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시 테라피 (양장)

사토시 테라피 (양장)

$37.00
Description
2024년 12월 3일 밤의 바보 같은 선택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3일 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억3000만원대에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이 순간적으로 8000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사건에 극도로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패닉 셀’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반대편에선 헐값에 비트코인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필사적으로 매수 버튼을 눌러댔다. 한밤중에 비트코인을 팔려는 자와 사려는 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잠시 먹통이 됐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비트코인을 판 자와 산 자 중 어느 쪽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금세 판가름났다. 비상계엄 해제 불과 몇 시간 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원상회복했고, 이튿날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은 한국 정치 경제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글로벌 자산이다. 한국의 불확실성이 극적으로 커지면 국내 주식이나 원화를 매도하고, 글로벌한 자산 또는 달러를 매수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정반대로 판단해 큰 손실을 봤다.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어쩌면 돈, 금융, 투자, 경제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던 것일 수 있다.

저자

거스쿤

저자:거스쿤
작가거스쿤은‘비트코이너’다.시카고대학에서경제학을,하버드대학에서정책학을공부했다.아주오래전,우연한기회에잡지를읽고비트코인을알게됐다.비트코인이흥미롭고이상적인기술이지만,현실적으로실현불가능한개념이라고생각했다.얼마후,친구의‘전도’로떠밀리듯생애첫비트코인을샀다.비트코인이사기는아니지만,투기라고생각했다.2015년‘블록사이즈전쟁’을지켜보며비트코인을진지하게공부하기시작했다.그리고비트코인을이해하고믿게됐다.스토리와여행을즐기고사람들에게비트코인을알리기위해노력한다.

목차


1부_피아트피아스코(FiatFiasco)
세상을바꾸는돈/문제의근원/돈을아십니까/황금시대/정글의법칙/달러의재활용/사이비종교/거대한괴물

2부_비트코인처방전(BitcoinPrescription)
동기화/순간이아닌시간/시간에숨겨진보물/가치를지키는자원/커피보다맛진대화/비트코인이라는언어/가장우월한돈/위험자산?안전자산?/격동의세월/가능한신세계/사토시의선물

3부_조용한혁명(SilentRevolution)
사악한바보들의행진/르네상스세대/우리가이겼다!

출판사 서평

당신은정말돈을알고있는가?

이책은비트코인에대한책이기이전에돈에대한책이다.돈에대한이해없이비트코인을이해할수없다.돈을깊이파헤치는이책1부의제목은‘피아트피아스코(fiatfiasco)’,우리식으로표현하자면‘법정화폐의폭망’이라고할수있다.

경제학자가아닌이상평범한사람들이돈의정의에대해고민할일은잘없다.비트코인이본격적으로주목을받기시작한2017년즈음‘돈이무엇인가’라는다소철학적(?)인논의가일었다.화폐는가치저장의수단,경제적교환의매개,사회적합의에의해수용되는단위화된지불수단등등인데,비트코인이그런자질을갖췄는지를다투는따위의논쟁이일어났다.

이책을읽고나면그런논쟁이얼마나부질없는것이었는지깨닫게된다.저자는기술의발전,국제교역의확대,전쟁,대공황,금융위기,팬데믹등굵직굵직한세계사적사건들과함께변화해온국제질서,주요강대국의통화정책,그에따라점점심화된법정화폐의부조리를방대한자료를바탕으로치밀하게서술한다.특히시간과공간이라는서로다른차원의관점에서장부와매개의분열을설명하고,그분열이점점커짐에따라깊어지는법정화폐의위기를진단하는대목에서저자만의독특한통찰이돋보인다.

시카고대학에서경제학을,하버드대학에서정책학을공부한내공에뛰어난이야기실력까지더해진덕분에여느경제서와달리전세계를무대로한흥미진진한드라마를보는듯한느낌이다.

드라마의귀결은국가총부채36조달러,연간이자비용이정부예산의16%를넘는세계초강대국미국이계속해서달러를찍어낼수밖에없는현실,세계적으로불가피한인플레이션,더욱심해질수밖에없는빈부격차와불평등이다.

