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론 (양장)

증여론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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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 발표 100주년, 새로운 번역으로 만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마르셀 모스의 대표작 『증여론』이 발표된 지 100년째 되는 해에 나오게 된 새 번역이다. 바타유, 레비스트로스, 부르디외, 데리다, 푸코 등에 이르기까지 인류학의 고전 가운데서도 첫손에 꼽히는 『증여론』의 영향력은 여전히 고갈되지 않은 채 새로운 탐구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사회인류학 문헌 중 가장 유명하지만 가장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증여론』은 1950년 레비스트로스가 모스의 저작 전반에 관해 쓴 ‘서문’과 함께 재출판되며 학계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레비스트로스는 ‘서문’에서 “『증여론』이 가진 놀라움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거기에는 감각적 인상에 기초한 묘사와 본문을 짓누르는 주석 속에 압축된 박식함이 참으로 절묘하게 병렬되어 있다”라고 논평하면서 “정신은 과학의 진보에서 결정적인 한순간을 목도하고 있다는 불가해하지만 절대적인 확신에 사로잡히는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증여론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줄 모스의 증여론 관련 논문 두 편과 연구자들의 ‘대담’

20여 년 만에 새로 번역한 이번 『증여론』에는 짧지만, 증여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논문 두 편(「트라키아인의 태곳적 계약 형태」, 「선물, 독」)과 60쪽 분량의 연구자들의 「대담」이 수록되어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무엇보다도 증여라는 주제를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세 명의 연구자가 나눈 「대담」은 선물/증여, 호혜/호수, 총체적 급부 등 핵심 용어 번역을 비롯해 ‘하우’나 제삼자의 문제, 갚을 의무 등 증여론의 논쟁적 지점과 과제들을 펼쳐놓고 토론을 전개함으로써 『증여론』이라는 이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책이 열어젖힌 관점과 논점은 무엇이고 인류학 안팎에서 촉발한 전방위의 학문적, 실천적 논의가 무엇인지를 가늠하게 하며, 앞으로도 계속될 관련 논의의 지평을 조망하게 한다.
옮긴이는 한국에서 20여 년 만에 새로운 번역서를 내면서 “한국어로 된 글로서는 너무 어렵지 않게 읽히는 글이 되길 바라면서 번역”했다고 소박하게 밝히지만, 본문의 가독성과 이해를 돕기 위해 꼼꼼하고 치밀하게 맥락을 이어주는 옮긴이 주석을 달고 원서의 주석번역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한편 선집 발간을 총괄하는 박정호 교수는 「대담」에서 “2002년에 국내에서 처음 번역 출판된 『증여론』은 우리 학계에 큰 축복이었습니다. 이제 『증여론』을 둘러싸고 지난 20여 년 이어져 온 논의의 궤적을 되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며 ‘선집’에 포함될 모스의 다른 주요 저서들과 함께 증여론의 메시지가 더 크게 증폭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따라서 스칸디나비아의 에다(Edda)와 고대 인도의 베다(Véda)로부터 태평양 연안 부근까지, 멜라네시아의 트로브리안드 군도에서 말리노프스키가 연구한 ‘쿨라’, 보아스가 연구한 알래스카 콰키우틀 인디언의 ‘포틀래치’까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고, 전반부에서 인류학적 논의가 지배적이었다면 후반부에서는 복지나 연대, 국제동맹 등 사회학과 정치학적 논의로 뛰어넘기도 하는 이 책에 대해서 독자들 역시 레비스트로스가 느꼈을 “결정적 한순간”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마르셀모스

저자:마르셀모스(MarcelMauss)
1872년5월10일프랑스보주지방의에피날에서유대인가정의첫째아이로태어났다.1890년삼촌에밀뒤르켐이가르치고있던보르도대학에입학하여사회학,심리학,철학을공부했으며,1895년교수자격시험에합격한후파리대학의고등실습연구원에서역사학과문헌학,종교학을연구하게된다.이후이곳에서‘비문명화된민족들의종교’강의를담당하는교수로임용되어1914년까지기도,주술,계약과교환의원시형태등을가르쳤다.1차세계대전이끝난후『사회학연보』의책임자로서프랑스사회학의재건에힘썼으며,1925년레비브륄등과함께파리대학에민족학연구소를설립해젊은민족학자를양성하는일에매진했다.1931년콜레주드프랑스의사회학교수로선출되어종교사와민족학을비롯해사회생활의표상체계와상징체계에관한구체적자료의연구에몰두하면서활발한학문적활동을펼쳤다.2차세계대전이발발한후교수직을그만두고장기간칩거에들어갔으며,1950년2월10일77세의일기로파리에서타계했다.사회학자이자참여지식인으로서모스는정치에도적극적으로가담했다.그는협동조합운동과사회주의의열렬한옹호자였으며,장조레스와교류하면서『뤼마니떼』의창간을적극적으로도왔고다수의정치평론을기고하기도했다.모스는뒤르켐사회학의전통내에서‘총체적인사회적사실’과‘총체적인간’이라는풍요로운분석대상을제안했으며,삼촌뒤르켐과는달리여러인접학문의경계를자유롭게넘나들면서사회학의지평을확대하기위한노력을아끼지않았다.「희생제의의본질과기능에관한시론」,「주술의일반이론개요」,「증여론」,「몸테크닉」을비롯해애도의식,사람과자아개념,문명과국민등에관한깊은통찰력을지닌글을발표했으며,레비스트로스부터부르디외에이르는20세기프랑스사회학과인류학을이끈사고의출발점이자안내자로서커다란영향을미쳤다.

