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 김일성 시신을 확인하라!

특명 : 김일성 시신을 확인하라!

$20.00
저자

류재복

저자:류재복

1953년충북청주출생.시인,대기자.

경희대학교경영대학원동창회보주간(主幹),한국프레스센터한국어문기자협회사무국장,(사)한러친선협력회사무총장,(사)한민족문화교류협의회사무총장,㈜계명프로덕션대표이사,중국길림신문서울지국장(외신기자/청와대통일부외교부출입)역임.

현재〈정경시사포커스〉발행인,(사)남북경제협력포럼공동대표,안중근의사교육문화재단대표,중국칭다오빈하이대학명예학장,(사)남북이산가족협회회장.



엮음:김기우

1963년서울출생.1990년《문학과비평》가을호에단편〈환(環)〉으로등단.

《최인훈소설연구》로박사학위취득

장편소설《바다를노래하고싶을때》,《리듬,Rhythm》,《최인훈은이렇게말했다》,중단편소설집《봄으로가는취주(吹奏)》,《달의무늬》,《가족에겐가족이없다》,장편동화《봉황에숨겨진발해의비밀》,창작이론서《아이덴티티이론의구조》,글쓰기교재《천하무적일기왕》등출간.

현재한림대학교출강.

목차

추천사
머리말-진정한평화를위해혼신을다한시간
프롤로그-분단없는하늘나라에서아름다운노래불러주세요
남은시간없는남북이산가족
특수임무수행자의굳은마음
하얼빈에서울리는우리가락
남한과북한,그리고우회공작원의청춘
베이징으로,국경의새벽으로
종교의이단,체제의이단
녹색초청장에새겨진북한문채(文彩)
방북승인없는평양방문
힘찬구호의나라,힘빠진공화국의인민들
관자놀이를겨냥하는총구
밤을지키는지령받은여성동무
기묘한풍경과향기의산,묘향산
그리운고향,해설피금빛
평양에서보는달,고향과는다른달
장춘진달래소년예술단의리듬과한국소설가의리듬
동두천몽키하우스의울음소리
특명,김일성시신을확인하라
숨이막히는고통,내청춘의절벽끝
청주가중리선산에서무릎을꿇고
이산가족교류촉구회견,광화문을울리는통곡
오랑캐꽃을찾다
에필로그-영결식마치고기억으로쓰는역사전으로
엮은이의말-《특명》,우리의근현대사를스토리텔링하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지금이자리에있는것은수많은과거의사건들이있기때문이고,지금여기는미래를알리고있다.’는《특명》의특별하고도담백한전언.

냉전이후,우리의국제정세는급격하게변하고있다.전쟁과테러가멈추지않는가운데,전염병은계속발생하고자연환경도우리를몰아세우고있는상황이다.우리나라는세계적불황속에서경제형편이나아지지않고남북관계도경색돼있다.

류재복남북이산가족협회장은그동안우리가우물안개구리가되지않도록노력해왔다.그가겪은인생서사를김기우작가가농밀하게그려내고있는《특명》이이시기에발간돼큰의의가있다.

김기우작가는특수임무수행자류재복의실제체험이우리나라의근현대사의굴곡을압축해놓은것과마찬가지라고한다.세계의빠른변화에발맞추기보다나라안의정쟁이심화됐던구한말,풍전등화와같이돼버린우리는결국일본제국주의의실현발판이된다.일본은제국주의를확장하려태평양전쟁을일으켜우리민족을자신들의야욕에제물로삼았다.유럽또한전쟁의포화속에서신음하다연합군에의해진정되어갔다.미국이일본에핵폭탄을투하하여일본의항복을받아내면서우리는일제로부터해방을맞았지만진정한독립이라보기어렵다.남북이갈라진상태가여전하기때문이다.그당시사회주의사상물결이우리에게도다가왔고,미국과러시아가우리땅에머물며신탁통치를하면서우리민족의이념적갈등은더욱깊어졌다.결국광복후얼마지나지않아전쟁이터지고우리는형제에게총을쏘는비극을벌이게된다.그와중에수많은민족이죽어나갔고,국토는분단돼서로떨어져만나지못하는가족이생겨났다.

