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카페에서 들은 말

내가 카페에서 들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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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바야흐로 카페 전성시대. 너나 할 것 없이 카페를 찾는 요즘, 당신은 한 번이라도 커피를 건네는 사람의 눈을 바라본 적 있나요?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던가요?

작가는 우리가 심심찮게 찾는 카페에서 일합니다. 그리고 그는 일상에서 마주한 장면을 책에 담았습니다. 그의 일상이라 함은 카페로 출근하는 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보이고 들리는 풍경, 고요가 내려앉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 모든 시간 속에서 그는 멈추지 않고 세상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수록된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열심히 배를 만들어 바다 위에 띄웠는데 조악한 통통배 같아 보이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온 힘을 다했지만 생각처럼 이루지 못한 것 같은. 하지만 지금 머물고 있는 작은 섬은 곧 가라앉을 것이고, 어쩔 수 없이 그 배에라도 올라타야 합니다. 그렇게 작은 배는 흘러가고 나아갑니다. 망망대해로, 거센 파도와 뜨거운 햇살과 끝없는 갈증을 동반한 채로.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 보자”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 모두 주어진 상황을 살아가는 중일 텝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그런 상태에 놓이게 마련이죠. 언젠가는 그저 유유히 헤엄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다시 카페로 돌아와 앉습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혹은 오늘의 날씨나 기분에 맞춰 커피를 골라봅니다. 차가운 커피를 마실지, 따뜻한 커피를 마실지 고민하는 마음으로 읽기에 맞춤한 문장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커피 한잔을 선택하듯,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니까요. 어제는 아니었는데 오늘은 그렇기도 하니까요.

“그들 행보에 푸르던 기억을 더하고 싶다. ‘행보’에서 ‘ㄱ’ 하나만 더 붙이면 ‘행복’이라는 단어가 되듯. 우리가 어디로 걸어가는지 우리도 아직 모르지만 그들의 ‘행보’와 나의 ‘기억’이 만나 우리가 걸어가는 모든 곳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수평선 너머를 알 순 없지만, 작가는 계속 나아갑니다. 과거의 기억을 거름 삼아, 오늘 하루를 쌓고 또 쌓아가면서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오늘에서 내일로 건너가는 여정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더하듯 속삭이는 『내가 카페에서 들은 말』입니다.
저자

이성혁

가면을쓰고지냅니다.
고막이마음에있어서조그만말에도크게진동합니다.
내가제일들어야할말은내마음에서울린다고믿습니다.

〈2분30초안에음료가나가지않으면생기는일〉을썼습니다.

목차

나의하얀선과검은선을생각했다
잠은적은데졸음은많은편이다
커피는매일만들고분리수거는가끔한다
타격을위해들어간다.라기보다는
울렁거리는마음들
파도를즐겁게넘기는상상
자꾸마음이말을건다
그렇게시작되었다
무례에익숙해지는일은쉽지않다
하루에한번이상은꼭보게되는사람이있다
나의첫어른
네모난공간을둥그럽게만드는일
감사합니다.행복한하루되세요
사랑은유성매직으로쓰세요
마음의눈밑에점이있는사람
날마다새로워지고싶다
위로는입술을통해
품질기한
커피찌꺼기는행복을순환해
물은적게,얼음은많이
오케이오케이
나를보호했던사랑들
나는언제쯤내가바라던내가될까
고요함이담기는시간
마음에과수원을짓자
보이지않는다정함
어떤대화는이어폰속음악보다낫다
출근길단상
가운뎃손가락
노란모자커피집
나는가면을쓰고있다
매일수수께끼를풀고있다
경찰관이매장에올때마다마음이물티슈가된다
핫도그할머니
집으로가는길
매장의배를채우는사람들
씨름을하고있다
이상한책임감이생긴다
“닉네임이뭐예요?”
마음도싱크대로버려진다
쪽지시험
롤러코스터같은사람
음료가만조를이루는순간
그냥흘러가는대로가보자
‘행보’에서‘ㄱ’하나만더붙이면‘행복’이라는단어가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