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마음 농도

취중 마음 농도

$19.00
Description
16도와 40도의 취기가 만드는 아우성
저 밑바닥에 숨겨둔 ‘날것’의 자신에 대한 솔직한 고백
여기 술을 반려하는 두 작가, 아니 두 명의 주정뱅이가 있다. 주종을 가리지 않으며 몸에 주유가 최우선인 음주를 즐기는 설재인과 확실한 취향으로 마시는 주종이 꽤 명확하며 즐거움을 위한 음주를 즐기는 이하진. 주종도, 술자리 취향도, 술을 처음 접한 음주 문화도, 주사도, 무엇 하나 맞지 않는 두 주정뱅이가 함께 술을 마시며 편지를 썼다. 정확히는 매번 술을 마실 때마다 서로에게 긴 글을 보냈다. 단 하나의 궁금증 때문에. ‘혼자 술을 마시는 내가 누군가와 함께 마시면 어떨까?’ 그렇게 시작된 음주가 한 잔, 두 잔, 세 잔이 되니 설재인, 이하진 작가는 한 질문을 마주했다. ‘우리는 왜 술을 마실까?’ 대부분 거하게 취기가 올라 쓰인 편지들은 이 물음에 대한 거짓 없는 대답이다. 때론 거칠고, 찌질하고, 화끈하기도 한 두 작가의 글은 우리에게 꾸밈없는 나를 마주하도록 이끌고, 마침내 두 주정뱅이와 같은 질문에 다다르게 한다. 마시지 않고 취할 수 있다면,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을까?

《취중 마음 농도》는 술을 마시며 마주하는 ‘쿰쿰한 나’에 관한 설재인, 이하진 작가의 솔직한 고백이다. 우리 삶에는 많은 결핍이 존재한다. 관계에서 비롯되는 상처, 꿈꾸는 일에 재능이 없다는 자각, 인정받고자 애쓰지만 닿지 못하는 기준선, 남들과 비슷해지기 위해 노력할수록 점점 선명해지는 소외감,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제자리인 초라한 일상.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키는 이 결핍은 때때로 우리를 좌절케 한다. 두 작가는 살아남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버텼던 지난날과 지금을 편지에서 거침없이 풀어낸다.
술기운을 빌린 이 고백은 이따금 우리에게 ‘콤콤하게’ 다가온다. 허나 기억해야 한다. 삶이 언제나 꽃향기만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나온 시간 속에 진한 냄새로 남은 그 순간들은 어쩌면 버텨내고자 했던 우리의 땀방울로 이뤄진 체취라는 사실을. 결코 역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생이 늘 아름답고 우아할 수 없기에, 이 책은 수많은 결핍 속 그럼에도 우리를 살아내게 하는 것들에 관한 ‘날것’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

설재인,이하진

저자:설재인
1989년생.주종가리지않지만,날때부터배운게있어어쩔수없이가성비를따진다.하여희석식소주를가장많이마신다.단백질함량이많은안주라면다좋아하며혼술및반주를즐기는극강의아재입맛.술자리의사람이많아질수록흥미를잃는다.자신이술을왜마시는지는잘모르지만,일단술을오래마시기위해운동을하루세시간한다(프로복서라이센스보유중!).
2019년소설집《내가만든여자들》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내가만든여자들》《사뭇강펀치》,장편소설《세모양의마음》《붉은마스크》《너와막걸리를마신다면》《우리의질량》《강한견해》《내가너에게가면》《딜리트》《범람주의보》《캠프파이어》《소녀들은참지않아》《별빛창창》《그변기의역학》《계란프라이자판기를찾아서》《정성다함생기부수정단》,연작소설《월영시장》,에세이《어퍼컷좀날려도되겠습니까》등을집필했다.

저자:이하진
2001년생.스카치나버번에슴슴한안주를곁들이길좋아한다.배고픈게아니라면안주는없어도상관없는편.맛있는술과재밌는술자리를즐기기위해음주하며,지금까지필름이끊겨본경험은물론인사불성이된적도없다는게소소한자랑이다.
대학입학을앞두고친구들과의첫술자리에서최종생존한것을계기로자신의범상찮은주량을확인했다.물리학을전공하던중상금이탐나응모한공모전에덜컥당선되며작가가되었고,이후벌어들이는돈의일정금액을항상위스키에투자하고있다.
‘제1회포스텍SF어워드’와‘한국물리학회SF어워드’에서수상했으며장편소설《모든사람에대한이론》,경장편소설《마지막증명》등을집필했다.

