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례기 (방영웅 장편소설)

분례기 (방영웅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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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똥례를 낳을 무렵 석서방댁은 변소를 자주 드나들었다.
드나들다 똥례를 변소 바닥에 낳아놓았다.
그러나 그곳에 한무더기의 똥이 쌓여 있었고 갓난애는 그 위에서 울고 있었다.
방정도 맞다.
똥독에 빠질 뻔한 것을 픽 쓰러지며 낳아놓은 곳이 바로 똥 위였으니.

“암, 정성을 들여야지.
난 너를 똥 위다 놓았지만 말여, 똥독에 빠치지 않은 것만두 큰 다행이여.
그러기만 됐어봐라. 어떻게 됐것냐.
다 삼신님의 덕분이여, 덕분이구 말구…….”

한국민족민중문학 작가 고(故)방영웅의 1967년 데뷔 장편소설 『분례기』 소설
은 27년 만에 아카이브시리즈로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분례기는 1967년에 『창작과 비평』(여름호~겨울호) 3회에 걸쳐 연재된 후, 1968년 홍익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 마지막 1997년 친정인 창비에서 재출간 후 절판되었다. 현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된 소설이 되었다. 소설 『분례기』는 1940년대 후반 충남 예산을 무대로 ‘똥례’라는 한 여인의 숙명적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인 똥례와 함께 나무꾼 용팔과 영철을 비롯해 석서방댁, 노랑녀, 봉순이와 같이 작중 인물들이 살아 있는 생동감을 자아낸다. 샌드위치맨 콩조지와 기생 미친년 옥화는 당장이라도 활자밖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강한 개성을 발산한다. 소설은 그 시절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전형적인 토속적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분례기』 소설은 1940년대 후반의 농촌의 풍습들이 풍속도처럼 그려질 뿐만 아니라 수철리의 자연 모습, 영철의 노름 장면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된다. 충남 내륙 지방의 ‘-해여’ , ‘- 해유’ , ‘- 한디야’등의 체로 끝나는 사투리, 속담, 민요 또한 능청스럽게 보여준다. “머리 꼬리는 쥐꼬리만 한 떠꺼머리총각” “ 과부 순정두 발빛에 배꽃 , “방구, 방구 방구타령” 등 지역민요가 현장에서 육성이 들리는 듯 읽혀진다. 똥 위에서 태어났다고 ‘똥례’라고 불리는 분례의 이름처럼 가난하고 천한 인간들이 비천하면서도 비천함조차 깨닫지 못한 채 운명에 맡겨 체념적 삶을 살아가는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이다. 1967년 『분례기』 소설이 연재되었을 당시 신생 계간지인 『창작과 비평』 이 매진 사태로 이어질 정도로 문단에서 떠들썩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장기간 베스트셀러로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연극으로도 재연 되어 인기를 끌었다
영화 이순재, 윤정희 주연의 『분례기』 는 1971년 제10회 대종상에서 12개 부분 수상받았다. 1970년대 유신 시절 토속적이고 휴머니즘적이며 농촌의 삶이 지나치고 가난하고 원시적으로 표현되었다는 이유로 시상식 당일 작품상이 취소되는 사태까지 있었다. 또한, 1992년 SBS 창설 기념 특집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며, 배우 신영진, 윤여정, 윤문식, 양금석 등이 출연하여 큰 인기였다. 세계적인 배우 윤여정 씨가 이 드라마로 1992년 한국방송대상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내용 요약 』
어머니 석서방댁이 변소에서 낳았다 하여 똥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분례는 먼 친척인 용팔이와 함께 나무를 하러 다니다 그에게 겁탈을 당한다. 그녀는 같은 동네 친구 봉순이가 혼인을 앞두고 겁탈을 당하고는 목을 맨 것을 보고 자신도 죽으려 하나 용팔의 만류에 마음을 돌려먹는다. 노름꾼인 똥례의 아버지 석서방은 전문적인 노름꾼인 영철의 어머니 노랑녀의 구슬림에 넘어가 똥례를 영철에게 주기로 한다. 똥례는 혼인만도 네 번이나 했던 영철에게 자신도 헌것이라는 자책 속에서 시집을 가지만 영철은 그녀를 돌보기는커녕 노름에 열중할 뿐이다. 똥례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만 벗어날 길이 없다. 어느 날 영철은 노름판에서 큰돈을 따 돌아오지만 허탈감에 빠져 다시 노름에 빠진다. 생사를 건 판을 이기기 위하여 맡겼던 돈을 가지러 온 영철에게 똥례는 죽을 지경으로 얻어맞고서야 그것을 내주지만, 돈을 몽땅 잃고 좌절감에 빠진 영철에게 서방질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쫓겨난다. 그녀는 과수원에서 겁탈을 당하면서 집으로 돌아오지만 실성하여 집을 떠나고 만다
저자