역자:박세진
려대학교와성공회대학교에서사회학을공부한뒤프랑스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호미니드진화의사회학을위하여:현자료에입각한인류학적사고실험」이라는논문으로사회인류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전북대학교고고문화인류학과교수로재직하면서사물이전양식과사회성등의주제를연구하고있다.공저로<21세기사상의최전선>이있고,레비스트로스의<마르셀모스저작집서문>을공역했다.

목차


서론증여,특히선물에보답할의무에대하여
제사(題詞)
연구계획
적용된방법
급부:증여와포틀래치

제1장교환된선물과갚을의무(폴리네시아)
1.총체적급부:모계적재화와남성적재화(사모아제도)
2.주어진사물의영(마오리족)
3.그밖의주제:줄의무와받을의무
4.비고:인간에게주는선물과신에게바치는선물

제2장체계의확산:후한베풂,명예,화폐
1.관대함의규칙(안다만제도)
2.선물교환의원리,이유,강도(멜라네시아)
그밖의멜라네시아사회
3.북서아메리카
명예와신용
세가지의무:주기,받기,갚기
사물의힘
“명성화폐”
첫번째결론

제3장고대의법과경제에남아있는교환-증여의원리
1.사람에관한법과물건에관한법(아주오래전의로마법)
주해
그밖의인도유럽법
2.고전힌두법:증여의이론
3.게르만법(담보와증여)
켈트법
중국법

제4장결론
1.도덕적결론
2.경제사회학적·정치경제학적결론
3.일반사회학적·도덕적결론

부록
1.트라키아인의태곳적계약형태
2.선물,독

주석
『증여론』출간기념대담
옮긴이의말
마르셀모스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증여론에대한이해를높여줄모스의증여론관련논문두편과연구자들의‘대담’

20여년만에새로번역한이번『증여론』에는짧지만,증여론을이해하는데중요한논문두편(「트라키아인의태곳적계약형태」,「선물,독」)과60쪽분량의연구자들의「대담」이수록되어읽는이의이해를돕는다.무엇보다도증여라는주제를오랜시간탐구해온세명의연구자가나눈「대담」은선물/증여,호혜/호수,총체적급부등핵심용어번역을비롯해‘하우’나제삼자의문제,갚을의무등증여론의논쟁적지점과과제들을펼쳐놓고토론을전개함으로써『증여론』이라는이“복잡하면서도단순한”책이열어젖힌관점과논점은무엇이고인류학안팎에서촉발한전방위의학문적,실천적논의가무엇인지를가늠하게하며,앞으로도계속될관련논의의지평을조망하게한다.

옮긴이는한국에서20여년만에새로운번역서를내면서“한국어로된글로서는너무어렵지않게읽히는글이되길바라면서번역”했다고소박하게밝히지만,본문의가독성과이해를돕기위해꼼꼼하고치밀하게맥락을이어주는옮긴이주석을달고원서의주석번역에많은공을들였다.한편선집발간을총괄하는박정호교수는「대담」에서“2002년에국내에서처음번역출판된『증여론』은우리학계에큰축복이었습니다.이제『증여론』을둘러싸고지난20여년이어져온논의의궤적을되돌아볼때가된것”같다며‘선집’에포함될모스의다른주요저서들과함께증여론의메시지가더크게증폭될것이라는기대를내비쳤다.따라서스칸디나비아의에다(Edda)와고대인도의베다(Veda)로부터태평양연안부근까지,멜라네시아의트로브리안드군도에서말리노프스키가연구한‘쿨라’,보아스가연구한알래스카콰키우틀인디언의‘포틀래치’까지시간과공간을넘나들고,전반부에서인류학적논의가지배적이었다면후반부에서는복지나연대,국제동맹등사회학과정치학적논의로뛰어넘기도하는이책에대해서독자들역시레비스트로스가느꼈을“결정적한순간”을체험할수있을것이다.

『증여론』은무엇에관한책인가

『증여론』은모스가“태고사회”라고부른곳에서관찰되는증여제도에대한시론적연구로서19세기와20세기초의민족지연구와자료들을섭렵하고종합했다.모스는폴리네시아,멜라네시아,북서아메리카의사회처럼태평양한중간에있거나태평양을끼고있는사회,그가운데서도상당한잉여를축적한부유한사회를주요준거로논의를전개한다.이들사회에서관찰되는증여의제도들을모스는‘총체적급부체계’라고부른다.전체로서의집단과집단사이에서,비단물건만이아니라의례적서비스,군사적지원,여자,아이,춤,축제등온갖것들이오간다는점에서이제도는‘총체적’이다.추상화된사회적사실을사회학의중심에놓는것이아니라,복잡한사실들의구체적집합을중심에놓음으로써‘총체적인사회적사실’에대한연구를표방한다.그럼으로써“사회와그제도전체(포틀래치,대립하는씨족들,상호방문하는부족들등)를움직이게하고”(162쪽),“전체를통째로고찰함으로써…사회가,혹은인간들이,그들자신과타인과의관계속에서자신이차지하는위치에대해감정적으로자각하는찰나의순간을포착”(164쪽)한다.