역사적국제질서의맥락을이해해야우리에게익숙한돈이결코중립적이지않다는사실을깨닫게되고,비트코인이등장한맥락을이해하게된다.그래야다시미국대통령이된도널드트럼프가정부차원에서비트코인을전략자산으로보유하려는이유를,백악관과내각의요직에비트코인열혈지지자들을대거심어둔이유를이해할수있다.

비트코인이라는발명품을제대로이해하려면

비트코인을소개하는많은책들은사토시나카모토가쓴9쪽짜리비트코인백서를최대한쉽게설명하려고애쓴다.비트코인이언제얼마까지오를테니빨리사라는류의책에비하면야훨씬의미가있지만,그런접근법으로는비트코인이작동하는기술적메커니즘에대한이해이상을얻기힘들다.

이책의단연빼어난미덕은비트코인의본질적요소들의의미를고차원적으로개념화하고,독창적이면서도체계적으로해석해내는데있다.이것이이책을이제껏출판된모든비트코인관련서적과차별화하는가장중요한요소다.

예컨대작가는뜬금없이화가르네마그리트의작품을보여준다.담배파이프를그려놓고그밑에“이것은파이프가아니다”라고써놓은작품이다.그림은그림일뿐진짜파이프가아니라는뜻이다.지도가영토가아닌것과마찬가지이고,법정화폐에서장부가지폐가아닌것과마찬가지다.반면비트코인에서는장부가곧돈이다.장부와매개의‘동기화’는기존법정화폐의치명적결함을극복한다.
이처럼작가는예술,물리학,언어학등다양한학문을바탕으로‘비트코인의고유한시간’,‘시공간이동에가치손실이전혀없는에너지로서의비트코인’과같은의미들을설명해낸다.지적이고창의적이고체계적인해석덕분에비트코인이라는발명품의위대함을비로소온전히이해할수있다.

이책제목이‘사토시테라피’인이유는비트코인치료사(?)거스쿤과평범한Z세대청년의상담치료형식을취하기때문이다.일방적인강의가아니라두사람이나누는대화로쓰여진덕분에자칫어려울수있는내용도쉽게읽힌다는건이책의또다른미덕이다.

비트코인을결제수단으로채택한다크웹장터실크로드에대한미국정부의탄압,비트코인진영내에서벌어진내전이라고할수있는‘블록사이즈전쟁’,샘뱅크먼프리드의FTX사태등비트코인이지난16년사이에이겨낸거센도전에대한이야기역시흥미진진하다.

이미많이알려진비트코인첫번째블록에새겨진신문기사외에도비트코인백서가공개된날짜,사토시나카모토의생일등에숨겨진수수께끼도이책에서접할수있는쏠쏠한재미다.

윤석열이라는치명적‘단일장애점’이주는교훈

비트코인은역사상가장빠른기간내에시가총액1조달러를돌파한자산이다.12년이걸렸다.페이스북은17년,테슬라는18년,구글은22년,아마존은24년,엔비디아는31년,아람코는86년,금은수천년이걸렸다.

2024년초미국증권거래위원회는비트코인현물ETF(상장지수펀드)를승인했고,이ETF상품는역사상가장빠른속도로성장한ETF상품이라는기록을세웠다.하지만한국정부는비트코인ETF판매와중개를금지했다.비트코인을국가전략자산으로비축하겠다는사람이미국대통령이됐지만,한국에서비트코인ETF금지는아직도유효하다.

오래돼익숙한것의문제를인정하고새로운것을받아들이는것은쉽지않은일이다.하지만익숙한것의문제가극단적으로드러나는순간은새로운개념을유연하게받아들일수있는기회가될수있다.
윤석열내란은한국의정치체제가최소한얼마만큼은안정적이라는우리의익숙한믿음을산산조각냈다.한국경제는한치앞도내다볼수없는불확실성에빠졌다.친위쿠데타가일어날수있는국가라면,자유로운경제활동과사유재산역시언제든지위협받을수있는국가다.이것이윤석열이전세계에확인시킨‘코리아디스카운트’의현실이다.

무능하고무책임한최고권력자는국가적으로치명적인‘단일장애점(singlepointoffailure)라는현실을모든국민이목도했다.이런단일장애점문제를해결하기위해만들어진게비트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