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카프카 씨 : 카프카 서거 100주기 기념 앤솔러지 (양장)

메리 크리스마스, 카프카 씨 : 카프카 서거 100주기 기념 앤솔러지 (양장)

$17.00
Description
“카프카 씨, 당신의 그곳은 빛나는 지옥인가요,
차가운 천국인가요?”
2024년 한국의 겨울,
100년 전 세상을 떠난 카프카의 숨결이 살아 있다고?
카프카의 후예들이 창조한 이곳, 우리만의 카프카 새로 쓰기
「메리 크리스마스, 카프카 씨」가 초대하는
네 가지 독특한 빛깔의 연하장

저자

한유주,김태용,민병훈,김채원

저자:한유주
2003년단편소설「달로」로「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달로」,「얼음의책」,「나의왼손은왕,오른손은왕의필경사」,「연대기」,장편소설「불가능한동화」,중편소설「우리가세계에기입될때」,「숨」을출간했다.

저자:김태용
2005년「세계의문학」봄호에단편「오른쪽에서세번째집」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풀밭위의돼지」,「포주이야기」,「음악이전의책」,「확장소설」,장편소설「숨김없이남김없이」,「벌거숭이들」,「러브노이즈」가있다.

저자:민병훈
2015년「문예중앙」에단편소설「버티고vertigo」가당선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재구성」,「겨울에대한감각」,장편소설「달력뒤에쓴유서」가있다.

저자:김채원
2022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현관은수국뒤에있다」가당선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기획의말카프카와아이들ㆍ5

암담한유주ㆍ11
카프카씨,영화관에서울다김태용ㆍ51
예언자의꿈민병훈ㆍ97
더블김채원ㆍ137

추천의글ㆍ175
카프카연보ㆍ189

출판사 서평

“카프카씨,당신의그곳은빛나는지옥인가요,
차가운천국인가요?”

카프카서거100주년,2024년마지막을장식하는
카프카에바치는가장독특한헌사
인도의여행자,극장의시인,기차와다리의실종자,오래된이층집의고독한남자…
크리스마스트리처럼반짝이는이야기
숨은그림찾기처럼매혹적인카프카의흔적을찾는재미
백년동안의겨울을지나고도착한
이토록낯설고아름다운꿈의해석

카프카서거100주년이저물어가는2024년12월,카프카에관한가장독창적인애도의소설4편이도착했다.첨예한실험정신과문학성으로일가를이룬중견소설가(한유주,김태용)와그뒤를잇는젊은소설가(민병훈,김채원)4인은자신들이읽은카프카를제사(題詞)로삼아크리스마스트리처럼다채로운빛깔을뽐낸다.

카프카의단편「시골의결혼준비」(한유주),1913년11월20일서른살때일기(김태용),단편「다리」(민병훈),단편「공동체」(김채원)에서출발한네소설은짙은먼지가자욱한인도의거리와프라하의극장,기차와숲의동굴,다리와석재로된박공지붕의오래된이층집을경유하며100년후,한국어로쓰인새로운카프카의숨결을창조한다.

카프카는100년전에도,100년후에도,어쩌면또다른100년이지난후에도현재형이다.“100년동안의카프카가이어져온데에는네편의소설같은해석과해설의힘이있었기”(박혜진)때문이다.“카프카의역사는카프카를지켜온독자들의역사”(박혜진)이기때문이다.「메리크리스마스,카프카씨」는100년의겨울동안이어져온카프카에대한수많은헌사와변주의가장새로운목소리이자2024년서거100주년을마무리하는가장아름답고독특한연하장이될것이다.

불멸의작가에게바치는‘난처한’헌사

1924년6월3일카프카가죽었다.카프카는평생아버지에대한트라우마에시달렸음에도아이러니하게아버지곁에묻혔고,그의무덤에비문은따로없다.그러나사후카프카의문학은현대소설의가장높은봉우리에있다.수많은작가가변주했고,기념했고,애도했다.카프카는“죽은작가이고죽지않은작가이며죽지못한작가”(한유주「암담」)이다.

