 하시네요? - 114

오늘 찍을 번호를 룰렛으로 알려주마 - 125

결혼 이민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 135

자, 이제 범종을 울릴 시간 - 156

내 얼굴을 찾아봐 - 164

깜장 두루마기와 뭉우리돌 - 177

나랑 정선에서 한 번쯤 마카 만나 볼래요? - 189

꾸준하게 다정하는 일 - 206

책을 덮으며: 프로는 상상하는 대로 되고, 아마추어는 걱정하는 대로 된다 - 218

이어지는 하찮은 에피소드 3: 작가로서 희망하는 앞으로의 하찮은 포부 - 225

출판사 서평

어떻게 학교는 다정한 공간이 될 것인가
학교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어야 하나

많은 사람들이 학교는 어떠한 곳일까를 고민합니다. 입시, 취업, 경쟁, 이러한 단어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 혹은 기업에 취업하는 것. 그러나 어떻게 하면 학교가 다정한 공간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에 따라 실천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어려운 일이고, 시대가 원하지 않는 일일지 모르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교육 현장에서도 희망을 말하는 이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정선고등학교의 학생부장 이원재도 그러한 사람입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말하는 것이 선생님이라 불리는 이들이 감당해야 할 직업적 숙명이자 교사가 마지막까지 간직해야 할 양심과 같은 무언가라고 믿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든 아이들에게 “괜찮아”라고 말해 주고 싶다고 하는 그는, 학교는 대가 없는 인정과 환대의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해 건네면서, 그렇게 아무것도 잘한 일이 없는데 주어지는 별것 아닌 것들이 쌓여 학생들이 ‘나는 꼭 잘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나는 있는 그대로 이런 대접을 받아도 충분한 사람이구나.’라는 믿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그는 믿습니다.

“지금의 학교에는 너무나도 많은 말들이 넘쳐납니다.”
“학교가 좀 한가해지기를 바랍니다.”
“실수해도 다시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해야 합니다.”

이원재 선생님이 보는 학생들은 늘 지쳐 있습니다. 지금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더 많은 일을 하라고 모두가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모두 반드시 필요한 것이냐에 대한 성찰은 없거나 부족합니다. 더 붓는 일을 멈추고 덜어내야만 교사도 학생도 학교도 사회도 살 수 있습니다. 먼저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학생이라면 이걸 다 해낼 수 있나? 다 기억할 수 있나?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나?’라고 말입니다. 그걸 하도록 만드는 게 교사의 책임이라고 전가하지 말고 말입니다.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니 고교학점제니 하면서, 진로와 꿈을 찾을 기회를 주었으니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내라고 압박합니다. 그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은 계속 삶과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나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교는 경쟁이 아니라 연습이 가능한 시공간일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교사도 행정업무를 위해 모니터를 바라보는 대신 그 아이의 표정과 다시 도전하는 몸짓에 시선을 맞출 시간을 허락받아야 합니다. 선생님이 힘들면 아이들도 힘듭니다.

카지노가 있는 학교에서도
다정함은 피어난다

이원재 선생님은 정선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인사를 너무 잘한다고. 유치원생도 아니고, 초등학생도 아닌 고등학생들이 복도에서 네 번째 만났는데도 네 번 모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합니다. 한두 명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습니다. 그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세기로 거슬러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가 푸바오를 닮은 판다 분장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매년 졸업사진을 찍는 것은 그가 늘 말하는 희망의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카지노가 있는 동네로 기억되는, 교사가 2년 이상 머물고 있으면 아직 다른 학교로 안 가셨느냐는 말을 듣는 정선에서, 그는 여전히 희망과 다정함을 말합니다.

늘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있는 학교에서도 어느 학교에서나 있는 갈등은 존재하고 그는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학생과 기싸움을 하기도 하고 그와 상담한 아이가 실망하고 돌아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즐겁게 꾸준히 묵묵히 해 나갑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 바라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괜찮다고, 너희는 존재 자체로 빛나는 이들이라고 말해 주는 그의 방식입니다.

가끔은 실수도 합니다. 추운 겨울날 교무부장님과 밥을 먹다가 아이들에게 따뜻한 걸 좀 먹이자고 작당하고 새벽부터 260인분의 어묵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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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버너에 아무리 해도 불이 붙질 않는 겁니다. 전날 저녁에 점검할 때는 멀쩡하게 작동했었거든요. 이게 왜 갑자기 고장이 났는지 영문을 몰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교무부장 형님이 제 어깨를 탁 치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야 원재야. 미안하다.”
“갑자기 뭐가요 형님.”
“부탄 가스는 영하 4도 밑에서는 불이 안 붙어……”
“아니 이 양반아. 물리 선생님이 그걸 이제야 말하면 어쩌라는……”
그날 아침 온도가 영하 18도였습니다. 따뜻한 거 먹이려고 마음먹었으니 이왕이면 올해 가장 추운 날로 날을 잡자고 했던 제 발등을 찍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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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공립고등학교 교사인 그는 앞으로도 강원도의 여러 지역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학생들과 만날 겁니다. 교사, 학생부장, 또 어느 때는 담임으로. 그가 여전히 판다 복장의 ‘원바오’가 되어 아이들에게 따뜻한 먹거리를 건네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삶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