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이 싫어질 때

책방이 싫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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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앞에서는 웃었지만 뒤에서는 째려보던 책방직원의 뒤끝 에세이 『책방이 싫어질 때』

해방촌에 위치한 책방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일하며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엮은 태재 작가의 책에는 우리가 흔히 책방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작은 책방을 찾는 손님들의 눈빛과 손길과 목소리. 그곳을 채우고 있는 다채로운 독립출판물. 책방을 숨 쉬게 하는 요소겠다. 그리고 여기, 이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그의 마음씨가 고스란히 녹아든 문장들이 있다.

하지만 책방과 책방직원의 모습은 그리 단선적이지 않다. 책방에서 벌어지는 불쾌한 상황과 무례한 말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책방직원은 기계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책과 책방을 지키는 사람, 책방직원. 인간 센서를 자처한 작가는 책을 쓰고 만드는 사람이자, 책을 진열하고 정리하며 책을 고르고 읽는 사람이다. 누구보다 책과 가까이 있는 그는 책방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 말은 마치 책을 훑을 때 나오는 바람처럼 내 지난 시절을 훑어서, 나는 시원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떠나면서 떠오르는 마음들이 있지만 곧장 꺼내서 반듯하게 표현하기보다 속에서 더 일렁이게 놔둘 것이다.”

책방을 그만둔다는 말에 사장님은 그의 어깨를 쓰다듬는다. 기다림에 지친 그가 더 이상 책방에서 누군가를, 무언가를 기다리지 않겠다는 걸까. 낭만이라는 좁은 통로를 지나오며 그는 분명한 변화를 겪었다. 책방직원이 되기 전과 후에. 하지만 중요한 건 그가 남긴 그간의 여정이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이다.

“방충망이 있으면 바람은 더 자세하게 들어”온다고 말하던 작가는 고운 체에 거르듯 책방에서 걸러 듣고 남긴 문장으로 우리를 다독인다. “거른다는 것은 듣지 않는 게 아니라, 체를 거르는 일처럼 듣지만 흩어지게 하는 것이다. 나의 체는 받아쓰기. 또 들어오면? 계속 걸러야지, 또 받아써야지. 걸러야 챙길 수 있으니까.”

‘굴’이라 부르는 책방의 작은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둥지를 튼 그가 어떤 바람을 타고 어디까지 날아가 어느 누구의 창문을 통과할지 알 수 없는 일이겠다. 그가 불러일으킨 바람이 그쪽으로, 당신이 불고 오는 바람이 이쪽으로 가까워진다. 책과 책방이 우리 곁에 있음을 책방직원의 목소리로 전하는 책. 결코 멀지 않으니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만날 수 있음을 말하는 작가. 그가 들었듯이, 그럼 우리도 책방에서 만날까, 당신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가만히 걷고 또 걷다가 조용한 우리 책방의 문을 산뜻하게 열고 들어오면 더 좋다. 그러면 우리 책방에도 햇살이 더 들어오니까.”
저자

태재

저는그냥,설거지할때부엌창문으로드나드는바람만있으면만족해요.방충망이있으면바람은더자세하게들어오죠.그런바람처럼책방을다니고있어요.하루하루,송골송골.

목차

들어가며
조금더들어가며

1.자기야여기무인책방인가봐
2.어우오르막디질뻔했네
3.어머,이런구멍가게에서요?
4.책냄새너무좋다
5.잡아드릴까요?
6.여기안에봐도돼요?
7.다듣고있는거아니야?
8.이렇게작은책은처음봐
9.다받아주는거아니에요?
10.지금좋다!지성인같아!
11.책방이싫어질때
12.쪼꼬만데왜비싸요?
13.스탬프는됐고할인은안돼요?
14.그럼어디다둬요?
15.스몰포켓음질이너무안좋아요
16.그건어떤책이야?
17.간사합니다
18.어머이게얼마만이야
19.사장님맞으시죠?
20.혹시사장님은어디가셨나요?
21.어?얼굴이왜이렇게안좋아?
22.이유를찾지를말어라
23.별꼴이네?
24.전업주부아직도하고싶으세요?
25.여기서가구성의기준이있나요?
26.책방일을마감하기2주전

나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