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시대를읽는안목과삶을버텨낼영리한통찰”
사소한것에서깊은의미를찾아내는
《사소한것들의인문학》두번째이야기
모든것이빠르게변하는세상속에서사람들은이전보다훨씬많은정보를접하지만정작무엇이중요한지판단하기는점점어려워지고있다.무엇을믿어야하는지,어떤기준으로살아야하는지혼란스럽다.조이엘작가는사람들이무심코지나치는‘사소한것들’속에인간과사회를이해할단서가숨어있다고말한다.
《더사소한것들의인문학》은단순히역사속이야기를들려주는교양서가아니다.짧지만밀도있는이야기들속에생각할거리와통찰이자연스럽게녹여져있어우리가당연하게믿어온생각들과익숙한판단들을뒤집어보게한다.정답이없어불안한시대를건널때우리에게필요한것은거창한해답이아니라본질을꿰뚫는시선이다.책속의사소한발견들은벼랑끝에선현대인들에게시대를읽는안목과삶을버텨낼영리한통찰을선물한다.한다.인문학이란결국삶에서길을잃지않기위해필요한‘생각의기준’을만드는과정이기때문이다.
100편의이야기들은각각독립적으로읽히면서도하나의거대한지적지도처럼연결된다.페이지를넘길수록고전과역사,신화와과학이현재의삶과교차하며지적쾌감을선사한다.깨알같은주석에담긴풍부한배경지식은읽는재미를더하고,작가특유의쉽고유려한문체는마치한편의흥미로운강연을듣는듯한몰입감을제공한다.
“세상을바꾸는힘은거창한이론이아니라
우리가무심코지나쳐버린것들에서시작된다!”
인문학에서찾은만만하지않은세상을살아갈힘
이책의가장큰매력은익숙한소재를전혀새로운관점으로바라보게만든다는점이다.연암박지원의편지에서시작된이야기는인상주의회화로이어지고,효도하는까마귀이야기는‘효’가개인의윤리에서국가이데올로기로확장된역사와만난다.과거의기록과현재의현실이자연스럽게연결되며독자는생각지못했던지점에서새로운통찰을발견하게된다.또한영아돌연사증후군,로또명당,이민자와범죄,마시멜로효과등우리사회에널리알려진사례들을통해인간이얼마나쉽게편향과착각에빠지는지보여준다.작가는우리가당연하게믿어온통념뒤에숨어있는오류와왜곡을짚어내며무엇을경계하고어떤기준으로세상을바라봐야하는지질문을던진다.
역사,철학,종교,문학,과학을넘나들며쉴틈없이이어지는맛깔나는이야기들을따라가다보면어느덧당연하다고믿어온것들,오랫동안맞다고여겨온이야기들을새롭게바라보게된다.기준이흔들리는시대일수록필요한것은더많은정보가아니라스스로판단할수있는힘이다.《더사소한것들의인문학》은우리가놓쳐온작은것들속에서세상을읽는새로운시선과생각의기준을발견하게해줄것이다.
책속에서
사소한것들이있다.작아서눈에띄지않는것,시간에풍화되어사라진것,아무도주목하지않아슬그머니인과관계가뒤집힌것.그것들이진실을낯설게만들고현실을왜곡해서악이더악해지도록밑밥을깐다.몸통을흔드는꼬리처럼.그래서,
누군가는사소하지만중요한것들에주목해야하고,기억해야하고,반복해서이야기해야한다.더좋은세상을만들힘은없지만세상이덜이상해지도록노력할수는있다.그게작가가할일이고내가글을쓰는이유다.(9p)
어젯밤섭취한야식에따라다양하게변신하는내모습중어떤게진짜내모습인가?옷발,조명발,안경발,화장발은?대상은빛에따라다양하게변신한다.어떤게참모습인가?
이질문에답하기위해인상주의화가들은‘동일한’대상을‘같은’장소에서‘흐르는시간’과함께흐르며그림을수십장씩그렸다.모네는1890년여름에서1891년봄까지시점을약간씩이동하며동일한건초더미를25점그렸다.30점이상제작한루앙대성당은시점마저동일하다.
인상주의이전까지회화는‘대상을객관적으로재현’하려했다.그러나인상주의가등장하면서회화는‘대상의주관적인상을표현’하는것으로목표를갈아탄다.그렇다면서당에서천자문을탓하던아이,한국자생인상주의자다.(24-25p)
모든문제에답이있을거라는생각,편견이다.제대로물어야답이있다.1924년윤극영尹克榮(1903-1988)이만들고가사까지붙인우리나라최초동요〈반달〉이다.
나라뺏긴처지를“돛대없고삿대도없다”라고표현했다.우리말노래가금지된엄혹한시절이었지만〈반달〉은전국길보드차트를석권한다.심지어일본인까지따라불렀단다.
(58쪽)
매일사과를한개씩먹은사람은건강하다.
매일사과를먹지않은사람은덜건강하다.
그래서사과를매일한개씩먹으면건강해진다.
인과관계착각오류다.사과를매일한개씩‘챙겨먹는’사람은부지런하거나,부유하거나,건강에관심많은사람일터.그런사람은생활습관바르고,나쁜음식덜먹고,운동도열심히할가능성이크다.그러니건강할수밖에.따라서사과와건강사이엔아직까진,명백한인과관계가없다.(107쪽)
능력주의는학교에서부터시작한다.‘나는이미실패했다’고느끼는초등학생이늘어나고있다.열등감과패배감을주민등록증보다먼저발급받은아이는불안과우울에빠지는데,본인이어떤상태인지자신도모르고부모도모른다.12년교육과정내내어떤보살핌과교정교육도받지못한채시간만보내다,약육강식능력주의사회속으로내던져진다.
능력주의가말하는공정이어떤공정인지는몰라도정의롭지는않다.(157p)
한사람이죽으면우주에서그가차지하던시간과공간이영원히사라지고,겹겹이쌓아왔던의미의그물망도서서히잊힌다.한사람이죽으면그와삶을공유했던누군가의일부도함께죽는다.
어찌저찌슬픔은견딜수있다.이야기할수있는슬픔은견뎌낼수있는것이기에.하지만자식의죽음은어떤이야기로도희석할수없는심연深淵이라,자식을잃은부모는살아도죽었다.설사교통사고라하더라도,사실그대로의의미를부여해부모를위로하는게사람이고도리다.
젊은이들을구하지못할수도있다.모든학생이1등이될수없듯세상모든정부가유능할수는없으니까.하지만자식잃은부모를위로하는것,모독하지않는것,그건기본양심과도덕을가진정부라면할수있는일이고당연히해야할의무다.(21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