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본문부분]
성경은한권의책이지만,그안에는하나의세계가담겨있다.그세계는관념이아니라실제의땅위에펼쳐진역사이며,사람들의삶이지나간자리이다.길이있었고,도시가있었으며,제국의경계와충돌이있었다.그리고그한가운데에서하나님과인간의이야기가기록되었다.이스라엘은그세계의중심에놓여있지만고립된중심이아니다.동쪽의메소포타미아,남쪽의이집트,서쪽의지중해세계를잇는길목에자리한이땅은언제나제국과문명이교차하는자리였다.성경의사건들은바로이공간속에서전개되었고,그흐름은역사와지리속에서이해될때비로소분명해진다.
이책은성경을‘지도위에서’읽도록안내한다.성경의주요사건들을지리적위치와이동경로속에배치하고,도시와길,제국의경계를따라그흐름을다시그려낸다.지도는단순한참고자료가아니라,성경을이해하기위한하나의해석의틀이된다.지도를따라성경을읽을때,사건은방향을갖고인물의선택은공간속에서의미를드러낸다.출애굽의길,가나안정복의흐름,왕국의분열과이동,그리고복음이제국의길을따라확장되는과정까지,성경의이야기는지도위에서하나의역사로연결된다.이책은성경을이해하는또하나의방법을제시하는것이아니라,성경을읽는자리를새롭게바꾸는지도이다.독자는이지도를따라성경의세계안으로들어가며,그길위에서말씀을보다선명하게만나게된다.
[서문]
성경은한권의책이지만그안에는하나의세계가담겨있다.그세계는추상적인사상의영역이아니라실제의땅위에전개된역사이며사람들이살아간삶의자리이다.그땅에는길이있었고도시가형성되었으며제국의경계와충돌이이어졌다.그모든자리한가운데에서하나님과인간의사건이기록되었다.성경을읽는다는것은문자와문장을따라가는일을넘어그사건이일어난세계속으로들어가는일이다.
이스라엘은그세계의중심에놓여있다.그러나그중심은닫힌중심이아니다.동쪽에는메소포타미아의거대한문명권이자리하고있었고남쪽에는이집트가있었으며서쪽으로는지중해를따라그리스와로마제국이이어졌다.이스라엘은이거대한세계들을연결하는교차지점에위치했다.이지정학적조건은이스라엘의역사를규정했고성경의사건들이전개되는방식에도깊은흔적을남겼다.침입과지배,동맹과갈등,포로와귀환의반복은이땅의위치에서비롯되었다.그러나그모든역사속에서이스라엘은자신을제국의주변부로만이해하지않았다.하나님과의관계속에서자신을해석하고역사속사건들을신앙의언어로다시읽어낸공동체였다.
이책은바로그지점에서출발한다.성경을이해하기위해우리는질문해야한다.왜아브라함은강을건너야했는가,왜이스라엘은광야를통과해야했는가,왜다윗은예루살렘을선택했는가,왜예수는갈릴리에서사역을시작했는가,왜바울은길위에서복음을전해야했는가.이질문들은사건의배경을묻는수준에머물지않는다.그사건을형성한공간의구조와그구조가만들어낸역사적방향을묻는질문이다.성경의사건은언제나특정한장소에서일어나며그장소의조건은사건의의미를규정하고그전개를제한하며동시에가능하게한다.
성경의주요장면들을따라가보면공간은결코중립적인배경으로머물지않는다.족장들의이동은유목경로와물의분포그리고국제교통로와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아브라함의이동은단순한이주가아니라고대근동의문명권을가로지르는길위에서이루어진선택이었다.출애굽은광야라는환경속에서공동체가재구성되는과정을보여준다.결핍과이동이반복되는공간속에서이스라엘은자신들의정체성을새롭게형성해간다.가나안정복역시지형을떠나서는이해될수없다.중앙산지와해안평야,요단계곡과네게브광야는각각다른전략을요구하며이지리적조건은정복의방향과속도를결정짓는다.왕국시대에들어서면도시의위치와교통로의통제는정치권력의핵심요소가된다.다윗이예루살렘을선택한이유역시신학적상징성만이아니라북과남을연결하고외부세력으로부터상대적으로독립적인지리적조건과깊이연결되어있다.
신약성경으로넘어가면이구조는더욱분명해진다.예수의사역은중심에서시작되지않는다.갈릴리라는주변부,다양한문화와민족이교차하는공간에서시작되어점차예루살렘이라는종교적중심으로향한다.이이동은메시지의확장과충돌을드러내는흐름이다.이후바울의선교는로마제국의도로망과도시체계를따라전개된다.주요도시와항구그리고상업과행정의중심지를따라복음이확산되는모습은복음이특정지역에머무르지않고세계로확장되는구조를보여준다.이처럼성경의역사는시간의흐름만으로설명되지않는다.공간의구조가사건의방향을결정하고지리적조건이역사적결과를형성한다.따라서성경을이해하기위해서는시간과공간을분리해서가아니라하나의통합된틀속에서파악해야한다.
이책은이러한관점에서성경을다시읽는다.성경의내용을서술하는데머무르지않고각사건이일어난장소와그장소의지리적특징그리고그와연결된역사적흐름을함께제시한다.이를통해독자는성경을추상적인신앙의텍스트로접하는것이아니라실제공간위에서전개된역사로이해하게된다.지명하나,길하나,도시하나는모두그자체로의미를지니며서로연결되어하나의구조를형성한다.
오늘우리는지도없이도길을찾을수있는시대를살고있다.그러나성경을읽을때는오히려방향을잃어버리기쉽다.장소에대한이해가사라질때사건은단편적으로남고역사적맥락이희미해질때신앙은관념속에머무르게된다.성경의땅을다시이해하는일은새로운정보를더하는작업을넘어이미기록된말씀을그자리위에서다시읽는작업이다.
이책은독자를그자리로이끈다.아브라함이걸었던길을따라가고모세가지나간광야를지나며다윗이바라보았던예루살렘을마주하고예수께서걸으셨던갈릴리의길을따라걷게한다.그리고그여정의끝에서바울이경험했던것처럼복음이한지역과민족을넘어세계로확장되는흐름을보게한다.성경은언제나특정한땅위에서기록되었고그땅을따라확장되었다.이책은그구조를따라성경을다시보게하는지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