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

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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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청년의 소진, 살림과 살생, 소망과 체념
생의 주기마다 닥쳐오는 우리들의 이야기
〈드림래더〉는 “우리 시은이, 실망이다”라는 길들이는 말로 시작해, 기대-실망-재기대의 고리에 청년을 묶어 두는 한국식 돌봄·정치의 장치를 파헤친다. 박수와 사진 뒤에 숨은 ‘공짜 노동’의 역설을 드러내며, “누굴 위해, 누가 무엇을 닦고 있나”라는 질문을 남긴다.

〈도마 위의 생〉은 부엌에서 펼쳐진 분류의 흔들림을 따라간다. 물고기/생선, 치킨/헨… 식(食)을 위해 생(生)을 가르는 이름 붙이기의 폭력이 어떻게 일상으로 스며드는지, 그리고 타인의 온기를 빼앗던 폭력의 촉각이 ‘살림하는 손’의 첫 살생과 닮아 있음을 전율처럼 포착한다. “살림은 어디까지가 살생과 분리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독자의 손을 멈추게 한다.

〈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는 쉰일곱 이진의 작은 반지에서 출발한다. 사치가 아니라 “나도 값어치가 있다”는 자기 허락의 표식. 그러나 정년 없는 가게, 집으로 되돌아온 노동, 장갑 한 켤레가 덧씌우는 의무 속에서 중장년 여성의 욕망은 쉽게 ‘소모품’으로 환원된다. 값(price)과 값어치(value)의 간극, 그리고 “노년의 욕망은 죄인가”라는 사회의 물음에 맞서는 한 사람의 체온을 섬세하게 지켜낸다.

이 소설집의 미덕은 크고 급한 구호 대신, 손의 기억과 냄새의 층위로 삶의 진실에 다가서는 태도다. 사다리-칼끝-반지로 이어지는 상징의 고리는 ‘누군가를 올리고, 무엇을 끊고, 무엇을 잇는’ 우리의 매일을 비춘다. 읽다 보면 과거의 못난 나와 지금의 모난 내가 겹쳐지고, 끝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 욕망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이 조용히 남는다.
감정의 진폭은 묵직하지만 문장은 단단하고 맑다. 예측 불허의 전개 끝에 도착하는 것은 거창한 구원이 아니라, 삶을 버티게 하는 손의 온기다. 책을 덮고도 오래, 독자는 자신의 사다리와 칼끝, 그리고 하나의 작은 반지를 쓰다듬게 될 것이다.
저자

채도운

1992년생.자격증,이력,경력,전문성,돈,재능등모든게애매한인간.무난하게라도살고싶어열심히공부하다마침내공공기관입사에성공했다.하지만힘겹게4년을버티고퇴사,나고자란진주에서무작정카페를열었다.그게온통애매하기만한본인이할수있는일이라여겼다.주인을닮아서일까?카페도애매하다.카페인가,서점인가,마을회관인가.그럼에도불구하고애매함이주는힘을믿기에,이공간을방문해주는손님,친구들,가족과함께하루하루를충실히잘살아내고있다.애매한인간의카페창업기를브런치에연재하다가밀리의서재에서『엄마가카페에서때수건을팔라고하셨어』전자책을출간했다.오늘도진주에서카페&서점‘보틀북스’를애매하게운영중이다.

https://brunch.co.kr/@aemae-human

목차

-드림래더
-도마위의생
-이진의삶은이지하지않다
-추천사
·안규철(예술가,『사물의뒷모습』저자)
·몬스테라(서울동부지방법원변호사,「국선변호인이만난사람들」저자)
-서평/익명의독자로부터
-에세이/진상(眞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안규철(예술가,「사물의뒷모습」저자)추천
몬스테라(서울동부지방법원변호사,「국선변호인이만난사람들」저자)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