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우리시 시인선 84) (위인한 시집)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우리시 시인선 84) (위인한 시집)

$12.22
Description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은 용접사이자 시인인 위인환의 첫 번째 시집이며, 그가 그리는 삶의 풍경집이다. 1부 〈이팝나무〉에 18편, 2부 〈장마〉에 17편, 3부 〈티끌〉에 17편, 4부 〈친구의 지갑〉에 19편 등 총 71편의 시가 실려 있다.
위인환 시인의 시집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은 하루아침에 피어나는 꽃처럼 순간의 감동을 전달하되,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은 흙 속에 박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위인환 시인은 “독자와 시인의 마음이 껌딱지처럼 이어지길” 바란다고 고백하며, 활어처럼 팔딱거리는, 생생한 시를 추구한다.
위인환 시인의 시집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은 ‘노동, 아픔, 자연’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미학을 구축한다. 시집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을 통해 본 위인환 시인의 시 세계는 현실의 거친 풍경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일어나는 미적 순간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내는 데에서 빛난다. 가난과 노동의 고통을 소재로 삼되, 그것을 단순한 고발의 차원을 넘어 예술적 상상력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그의 시가 지닌 가장 큰 힘이다. 이 시집의 특징은 크게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시집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에서는 노동의 신성화와 일상의 시학이 두드러진다. 위인환의 시에서 노동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적 조건으로 다뤄진다. 막노동, 용접, 빚과 같은 소재가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이는 단순한 현실 고발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노동의 현장을 신체적·정신적 경험의 장으로 승격시킨다. 예를 들어, 노동의 흔적이 신체에 각인되는 과정을 “철근처럼 야물어진 손”과 같은 이미지로 형상화하면서, 노동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 안에서 빛나는 인간적 존엄을 발견한다. 이는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전환하는 변증법적 시선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은 ‘자연 이미지를 통한 고통의 승화’가 특징적이다. 이 시집에서 꽃, 별, 불꽃, 귀뚜라미 소리 같은 자연 요소는 노동의 현실과 대비되거나 결합하며 ‘삶의 비의미를 의미로 채우는 장치’로 작용한다. 특히 불꽃을 “찰나꽃”이라 명명하거나, 가난한 삶 속에서 피어나는 이팝나무 꽃을 노동자의 운명과 겹쳐 보는 상상력은, 덧없는 순간을 영원한 예술로 응고凝固시키는 시적 전략이다. 이는 ‘일상의 비극을 숭고함으로 전환’하는 위인환 시인의 시학을 잘 보여준다.
셋째, 『만 번의 그리움 속 터지는 봄』은 ‘순간의 미학과 저항적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그의 시에서 아름다움은 항상 ‘덧없지만 강렬한 순간’으로 포착된다. 용접의 불꽃, 지는 동백꽃, 귀뚜라미의 울음 같은 소재들은 모두 일시적이지만, 그 순간들이 지닌 강렬함을 통해 삶의 고통을 초월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는 현실의 무게를 견디는 시적 저항이자, 삶의 비의미 속에서 의미를 찾는 인간적 투쟁의 기록이다.
결론적으로, 이 시집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예술적 언어로 승화한 사례다. 그는 노동의 현장을 단순한 고통의 공간이 아니라 미적 경험이 일어나는 장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문학이 현실을 어떻게 견디고 초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시에서 아픔은 결국 꽃이 되고, 불꽃은 별이 된다. 이는 고통을 예술로, 일상을 시로 바꾸는 위인환 시의 핵심적 가치라 할 수 있다. 이 시집은 노동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사람, 일상의 소소한 풍경을 시적 이미지로 만끽하고자 하는 사람,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