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그린이에게

숲을 그린이에게

$13.50
Description
초등 국어 교과서 수록작 《우주 호텔》에 이은 유순희 작가 신작
초록이 지닌 생명력으로 마음 구석구석을 물들이는 이야기
액자 속 그림이 갈아 끼워지듯 짤막하게 읽히는 그린이의 에피소드들이 마치 한 통의 편지처럼 엄마에게, 독자에게 전해지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밤, 샛별빌라 3층에서 그린이가 창밖을 내다본다. 밖은 이미 캄캄한데 일하러 간 엄마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화해도 받지 않고,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된다. 전봇대 갓등 아래로 떨어지는 가느다란 비를 바라보다 고개를 떨구니, 어느새 왔는지 엄마가 1층 세차장 문턱에 앉아 있는 게 보인다. 후다닥 1층까지 내려갔는데, 울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발견한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그린이는 엄마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석 달 전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그린이도 먼 산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았다. 그때 숲이 눈에 들어왔고, 숲은 그린이의 눈길을 받아 주었다. 다행히 그린이가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숲을 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숲은 여전히 그린이에게 너른 품을 내어 주었고, 물음표를 던지면 스스로 답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놀이터였다.

엄마의 작고 쓸쓸한 뒷모습을 본 오늘, 울고 있는 엄마를 마주한 지금, 그린이는 엄마에게 아주 중요하고 대단한 말을 해 주고 싶어졌다.
저자

유순희

어릴때부터다락방에서책읽고글쓰기를좋아했고,서울예술대학교에서문예창작을공부했다.『순희네집』으로MBC창작동화대상을,『지우개따먹기법칙』으로푸른문학상을받았다.쓴책으로『진짜백설공주는누구인가』,『박지민이안그랬대』,『뚱보개광칠이』,『우리들의비밀클럽』,『명숙이의숙제』,『왕주먹대말주먹』등이있으며,『우주호텔』과『지우개따먹기법칙』은초등학교국어교과서에실렸다.어린이의꿈에작은힘이라도보태고싶은마음으로한줄,한줄진심을다해글을쓰려노력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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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엄마같지않은엄마?작고여린듯싶지만깊은사랑을느끼게해주는엄마

이동화의원고를처음읽을때,그린이의엄마를보면서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엄마들과는조금다르다고느꼈다.미안한표현이될수있겠는데‘엄마같지않은엄마’였다.대개‘엄마’라고하면우리는강인한이미지,아이를위해무엇이든다해내는사람을떠올리곤한다.무섭고두려운것앞에서도아이를위해서는아닌척,강한척을해야하는게엄마의숙명이라고여기는사람들이많아서일까?어쨌거나우리는엄마라는그늘아래에서그덕을보고자라난존재들이다.그러는사이,엄마는모름지기강해야한다는당위를만들어왔는지도모른다.하지만세상의모든엄마들이강할까?어떤일에도잘견디고,대처능력이뛰어나야좋은엄마가될수있는건지물음을던진다면다양한답이돌아올것같다.그린이의엄마는의지할곳하나없는환경에서그린이와자신을지켜내느라안간힘을쓰고있었다.비록무엇이든척척해내는엄마는아니지만그린이의말한마디에온전히귀를기울이고엄마의따스한사랑이그대로전해질수있게꽉안아주는엄마였다.덕분에그린이는엄마의사랑을충분히느끼며조금씩성장해간다.아이에게어떠한위험도닥치지않도록앞길을열어주는것보다정말중요한역할이무엇인지생각해보게했다.세상모든관계에서일방적인것은없다.서로가영향을주고받는다.그러니부모나어른이라고해서모든걸해결해주려고애쓸필요는없는것이다.아이가하나의주체로서단단하게설수있도록지지해주고기다려주는게어떨까.그린이의엄마는겉보기에보통의엄마들처럼강인하지않다.어떤면에서는아이의보호를받고있는것처럼보인다.하지만그린이와엄마사이에는보이지않는관계의힘이존재한다고믿는다.서로에게단단한기둥이되어줄그런힘말이다.예전과비교하면각가정의자녀수가줄었고,아이의독립이늦어지면서부모와아이의관계가더욱긴밀해지는느낌을받는다.그러다보니어느때는어른이아이의삶에지나치게개입하기도하고,거꾸로아이에게심리적으로의지하는상황이펼쳐지기도한다.이렇게요즘우리가경험하게되는관계의한부분이그린이와엄마의모습을보면서오버랩되었고,다양한생각을하게만들었다.독자들이이책을보면서어떤생각을하게될지모르지만,내가누군가와어떤관계를맺고있든서로가서로에게힘이되어주면참좋겠다.

초록의생명력으로숲이주는치유와포용의힘을그려내는아이

흔치않은주인공이름이어디에서왔을까를떠올리는순간,책의주요한배경이숲이기때문일거라는생각이들었다.숲은초록을연상시키고,초록을영어로표현하면그린(green)이니까.그린이가숲과만나고,친구가되고,숲으로걸어들어가무언가를느끼고치유받는과정들이소중하게느껴졌다.불멍,물멍처럼숲멍을하고있으면얼마나좋을까잠시딴생각도해보았다.숲속을걷고있으면초록이만들어내는향기를들이마시고산새지저귀는소리,나뭇잎바스락대는소리,시냇물흐르는소리에귀를기울이게된다.그리고나도모르는사이자연속으로스며드는나를발견하곤한다.설명할수없는자연의힘이라는게바로이런것이아닐까싶다.그런데그린이의이름은읽을수록초록의의미만담고있는게아니었다.숲에서청설모와우연히만난뒤엄마를떠올리고,엄마를이해하게되고,즐거운만남을그림으로표현했다.이후에도그린이는숲에서마주하는단상과느낌을머릿속으로,종이위로계속해서그려내고있었다.어린나이에단단해보이는그린이가퍽대견하면서도이아이의어깨가무겁게느껴져안타깝기도했는데,그림을그리는그린이가행복해보여서마음이놓이기도했다.

심플한액자에그림이갈아끼워지듯다양한상상을일깨우는동화

그린이는퇴근이늦어지는엄마를기다렸고,울고있는엄마를발견했고,엄마와함께숲으로걸어가희망품은숲의기운을느꼈다.이야기의줄기는이렇듯간단하다.그런데중간중간엮어져있는에피소드들이이야기의풍성함을더해주었다.그린이네집이야기,그린이의학교생활,그린이가숲에서관찰하고느낀것들이엄마와의대화속에녹아들면서마치심플한액자에다양한그림들이갈아끼워지는모습을떠올리게했다.각각의장면으로각인된이야기들은마치한편의편지처럼이어져엄마에게전해지고,그린이와엄마의이야기는다시독자들에게편지처럼다가갈것이다.책장을넘기면서마주하는그림들은구체적인장면을포착한표현도있지만,이야기와함께마음속의숲을거닐면서펼쳐지는생각이그림으로옮겨진것들도많았다.텍스트없이그림으로만이루어진두개의장면에서특히그랬는데,작가들과의교감혹은독자적인상상이충분히일어날수있는부분으로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