목차


프롤로그·설재인
술에취한사람이비로소날것의자신을마주한다_8

1부
취중마음농도0.05_16

2부
취중마음농도0.15_130

3부
취중마음농도0.25_244

에필로그·이하진
우리는왜,술을마시는걸까?_362

출판사 서평

어쩌다보니삶에술을반려하게된이들의외로움을달래줄혼술메이트에세이
“우리는자신에게좀더느슨해질필요가있다.”

16도와40도의취기가만드는아우성
저밑바닥에숨겨둔‘날것’의자신에대한솔직한고백

여기술을반려하는두작가,아니두명의주정뱅이가있다.주종을가리지않으며몸에주유가최우선인음주를즐기는설재인과확실한취향으로마시는주종이꽤명확하며즐거움을위한음주를즐기는이하진.주종도,술자리취향도,술을처음접한음주문화도,주사도,무엇하나맞지않는두주정뱅이가함께술을마시며편지를썼다.정확히는매번술을마실때마다서로에게긴글을보냈다.단하나의궁금증때문에.‘혼자술을마시는내가누군가와함께마시면어떨까?’그렇게시작된음주가한잔,두잔,세잔이되니설재인,이하진작가는한질문을마주했다.‘우리는왜술을마실까?’대부분거하게취기가올라쓰인편지들은이물음에대한거짓없는대답이다.때론거칠고,찌질하고,화끈하기도한두작가의글은우리에게꾸밈없는나를마주하도록이끌고,마침내두주정뱅이와같은질문에다다르게한다.마시지않고취할수있다면,우리는술을마시지않을까?

《취중마음농도》는술을마시며마주하는‘쿰쿰한나’에관한설재인,이하진작가의솔직한고백이다.우리삶에는많은결핍이존재한다.관계에서비롯되는상처,꿈꾸는일에재능이없다는자각,인정받고자애쓰지만닿지못하는기준선,남들과비슷해지기위해노력할수록점점선명해지는소외감,아무리발버둥쳐도제자리인초라한일상.스스로를더욱고립시키는이결핍은때때로우리를좌절케한다.두작가는살아남기위해,살아내기위해버텼던지난날과지금을편지에서거침없이풀어낸다.
술기운을빌린이고백은이따금우리에게‘콤콤하게’다가온다.허나기억해야한다.삶이언제나꽃향기만날수없다는사실을.지나온시간속에진한냄새로남은그순간들은어쩌면버텨내고자했던우리의땀방울로이뤄진체취라는사실을.결코역하거나부끄러운것이아니라는사실을.인생이늘아름답고우아할수없기에,이책은수많은결핍속그럼에도우리를살아내게하는것들에관한‘날것’의이야기이기도하다.

몸에알코올이흘러넘치는
두주정뱅이의‘문학적씨부럴’

설재인,이하진작가는삶에술을반려한다는사실을제외하면모든게다르다.오직술을좋아한다는공통점만으로두사람의편지가시작된것이다.1부‘취중마음농도0.05’에는두주정뱅이의취향적반목이담겨있다.둘의다름은첫만남에서부터드러난다.무려한잔에5만원씩하는위스키를마시고설재인작가가“향이그냥위스키네요”라고답한순간부터말이다.그는대략소주파로,정확히는주종을가리지않는반면이하진작가는위스키를즐긴다.음주습관도정반대다.한명은피곤할때과음과우울할때혼술을금하지만다른한명은전혀개의치않는다.
이뿐만이아니다.두주정뱅이의차이는1부에피소드곳곳에서드러난다.‘폭음의변:‘문학적-설재인’과‘씨부럴적-설재인’’‘행복한일이생기지않을까?’에는술을먹기시작한각자이유가,‘생전숫자를가져본적없는청년들을향한사랑’‘아메리칸스타일’에는음주에얽힌자신만의추억이,‘오씨는언제나그곳에있어요.서글서글하게웃으면서’‘얼음넣은맥주와첫잔이정해진무림고수의바’에는상반된단골집이야기가담겨있다.서로의다름을끊임없이확인하는두사람의편지는끝내하나의질문을향한다.‘우리에게술은어떤의미일까?’

