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들어요? 이제부터 혼자 사셔야 해요 : 지극히 평범한 서울시 청년 1인가구 에세이

정신이 들어요? 이제부터 혼자 사셔야 해요 : 지극히 평범한 서울시 청년 1인가구 에세이

$16.80
Description
대한민국 땅에 자리를 조금 차지하고 사는, 지극히 평범한 청년이 하나 있다. 포장이 안 된 흙길에 벌렁 누워 있는 길고양이, 걱정과 인자함을 동시에 담은 얼굴로 인사하는 가족들, 느린 걸음으로 정자에 모이는 어르신들. 그 풍경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버스 밖 창문을 보며, 그 청년은 갑작스러운 서울살이를 시작한다.

시골의 평화를 뒤로하고 찾아온 서울은 미지의 세상과도 같았다. 저마다의 목적지가 정해진 차와 사람들이 가득한 도시에서, 걸음도 느리고 목적지도 모르는 그는 스스로를 꼭 불순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의 첫 자취방은 좁고, 하수구 냄새가 나고, 자려고 바닥에 누우면 오래된 냉장고 소음이 웅웅 울려대는 곳이었다. 당시 세상을 어둡게 한 유행병은 사람과의 교류도 막았다. 그는 그를 그곳에 방치하는 수밖에 없었다.

청년은 자신의 삶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의 삶은 실제로 특별하지 않았다. 무엇이 중요한지도, 어떤 게 진정한 행복인지도 알 수 없는 이곳에서 간신히 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좁고 어두운 방에 깔린 적막은 전등불을 켜는 스위치 소리와 피로한 한숨이 채운다. 내일의 나는 어떻게 될지,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하며 얕게 잠이 든다.

마치 정신을 잃었다 깨어난 사람처럼 대체로 얼떨떨하게, 또 가끔은 외롭고 우울하게 서울살이를 시작했지만, 그 안에도 행복은 있다. 그는 따뜻하고 촉촉한 보살핌을 기다리는 방 안의 초록섬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지내는 소소한 순간에게, 내가 해낼 수 있는 보람찬 일에게 자신만의 사랑을 쏟아낼 준비가 되어있다. 이 책은 분주한 회색 도시에서 자신만의 둥지를 찾아다닐 운명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은은한 친근함을 선물해 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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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둥지

저자:둥지

서울에서집에가려면5시간이걸리는,굽이굽이흙길을달려야만부모님을만날수있는전형적인시골출신이다.젊고앞날이창창해야만하는전형적인20대이지만,‘요즘것들’이라고하기엔전혀창창하지도않게,조금은치열하게살고있다.동시에식물을자식처럼애지중지키우고있고,더괜찮은어른이되면반려동물을키우고싶다고생각한다.우울할때는무작정밖을나갔다가,산책을끝내고집에돌아와찬물로세수를하고나면괜찮아진다.

목차

[프롤로그]서울에는사용설명서가없다

[1장]회색도시에서춤을
자취방에낯선남자의손이들어왔다
운명의집은없다
바닥이평평한흰색벽지의방
살면서가장잘쓴‘백만원’
‘잘먹어야한다’는당연한소리
살림이아니라생존이다
조금은유난스럽게나를보호할필요가있다
운동을시작한펭귄,드디어사람되다!
그저존재하기위한비용

[2장]아쉽게도돈많은백수가아니라서
저돈아끼려고이러는거아닙니다
우리가족의해피엔딩기획서
지속가능한가계부의조건
100인100부법칙
연애의탈을쓴돈귀신
우리의마지막행성에서

[3장]조금은알것같기도하고
내외로움도마비될수있다면
여기도라라랜드가있다
나를지켜줄네모난초록섬
그래도우리좋은친구였지?
1인분의무게
변기가피투성이가되어도
턱과어깨에힘을풀어야지
아무일도없었는데왜눈물이나지
엄마,아이스박스가따뜻해!

[에필로그]사랑을쏟아낼준비

출판사 서평

모두가그리는꿈의집을말해보자.넓으면좋겠다.새것같으면좋겠다.위치가괜찮으면좋겠다.해가잘들어오면좋겠다.가격이합리적이면좋겠다.멋진집에살수있는경제력이있으면좋겠다.근사한인테리어를해낼수있는감각이있으면좋겠다.
모두가목표로삼는삶도있을것이다.돈을많이벌고싶다.거기서엄청난금액을절약하고,저축하고싶다.칭찬과인정을받으며일터에자리하고싶다.제시간에퇴근한나를반겨주는반려동물을품에안고싶다.오늘도멋졌던내게영양가가풍부한집밥을차려주고싶다.내일과미래에대한아무런걱정없이푹잠들고싶다.

저자는그꿈과목표라는달콤한이름에숨은거대한수렁에빠졌다가,현실을알고허우적거렸다가,자신만의정답을찾는일을반복한다.큰창에비치는햇살이따사로운자취방으로이사했다가머지않아벽에서엄청난곰팡이를맞닥뜨리고,연애에행복해하느라무서울정도로돈이빠져나가는지도모르고,근사한집밥을차려먹겠다고주방앞에섰다가대차게실패하고,변기가피투성이가될정도로바쁘게일한나날이있었다.그렇지만작고귀여운화분에물을주어무럭무럭키워내고,이번달가계부를보며안정적으로절약한자신을칭찬하고,직장동료가건넨감사의말에감격하고,임시보호가끝난강아지가다른집에서잘지내는근황사진을보며히죽히죽웃어버리고,엄마가아이스박스에꽉꽉담아보내준식재료에감탄하고,엄마의흔적이남은집밥을차려먹으며하루를마무리하는나날도있다.
타지에나와서혼자생활하는일,아무것도모르겠는와중에모든것을나의힘으로결정해야하는일은,정말이지쉽지않다.타지의삶에서재미와행복을느끼는소소한일상과별개로말이다.작가의솔직한이야기를살펴보다보면작가의옆집에사는친근한이웃이된기분이든다.함께이야기를나누고,서로의아픔을위로하고,그럼에도찾아오는즐거움에공감하고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