우리가겪은근현대사굴곡을류재복회장은인생에서실제로경험해나갔다.김기우작가는‘나는그의서사를문장으로써나갔지만,나의상상력은그의실체험을뛰어넘지못했다.’고술회한다.그래서실화장편소설특명이소중하다고무겁게말하고있다.

김기우작가는과거를잊지말아야한다고강조한다.‘우리가지금이자리에있는것은수많은과거의사건들이있기때문이고,지금여기는미래를알리고있다.’며《특명》에서힘주어적어나가고있다.

책속에서

현미누님영정앞에머리를조아리니누님의〈보고싶은얼굴〉이다시입에고인다.눈을감은내눈에현미누님의젊을적모습이어른거린다.현미누님이눈을뜨고걸어다니신‘허황한거리’가내가절하는동안지나간다.폐허로허황했던거리가지금은휘황한거리로변한서울거리의모습으로허청허청지나간다.
현미누님은평생을황황하게헤매며,동생을그리워했을것이다.평양거리에서장춘의거리로옮겨간현미누님의거리,가족을이어주는거리였다.그거리는핏줄처럼누님의가족을연결해주고있다.특히동생분은대동맥핏줄이었다.가족은끊어지면안된다.가족은죽어서도연결돼있다.
나는1998년현미누님과북한의동생을장춘에서만나게해주었다.
(……)

1996년봄,나는장춘관성조선족소학교에서명예교장을맡아달라는요청을흔쾌히수락했다.그리고진달래소년예술단의단장도맡아성의를다해일을꾸려나갔다.이번에는우리민족소년소녀들의공연이었다.민족의정서가훨씬짙어지고중국의향기가혼합된흥미로운무대가될것이었다.나는소년소녀들의기예도좋지만,우리의가락,우리의민요,국악을살린프로그램도많이넣어달라고예술감독에게주문했다.
나는진달래예술단의공연일정을구성하고프로그램을확인하는바쁜와중에도전화를기다렸다.북한고위관리,최재경의전화였다.
(……)

나는갑작스러운그들의습격에어찌할줄몰랐다.당황해하는내모습을보던다른북한군이소리치듯말했다.
―종간나새끼,여기가어디라구골을굴리네?방북증명서내놓라우!
―그런거없습니다.
―뭐래?증명서없이평양에왔다?이새끼가총알맛을보고싶어환장했구만.
―네,저는방북증명서같은것없습니다.초청장이있습니다.
―아니,통일원에서발행한거보여달라우.방북증명서!
북한군인의목소리는점점거세졌다.다른군인은아예허리춤에서권총을빼들었다.
―이보라우,여기가어디멘지모르나?평양이야,평양!
그랬다.나는여기서쥐도새도모르게죽어도모래알같은흔적도없을것이다.
―안되겠구만.이종간나,뜨건총맛좀봐야정신이나겠구만.
그가권총을빼들어관자놀이를겨누다가총구를내목에갖다댔다.차가운총부리가내목에닿으니온몸에전율이일었다.얼음장같은총부리는내몸을급격히달궜다.나는곧터질것같은화산처럼뜨거워졌다.
(……)

우리는이런식으로7층까지올라갔다.
7층에스컬레이터의마지막계단이넘어가는순간,나는눈앞에펼쳐진광경에놀라움을금치못했다.
바로앞에김일성의시신이있는것이었다.상상했던유리관이아니라그냥큰침대에누워있는형국이었다.
―수령님께경배!
누워있는김일성의머리맡에서있던여성이말했다.여성은두명으로한명은나를,다른한명은이효준을지켜보고있었다.
―서계시면아니됩니다.위대하신수령님곁을천천히돌면서경의를표하십시오!
멀뚱히서서김일성을내려다보면안된다는것이었다.
―시계방향으로돌면서발,오른팔,머리,왼팔곁에서두번씩경례하십시오.
너무긴장하여다리가떨어지지않았지만,나는숨을깊이들이마시고여성호위군인이말하는대로시신곁을돌았다.돌면서허리를굽혀두번씩절했다.절하면서김일성의모습을머릿속에담아두었다.또렷하게새겨지도록눈도깜박이지않고경배하며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