제게술은문학적-설재인이되지못하는씨부럴적-설재인이문학적씨부럴의단계라도성취하기위해주입해야만하는기름과비슷합니다.일단은모든원고를술마시면서쓰기때문이기도하거니와,술을마시며저를수백수천개의조각으로쪼갠후하나하나의인물로키워내제머릿속을채워야만외롭지않기때문입니다.어느순간외롭다는이유로사람을찾게된다면저는다시금지난한시행착오와자기혐오의시간을견뎌내야만할테니까요.(39쪽,설재인,폭음의변:‘문학적-설재인’과‘씨부럴적-설재인’)

아무튼제게술은그런의미예요.관계에대한욕망.그게클것같네요.취해풀어진다는분위기에서즐길수있는친밀감이있잖아요?그게마치타인과의우정따위를증명받고확인받는것같아서안심되고,거기다오고가는이야기도재밌고요.나와기꺼이시간을보내주고내어주겠다는친밀감의보증같아서요.
저는아직잠잠하기만한메신저와나없이진행되는즐거운자리들을가만히바라보지못하는것같습니다.작가님께선그것을버티려하는것이폭음의변이라하셨지만,저는외려그정적으로부터오는소외감을어떻게든깨보려고술이라는물건의효용을자꾸만끌어오려해요.사람들은저란사람을싫어할지몰라도,술은좋아하잖아요?그런셈입니다.(51~53쪽,이하진,행복한일이생기지않을까?)

설재인작가에게술은이상과현실사이의괴리를회피하기위한도구다.그는‘사람이무서울때,사람이만들어낸상황이자신의이상으로가는길을막으려들때싸우지않고사람을피해숨는’다(34쪽).외로워도어쩔수없다.사람이옆에있으면포악해지는자신을견딜수없으니까.이런외로움을달래기위해술을마시며글을쓴다.반대로이하진작가에게술은관계에대한욕망이다.타인과이어지기위해음주한다.술로인해풀어지는친밀한분위기속취기를빌려서라도누군가에게사랑받고싶어하는마음에서.자신을타인에게서고립시키기위해술을선택한사람과타인과연결되기위해술을마시는사람.술을반려하는서로다른이유를가진그들을보며우린묻게된다.우리에게술은무엇일까?

사람이미치도록좋고,
사람이미치도록싫습니다

2부‘취중마음농도0.15’에서두작가의편지는술과함께했던것들로확장된다.‘술은그자체로무언가를남기기힘들’고‘술과함께하는것들이휘발하는풍미에불과한에탄올용액을,음주라는추억으로남게해준다’는(140쪽)이하진작가의말처럼우린어쩌면술자체를좋아하기보다좋은음주의경험이좋은기억으로남아계속술을마시는것일지도모른다.‘술과함께하는것들’‘마지막엔꼭구명정을던져줄게’에는술을마시는장소와함께하는사람에관한,‘안주의감각’‘술과안주가맛있는경험’에는술한잔에딱인안주이야기가펼쳐진다.그들에겐꽤자주지겹도록지지고볶는사람대신소설속등장인물이완벽한술친구가,책과시는훌륭한안주가되기도한다.하지만결국‘사람’으로귀결되는두주정뱅이의편지는모두의해피엔딩을꿈꾸며나아간다.