방영웅

方榮雄

방영웅 작가는 1942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나서 중학교까지 살았다. 서울에 올라와서 정지용, 김유정 같은 뛰어난 문인들을 배출한 휘문고등학교를 다녔으나 가정형편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했다. 빈곤과 좌절의 시간 속에서 죽음을 생각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생의 모든 기운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떠나고자 결심을 했다. 그리고 고향 예산을 배경으로 『분례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시간은 달관의 세상에서 쓰여졌다. 1967년 『분례기』는 〈창작과 비평〉에 3회 연재되면서 문단의 큰 주목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백낙청은 “순 우리말로 쓰여진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농촌의 토속어와 속담. 민요를 소설 속에 살려낸 풍부한 실감, 풍속의 세밀한 표현 등으로 1960년대의 기억하는 문학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1969년에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배경으로 발표한 장편소설 『달』을 발표하여 ‘한국일보사’에서 주관하는 제 2회 ‘한국창작 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1974년에 단편집 『살아가는 이야기』 1980년 장편『박힌 돌, 뽑힌 돌』 1992년 장편 『금조산』등 끊임없이 창작활동을 했다.
그리고 80세에 코로나로 합병증으로 타계했다. 생전 방영웅 작가는 가톨릭신자로서 소박하고검소했다. 작가는 평생 동안 고향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았다. 〈분례기〉에 평생의 정기를 다 쓸어 담았다고 하면서... 방영웅은 평생 달리 직업을 갖지 않고 오로지 소설에만
매달려 살아온 진정한 이 시대의 영원한 작가이다.

목차

작가의 말

『분례기』 초판 후기 - 홍익출판사
창비판 『분례기』를 펴내며

제1부
제2부
제3부

해설 방민호

출판사 서평

이음출판콘텐츠는 출판 시장이 축소되고 있음에도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문학의 가치를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사명으로 사라지고 잊혀진 우리의 문학을 발굴해 새롭게 소개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우리의 유산인 가치 있는 문학을 기록물로써 복원시키는 아카이브시리즈를 기획한다. 시리즈의 1권은 2022년 8월 타계하신 고(故)방영웅 작가의 소설 『분례기』이다.
『분례기』는 소설은 기록물로서 남겨질 큰 가치 있는 소설이다. 독특한 문체와 지역어의 재현, 민속학적 기록, 정신분석학적(무의식)및 폭력론적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읽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복간된 개정판에서는 문학적 가치를 높인 기록물로서의 출간에 의미를 두어
현행 맞춤법 및 표준에 등이 맞지 않더라도 문학적 범주에 있다고 할 만한 표현을 그대로 두었다. 명백한 오자 또는 오류라고 판단되는 것만 바로 잡았다

『작품해설』
똥례라는 한 시골여자의 이야기 속에 당대 농촌사회 속에 유지되고 있던 남존여비 의식 및 순결과 정조에의 강조라는 인습의 힘이 극히 자연스럽게 용해됨으로써 읽는이로 하여금 소름끼치는 간접체험을 맛보게 한다는 점에 이 작품의 참다운 가치가 있다. 이처럼 말하지 않으면서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드러내는 우리의 소설적 전통을 형성하는 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분례기』는 현재의 우리 소설이 의식하지 않으면 안되는 중요한 작품의 하나가 된다. 시간이 오래 흐르는 사이에 이 문제작의 작가 방영웅에 다다르는 문학적 계보학을 설정할 수도 있는 시야가 확보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도향에서 김유정과 이효석을 지나 방영웅에 흐르는 하나의 흐름이 한국 소설사의 중요한 내처럴리즘의 계보일 수 있다. 이 독특한 자연주의는 자연에 가까운 인간의 본성에 연민과 공감을 표명한다. 자연으로서의 인간은, 그의, 그녀의 본성에는 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