책의구성과내용을요약하자면,마오리족의하우,트로브리안드군도의쿨라,북서아메리카의포틀래치에대한비교민족지학의논의는『증여론』의핵심을이루며(서론~2장),여기에고대로마의계약법,고대인도의증여이론,고대게르만사회의담보에대한이차적지위의논의가더해져있다(3장),마지막결론에서모스는“지금까지의고찰을확장해우리사회에적용하는것이가능하다.우리의도덕과삶의상당부분은여전히증여,의무,자유가뒤섞인분위기속에머물러있다”(139쪽)면서우리에게선행하는사회의도덕과경제가여전히작동하고있음을환기시킨다.

사회보장을노동자의증여에대한반대급부로끌어올린증여론,
오늘날임노동의현실에도적용가능

모스가볼셰비키의러시아혁명과1차세계대전의여파로황폐해진정치환경에서『증여론』을구상하고집필했던배경을고려하면서『증여론』을읽을때이책은단지인류학논문에머물지않고사회학과정치학의맥락에서도새로운지평을개척한저술이기도하다.모스는증여관습의민족지를뒤지면서대내외적으로위기에처한프랑스사회와유럽사회를재건할단서를시급하게찾았다.가령모스는임금노동을임금이상의반대급부를요청하는증여로간주하며사회적급부차원으로끌어올린다.당대의자선이나시혜의모델을거부하면서사회보장을노동자의증여에대한반대급부로이해할것을제안한것이다.“노동자는한편으로는공동체를위해,다른한편으로는고용주를위해자신의삶과노동을바쳤다.노동자스스로사회보장제도에협력해야하지만,노동자의서비스로혜택을누린이들도단지임금을지불하는것만으로노동자에게진빚을모두갚았다고할수없다.공동체를대표하는국가역시고용주들과함께그리고노동자자신의기여에기반해실업,질병,노령화,사망에대비한일정수준의생활보장을노동자에게제공할의무가있다.”(142~143쪽)노동의경계가무너지면서자본주의적노동이사라지는것이아니라실질적으로는임금노동이자고용된노동과유사한일을수행하면서도탈경계화로임금노동의형식이모호해져임금노동자,고용된노동자가자신이행사할수있는권리로부터배제되고있는현실은다시증여론을들여다볼이유를제공한다.

<증여론>출간기념‘대담’에서

이경묵-저는서브컬처나시민운동,조합과같은작은단위에서증여가여전히중요한계기로작동한다고생각합니다.물론이는사회전체를아우르는증여는아니지만,제한된범위안에서특수한증여의형태가지속되고있다고생각합니다.요즘젊은세대가공동체를싫어한다는지적도사실맥락이중요합니다.진짜로공동체적가치를거부한다기보다는기성세대가사용하는공동체의사용법을싫어하는것은아닐까생각합니다.…이런점에서저는『증여론』이사회적관계와공동체적가치를사유하는데여전히중요한역할을할수있다고봅니다.(318~319쪽)

박정호-모스에게사회의영원한반석이있다면그것은giveandtake식의계약이아니라주고받고대갚음하는세가지의무의순환으로이뤄집니다.이반석이놓인장소는경제학에서금과옥조로여기는‘시장’이아니라,오랜시간퇴적된지층저밑바닥일것입니다.『증여론』의핵심주제는바로이반석을고고학적으로발굴하는데있습니다.사회를구축한반석을건드린다는점에서『증여론』은인간활동의기본적동기를묻는책이기도합니다.『증여론』은이해관계를행위동기로삼는‘호모에코노미쿠스(homoeconomicus)’라는가정을단호하게물리치고인간행위의서로대립하는동기들이함께결합해작용한다는사실을알려줍니다.(289~290쪽)

박세진-인간의사회적삶은예나지금이나다양한방식으로무언가를주고받는일로가득합니다.『증여론』은단지증여에대한이야기가아니라‘증여하는인간의사회적삶’에대한이야기입니다.『증여론』은인간의삶을온갖비인간존재들을통한삶으로,나아가하우나마나에대한지속적언급이보여주듯‘초인간’존재들의개입속에서영위되는것으로드러냅니다.증여를비롯한사물이전의양식은곧인간과비인간,초인간이관계맺는양식이기도합니다.좀더거창하게말하자면그것은세계의거주자들이상호작용하는방식,그가운데특정한형태의세계자체가산출되는방식이라고할수있습니다.결국『증여론』과함께우리는이미인간의사회생활에대한인류학연구의최대치와마주하고있는셈인지도모르겠습니다.(331~3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