제가할수있는일은그저세상의레이어를상상하는것입니다.나의존재를어디선가취기어린누군가로빚어내고있겠지요.그는그세상에서도매일낮술을마시는여자처럼조금은이질적인구성원일것입니다.그러나저로인해서그술을외로운게아니라기꺼운것으로,아니,가장충만한순간으로여길수있었으면좋겠어요.마치제가그러하듯이요.(152쪽,설재인,마지막엔꼭구명정을던져줄게)

모두가자신의삶을주인공이라는배역으로서살아가다감독의슬레이트치는소리에웃으며끝을마무리할수있었으면좋겠어요.그모든슬픔이그들만의것이아니었으면좋겠습니다.(161쪽,이하진,그모든슬픔이그들만의것이아니었으면좋겠습니다)

우리삶속술이란이름의
반려가주는의미

많은사람들은하루의고단함과삶의피로를잠시잊기위해술을마시곤한다.어떤술을어떤안주와,어떤사람과마시는지보다때론그저술한잔이주는‘괜찮다’는환각이필요한것이다.3부‘취중마음농도0.25’는우리삶과술에관한더욱내밀한이야기를모았다.‘내가우산꽂이였다는사실도가끔잊을수있게하는환각’‘좋아서머무는이들의필드를생각합니다’‘우리를‘살아낼’수있게만드는것’‘술덕분에술이라도있어서’등제목에서부터녹진함가득한에피소드는우리삶의괴로움을잊기위한수단으로술이얼마나가성비넘치는선택인지잘보여준다.아무리술이백해무익하다지만‘오늘의한잔이작은낙관을조금이라도길게이어주는다리가될수있다면,아무래도괜찮은’(352쪽)것이다.

약물로서의술을이야기했었습니다만,그래도중독이된첫계기는결국‘좋아해서’겠죠.결론적으로아주다른(다르다고예상은했지만편지를주고받으며더욱느꼈습니다.정말정말다르더라고요)저희가뭉치게되었던이유는‘뭇사람들의기준에따른다면백해무익하다고여겨지는’대상,그대상에몰두하는모습때문인것같아요.평생그런종류의일만하면서도살아낼수있을까요?(309~310쪽,설재인,좋아서머무는이들의필드를생각합니다)

어느시점엔자의와상관없이삶이이어진다는사실에괴롭기도했고,아직그걸완전히부정할수는없지만그래서술을마시는걸지도모르겠습니다.어쨌든당장살아있으면된거아닐까요?오늘의한잔이이작은낙관을조금이라도길게이어주는다리가될수있다면,아무래도괜찮지않을까싶어요.(351~352쪽,이하진,대단하지않아도된다)

다르고도다른두주정뱅이는각자의방식으로‘술에몰두’하는모습에서‘술을좋아한’다는공통점을발견하고서로를있는그대로바라볼수있었을지모른다.이는술을반려하는모든주정뱅이들의염원이기도할것이다.‘아이가되는것.받아주는사람을필요로하는것’(328쪽).

그럼에도불구하고,
내마음이즐거우니까

《취중마음농도》는술에대한애정을빼면단하나도겹치는게없는설재인,이하진작가의화합실패기다.편지의시작부터끝까지두주정뱅이는그무엇도화합하지못했다.아니,일치하려애쓰지않았다.그저그누구보다치열하게자신의취향을,삶을,스스로를,취기를빌려용기내써내려갔을뿐이다.술한잔에이야기를주고받는다는것은서로의공통점을찾아가거나,차이점을좁혀나가는과정이기도하지만자신을오롯하게드러내는기회이기도하다.다름을이해하려는노력을멈추지않는한소통은유의미하고,수많은화합의실패는좌절이아니다.
우리삶도마찬가지다.‘거듭미끄러지며여러곳에서실패하지만끝내죽는것에도실패하며살아보자’는설재인작가의말처럼나자신을,내가사랑하는모든것들을쉬이놓지않는다면우리에게실패는결코좌절을뜻하지않는다.나아가자신을‘자신’이게만드는것들이세상이정한기준과다를지라도,행여이를희미하게지웠냈더라도괜찮다.우리는자신에게좀더느슨해질필요가있으니까.남들이왜그렇게사냐고핀잔을줘도,나만이세상에서다른것같아도,오늘하루가너무고단하고팍팍했을지라도,그럼에도불구하고‘뭐어때?’라며술한잔에스스로를다독이는마음으로말이다.백해무익한술을두작가가,그리고우리가그럼에도불구하고‘즐거우니까’,하는마음으로마시는것처럼.
《취중마음농도》는인생이혼술이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홀로마시기적적한순간을맞이하는모든이들을위한혼술메이트에세이다.삶에술을반려하게된당신에게권한다.
우리,함께취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