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새벽, 뿌리와 뿌리가 서로를 더듬어 어둠 속에서 깨어날 시간이 되면 마음에서 딸랑딸랑 종소리가 나고, 몸이 살짝 가벼워지는 기분에 사로잡히거나, 나뭇잎이 바스락대며 서로의 등과 옆구리를 긁어주는 정다운 소리, 다람쥐가 도토리를 물고 달아나는 소리, 혹은 나무 그림자가 가만가만 내 얼굴을 더듬을 때의 간지러운 행복감, 놀랄 만큼 정교한 물결 무늬를 조각한 신전의 기둥처럼 곧은 선이 주는 안도감, 단지 키가 커서가 아니라 뭔가 우러러 보게 하는 어떤 힘, 고요하지만 고요하지 않는, 맑고 빛나는 정적, 그 숲에는 춤추는 나무가 있고 노래하는 나무가 있고 책 읽어주는 나무가 있다. 나는 숲이 주는 이런 작은 소란들을 사랑한다.
숲을 거닐다 : 숲이 들려주는 위로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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