카프카를읽는다는것은꿈을꾸는것이고,꿈을현실로바라보는것이고,현실을꿈으로해석하는것이다.우연한상황에빠져들고,허구의미로속을헤매는것이다.그리고난처한표정에익숙해지는것이다.
카프카의방혹은카프카의밤에모인소설들이카프카의얼굴을한번이라도들여다본독자들을난처하게만들면좋겠다고이야기하는「메리크리스마스,카프카씨」는난처함끝에긍정의미소를지으며다시카프카의글과얼굴로돌아가는미로같은여행으로안내한다.

난처한,그러나매혹적인네개의미로.

「메리크리스마스,카프카씨」에등장하는인도의여행자,극장의시인,기차와다리의실종자,오래된이층집의고독한남자…의공통점은‘카프카스러운’성격이다.먼지가자욱한인도의거리와프라하의극장,기차와숲의동굴,다리와석재로된박공지붕의오래된이층집을경유하는네소설은때론달콤한꿈처럼,악몽처럼새로운감각의세계로안내한다.

한유주의「암담」은“소수언어로글을쓰는작가”의인도여행을그린다.미세먼지로뒤덮인뉴델리,마스크를써야하는뿌연여정이꿈의미로를헤매듯기묘하고아름다운여정이펼쳐진다.캡슐호텔의작은구멍에는거인이살고있을지도모르고,노란색과연두색의냄새를풍기는기묘한탐식이펼쳐진다.“카프카가단식술사의몰락에대한이야기를통해부정성으로서의예술의종언을예고했다면,한유주는먹방이유행하는이시대에부조리하게도하필이면인도에서벌어지는부단식술쇼(끝없는식탐을현시하는쇼)를통해카프카의단식술에담긴부정의정신을역설적으로소환”(김태환)하는것이다.

김태용의「카프카씨,영화관에서울다」는“카프카는극장에서왜울었을까?”하는이질문에서시작한다.카프카의힌트로가득하며역사와상상,프로이트와괴테등실존인물과가상인물이흑백영화와색채영화처럼뒤섞인실험적인이야기는문학에대한찬사이자다양한문화에대한헌사이기도하다.“영화관과관련된카프카의전기적일화에서출발한김태용의작품에서는카프카자신과카프카소설의주인공요제프K와김태용자신의주인공(시인)이혼융되며,영화관에서상영되는영화자막에잡음과도같이자신의시를노출시키기를꿈꾸던시인의죽음은-그죽음은이감옥같은세계에서의탈출을의미한다-요제프K의최후를연상시킨다.”(김태환)무엇보다가상의인물인시인요제프가영화관에서“짧은머리에왼쪽귀가쫑긋서있는”카프카와조우하는장면은백미이다.

민태용의「다리」는카프카의단두페이지단편에서착안한소설이다.주인공이다리를찾아가는여정이미로처럼펼쳐지는소설에는서커스단,강물에떠내려오는넝마입은남자,덫에걸린조난자…가주인공이어린시절의사인아버지의진료실에앉아바라볼수밖에없던환자들의상처난부위처럼읽는오감을일깨운다.“민병훈에게문학을한다는것은GPS가세계의구석구석을밝혀주고있는시대에지도에없는소설속의다리를찾아나서는일로나타나는”(김태환)것이다.

김채원의「더불」은석재로된박공지붕을얹은오래된이층집에세든여섯번째남자의이야기를담고있다.아내가죽고두딸과떨어져혼자가된것으로짐작되는남자는자신을업고달리다다리를절게돼“다치지않고싶지않다는마음이이만큼다치게했다는사실을이해할수”없다.“자의적이고폭력적인배제를통해작동하는공동체에관한카프카의우화에서김채원은바로배제되어홀로된자에게만주어질궁극적인구원의가능성을읽어.”(김태환)내는「더블」은자신의손이자신의손을맞잡는아름다운장면으로마무리된다.

수은방울같은눈이내리는크리스마스선물

네작품에는우연인지필연인지‘수은방울’이등장한다.한겨울에수은방울처럼내리는눈처럼한국어의새로운리듬을때론차갑게때론뜨겁게펼쳐낸다.「메리크리스마스,카프카씨」는카프카의숨결을숨은그림찾기처럼찾아보는재미도쏠쏠하지만무엇보다네가지다채로운빛깔로오늘의카프카를자임하는네작가가창조한새로운인물,문체,배경의새로운대륙을발견하는의미와재미가더욱크다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