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릿대 베개

조릿대 베개

$16.92
Description
일본문학의 거장 마루야 사이이치의
‘전쟁’과 ‘인간’에 대한 의미를 묻는 걸작
‘징병 기피자’의 일대기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전후문학사에서 기념할 만한 사건’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는데, 현재에 이르러서도 이 평가는 살아있다. 아니, 이 작품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징병 기피를 성공시킨 주인공 하마다 쇼키치의 스무 살부터 스물다섯 살까지 5년에 걸친 도망기를 담고 있다. 메이지 이후 징병 제도를 국가의 근간으로 삼았던 그 시대 일본에서 이 같은 일은 기적이었다.
도쿄의 의원 집 아들이었던 하마다 쇼키치는 전쟁을 반대하여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을 거스르고 스기우라 켄지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도주 생활을 시작한다. 라디오와 시계 수리공 혹은 모래 화가였던 스기우라 켄지는 도망자가 되어 항상 헌병에게 들킬까 전전긍긍하며 일본 각지를 전전한다. 국가와 사회를 적으로 돌리고 그 체제에 맨몸으로 맞선 것이다. 하마다의 적은 국가 권력이었고, 일본이 패전하면서 그 적은 붕괴되었다. 그러나 국가 권력에 반항했던 과거는 언제까지고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았고, 전쟁이 끝나고도 긴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하마다를 깊은 수렁으로 처박아 버렸다.
이처럼 이 책은 징병을 눈앞에 둔 청년들이 ‘국가란 무엇인가’를 논하는 장면을 통해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징병 기피자이자 전쟁 상황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은 이의 시선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사실을 일깨워준다.
저자

마루야사이이치

(丸谷才一,1925~2012)
소설가,문예평론가,영문학자,번역가,수필가.
주요작품으로《조릿대베개》,《한해의남은나날》,《혼자만의반란》,《가성으로불러라기미가요》,《여자의전성기》등이있다.소설외에도다수의평론ㆍ수필을발표하였으며,영문학자로서조이스의《율리시스》번역에참여했다.


수상경력

1967년가와데문화상
1972년다니자키준이치로상
1974년2010년요미우리문학상
1985년노마문예상
1988년가와바타야스나리문학상
1999년다이부츠지로상
2001년키쿠치칸상
2003년이즈미쿄카문학상
2004년아사히상
2011년문화훈장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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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스무살의평범한젊은이
국가체제에반하여징병기피자가되다

어떤집단에서다수의보수적인분위기에거스르는일은그게무엇이든위험했다.그렇기에절대로그런짓을해서는안되고,남들눈에띄는일은피해야하는게당연한사회분위기였다.그러나도쿄의의원집아들이자평범한젊은이인하마다쇼키치는전쟁에반하여,국가체제에반하여스스로도망자,즉징병기피자가되기로마음먹고실행에옮겼다.
하마다는징병기피를위해‘스기우라켄지’라는이름으로다른사람이되어도주생활을시작한다.스기우라는시계수리공이자라디오수리공이었고,또한때는모래그림화가였다.돈을벌기위해할수있는일을하며일본전역을떠돌았고,어느한곳도편히마음을붙일수가없었다.누군가자신을의심하여형사에게밀고하진않을까,헌병에게붙잡히진않을까,하는마음에항상전전긍긍했다.하마다는찬란했어야할이십대,청춘의감각대신공포와굶주림,자유를향한갈망으로점철된어두운감정으로가득차있었다.

살아남기위해도망친남자와
남겨진도망자가족의비참한인생

‘국가’라는것의목적은전쟁뿐일까?‘국민’에게있어서행복이란무엇인가?징병을눈앞에둔하마다와친구들은국가와국민,전쟁과행복에관해심도있는토론을벌인다.전쟁에대해깊이생각하던하마다는자신의징병기피의이유를네가지로나누어생각했다.첫째,전쟁그자체에대한반대,둘째,지금일어나는이전쟁에대한반대,셋째,군대에대한반대,넷째,이군대에대한반대.하마다는나가서싸워야할가치가없는이전쟁의명분문제와군대안에서일어나는부조리를견딜수가없었다.명분없는죽음이두려워서,살고싶어서평범한삶을살았을수도있던하마다는국가의반역자가되었다.
징병기피자의삶은녹록하지않았다.항상불안에떨며어느곳에도속하지못했다.그렇다면남겨진도망자가족의삶은어땠을까?사인은정확히알수없었지만,어머니는수면제과다복용으로자살했고,아버지는매년구청병무과에가서도망간아들이돌아오지않았다고보고해야했다.남동생은배속장교에게얻어맞아고막이터져귀머거리가되었다고한다.전쟁을함께겪었던여자에게떳떳할수없었고,결국헤어질수밖에없었다.이렇듯국가를등진다는일은개인의희생뿐만아니라주변인들까지피해와다짐을해야만하게하는비참한일이었다.

기적같은징병기피의성공과
거둬지지않는과거의그림자
전쟁으로인한우울은지금도계속되고있다

하마다는끝까지도망쳤고,징병기피는성공했다.이런기적이어떻게가능했는지는하마다도자신조차도알수없는일이다.그렇게전쟁에서살아남은하마다는평범한삶을사는중이었다.그러나도망자,범죄자에게감정이입을하는자신을발견했을때,하마다는다시한번과거의늪에빠지고말았다.어두운과거는지워지지않은것이다.국가를‘배신’한자는전쟁이끝난후에도자격의딜레마에빠질수밖에없었고,그것은사회생활을하는평생꼬리표처럼따라다니는일이었다.
가자·이스라엘분쟁,우크라이나전쟁등우리는지금도끊이지않는전쟁으로인한혼란의시대를살아가고있다.전쟁이란무엇인가?전쟁이남기는것은무엇인가?전쟁후국민의삶은편안할까?일본내에서전쟁을반대하는자의시선으로본전쟁,그속에서살아남은자들의이야기《조릿대베개》는전쟁이우리에게남긴것이무엇인지되짚어보게한다.또한인간의이기심을꼬집고인간성을잃지않은자의시선을통해전쟁을반대하는태도는지금이야말로우리에게필요한것이라는사실을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