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막차에 탄 선진국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국가의 발전 전략이 대학의 이과 쏠림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균형을 잃은 세상에서 국문학도들이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니, 책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기쁜 일이 또 있을까.
학생들과의 인연이 닿은 건 지난여름의 초입이었다. 학생들이 지역에 있는 출판사를 견학하고 싶다며 검색을 통해 알아낸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 온 것이다. 그 후에는 방학 특강으로 4회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출판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사실 특강에서 내 역할은 출판‘업자’로서의 직업적 기능과 간단한 문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직접 작가가 되어 보자고 먼저 제안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회기를 거듭할수록 더욱 반짝이는 청춘의 눈빛에 고무되어 나도 덩달아 신이 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숨겨둔 어려운 이야기들을 수줍게 꺼내 놓으려는 그들의 용기를 독려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어디가 고장이 났는지 알아야 고칠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몸이든 마음이든 어디가 어떻게, 왜 아픈지를 알아야 치료할 수 있다. 학생들은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글쓰기를 통해 침식되었던 기억을 끄집어 올리고, 과거의 시간에 멈추어 있던 자기를 만나는 몰입을 경험했다. 7명의 학생들은 모두 다른 주제로 글을 썼지만, 글을 쓰는 그들의 궁극은 한 방향으로 모아져 있었다. 그것은 글쓰기라는 수단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회피하려는 아프고, 고통스러운 과거의 모습을 용감하게 직면하면서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려는 ‘삶으로의 의지’였다. 음주가무를 일삼던 스물 언저리의 나와는 달리 자기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학생들의 자세는 나이를 곱절로 더 먹은 내가 오히려 더 배워야 할 판이었다. 그들은 분명 최선을 다해 자기를 돌보는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은 자기중심적으로 시대를 향유하는 MZ세대의 아우라가 느껴질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여 고른 것이다. 제목을 확정하며 평생 학문탐구와 후학양성만을 고집해 오셨을 모범적인 교수님의 반응이 궁금했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제목을 보시면 본인의 뒷목이나 나의 멱살 가운데 둘 중 하나는 잡지 않으실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 역시 감사한 일이다.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완벽해지기를 바라는 요즘 사회에서 [요즘 젊은 것들]의 발간은, 학교는 배우고 실수하며 또다시 격려받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나 역시 학창시절 수없이 넘어지고 깨진 경험 덕분에 내가 원하는 목적지를 발견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학생을 대상화하여 사회의 규격화된 상품으로 길러내는 대학 트렌드를 거슬러 인문학적인 발견과 성찰을 경험할 수 있었던 [요즘 젊은 것들]의 발간이 학생들의 삶을 추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
덧붙이자면, 이번 사례처럼 대학과 사회의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노인과 바다’만 남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예측되는 부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대학이 문을 열어 청년들이 우리 사회를 먼저 경험하게 하고 그들이 지역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 고민할 수 있게 하여 거칠고 서툴더라도 다양한 연결고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 사회의 관심과 그들의 경험으로 내내 지역 안에서 머물 수 있길 바라며 그들의 앞날을 격하게 응원한다.
학생들과의 인연이 닿은 건 지난여름의 초입이었다. 학생들이 지역에 있는 출판사를 견학하고 싶다며 검색을 통해 알아낸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 온 것이다. 그 후에는 방학 특강으로 4회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출판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사실 특강에서 내 역할은 출판‘업자’로서의 직업적 기능과 간단한 문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직접 작가가 되어 보자고 먼저 제안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회기를 거듭할수록 더욱 반짝이는 청춘의 눈빛에 고무되어 나도 덩달아 신이 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숨겨둔 어려운 이야기들을 수줍게 꺼내 놓으려는 그들의 용기를 독려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어디가 고장이 났는지 알아야 고칠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몸이든 마음이든 어디가 어떻게, 왜 아픈지를 알아야 치료할 수 있다. 학생들은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글쓰기를 통해 침식되었던 기억을 끄집어 올리고, 과거의 시간에 멈추어 있던 자기를 만나는 몰입을 경험했다. 7명의 학생들은 모두 다른 주제로 글을 썼지만, 글을 쓰는 그들의 궁극은 한 방향으로 모아져 있었다. 그것은 글쓰기라는 수단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회피하려는 아프고, 고통스러운 과거의 모습을 용감하게 직면하면서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려는 ‘삶으로의 의지’였다. 음주가무를 일삼던 스물 언저리의 나와는 달리 자기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학생들의 자세는 나이를 곱절로 더 먹은 내가 오히려 더 배워야 할 판이었다. 그들은 분명 최선을 다해 자기를 돌보는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은 자기중심적으로 시대를 향유하는 MZ세대의 아우라가 느껴질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여 고른 것이다. 제목을 확정하며 평생 학문탐구와 후학양성만을 고집해 오셨을 모범적인 교수님의 반응이 궁금했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제목을 보시면 본인의 뒷목이나 나의 멱살 가운데 둘 중 하나는 잡지 않으실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 역시 감사한 일이다.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완벽해지기를 바라는 요즘 사회에서 [요즘 젊은 것들]의 발간은, 학교는 배우고 실수하며 또다시 격려받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나 역시 학창시절 수없이 넘어지고 깨진 경험 덕분에 내가 원하는 목적지를 발견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학생을 대상화하여 사회의 규격화된 상품으로 길러내는 대학 트렌드를 거슬러 인문학적인 발견과 성찰을 경험할 수 있었던 [요즘 젊은 것들]의 발간이 학생들의 삶을 추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
덧붙이자면, 이번 사례처럼 대학과 사회의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노인과 바다’만 남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예측되는 부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대학이 문을 열어 청년들이 우리 사회를 먼저 경험하게 하고 그들이 지역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 고민할 수 있게 하여 거칠고 서툴더라도 다양한 연결고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 사회의 관심과 그들의 경험으로 내내 지역 안에서 머물 수 있길 바라며 그들의 앞날을 격하게 응원한다.

요즘 젊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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