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인간의 최후 : 세컨드핸드 타임, 돈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

붉은 인간의 최후 : 세컨드핸드 타임, 돈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

$25.69
Description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최근작!

알렉시예비치가 20년간 1천여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완성한
돈과 인간, 자본주의와 가난에 대한 걸작

“그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말해주었소.
돈이 있으면 인간이고,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법칙을.”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붉은 인간의 최후』는 소련이 해체되고 자본주의가 사회에 이식되며 돈의 세계로 쫓겨난 사람들의 모습을 다룬다. 개인과 자본보다는 이념과 평등, 집단을 우선시했고, 돈이 아니라 배급쿠폰에 의해 움직였던 소련인들은 돌연 돈과 자본주의의의 냉혹한 얼굴을 마주하며, 누군가는 환희에 젖고 또다른 이는 절망하고 분노한다. 자본주의와 돈에 대한 경멸에 가득차 있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돈에 집착하고, 사회 변혁 과정에서 돌연 ‘재벌’이 된 ‘올리가르히’들이 정치와 사회를 잠식하며 벌어지는 현상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2015년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알렉시예비치는 자신에게 주어진 노벨문학상이 소련과 공산주의의 몰락을 지켜보고 그후의 사회를 살아내야 했던 이들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붉은 인간의 최후』는 알렉시예비치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표작이지만, 한국에서는 일찍 절판된 탓에 가장 덜 알려진 작품이었다. 이야기장수 출판사는 이 작품의 한국어판 재출간을 준비하며 알렉시예비치 작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국인에게는 낯선 단어인 ‘세컨드핸드 타임’이라는 비유적인 원제 대신 직관적인 ‘붉은 인간의 최후’로 제목을 바꾸고, 번역의 디테일을 다듬어, 688쪽에 달하는 알렉시예비치의 장대한 걸작을 한국 독자들에게 새롭게 소개한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작가는 『붉은 인간의 최후』 출간에 즈음한 2024년 5월 2일부터 5월 8일까지 EBS 〈위대한 수업〉을 통해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강의를 펼친다. 5월 8일 마지막 강의에서 『붉은 인간의 최후』에 얽힌 취재와 집필 후기,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진정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할 예정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돈은 인간에게 닥친 큰 시험이었어요, 마치 권력이나 사랑 같은 것이죠.”
-가난은 그토록 순식간에 창피한 일이 되어버렸던 거예요…
-패배해버렸어…… ‘위대하신 햄의 제국’에 패했다고! 메르세데스 벤츠가 우릴 이겼다고……
-우리의 자본은 어디에 있나요? 우리가 가진 전부라고는 우리가 겪어낸 고통밖에 없어요.
-……시장이 우리의 대학교가 되었어요.
-작고 평범한 일반인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무無존재라고요, 삶의 밑바닥에 있는.
-개뿔! 벌긴 뭘 벌어요! 부자는 무슨 부자냐고요! 거짓말! 참으로 위대한 거짓말이에요!
-길거리에는 잔인한 자본주의만이 팽배합니다……
-우리에게 햄을 제외하고 도대체 어떤 사상이 남아 있나요?
-사람들은 역사를 잃어버렸고…… 신념 없이 남겨졌어……
-사회주의를 고작 바나나와 바꾸다니, 껌 따위와 바꾸다니…… 쯧쯧.

저자

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

저자: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
벨라루스의저널리스트이자작가.1948년우크라이나에서태어났다.그는소설가도,시인도아니다.그러나자기만의독특한문학장르를창시했다.일명‘목소리소설NovelsofVoices’,작가자신은‘소설-코러스’라고부르는장르이다.다년간수백명의사람들을인터뷰해모은이야기를Q&A가아니라일반논픽션의형식으로쓰지만,마치소설처럼읽히는강렬한매력이있는다큐멘터리산문,영혼이느껴지는산문으로평가된다.
1983년,그는『전쟁은여자의얼굴을하지않았다』의집필을끝냈다.이책의원고는2년동안출판사에있었으나출간될수없었다.그는영웅적인소비에트여성들에게찬사를돌리지않고그들의아픔과고뇌에주목한다는사실때문에비난받았다.1985년『전쟁은여자의얼굴을하지않았다』가벨라루스와러시아에서동시에출간됐다.이책은전세계적으로200만부이상이팔렸다.1993년,신화화되고영웅시되던전쟁에이의를제기하는『아연소년들』에대한재판이열렸다.그러나민주적인시민과전세계작가,독자들의노력으로재판은종결되었다.
『붉은인간의최후』는소련이붕괴되고20년후‘붉은인간’이라명명된사람들의실망과상실감,욕망을추적한대작이다.2013년프랑스에세이부문메디치상,독일비평가협회상을수상했으며문학잡지〈Lire〉의2013년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이밖에주요작품으로『마지막목격자들』『체르노빌의목소리』등이있다.2015년“다성악같은글쓰기로우리시대의고통과용기를담아낸기념비적문학”이라는평가와함께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어느가담자의수기009

1부―아포칼립스의위로

길거리에서나눈잡담과부엌에서나눈대화(1991~2001)

바보이반과황금물고기에대하여025
고르비를사랑했고증오했던우리에대하여031
사랑은찾아왔는데……창밖에선탱크가지나가네……036
어떻게물건이사상과말의가치를대체했는지에대하여041
망나니와희생자들에둘러싸여성장한우리들에대하여048
위대한역사냐,평범한삶이냐?선택의기로에선우리들에대하여053
모든것에대하여……055

붉은색으로장식된열편의이야기

독재의아름다움과시멘트에박힌나비의비밀에대하여058
형제와자매,망나니와희생자……그리고유권자에대하여111
속삭임,고함소리……그리고환희에대하여129
고독했던‘붉은’원수와3일간의잊힌혁명에대하여153
추억의자비로움과의미를향한갈망에대하여204
다른성경과다른신도들에대하여241
불꽃의잔인함과천상의구원에대하여271
고통의달콤함과러시아정신의핵심에대하여305
살인자들이신을위해일한다고믿고있는시대에대하여346
자그마한붉은깃발과도끼의미소에대하여364

2부―허무의마력

길거리에서나눈잡담과부엌에서나눈대화(2002~2012)

과거에대하여421
현재에대하여429
미래에대하여436

붉은색으로장식되지않은열편의이야기

로미오와줄리엣에대하여……다만그들의이름은마르가리타와아불파스였다444
공산주의가사라짐과동시에돌변한사람들에대하여466
행복과매우닮은외로움에대하여491
모두를죽이고싶다는마음과그마음을품었다는생각만으로도
몸서리치는사람들에대하여510
낫을든노파와아리따운아가씨에대하여534
신이당신의집앞에놓고간타인의슬픔에대하여567
개같은인생과흰도기에담긴100그램의가루에대하여587
말이없는죽은자와고요한먼지에대하여602
악마같은어둠과‘이생에서만들어낼수있는또다른인생’에대하여633
용감한행동과그결과에대하여662

이름없는민초의넋두리683

출판사 서평

위대한사회주의공화국에서돈의세계로쫓겨난사람들,
소련해체이후‘붉은인간’들은무엇을꿈꾸고욕망하고후회했는가

소비에트연방의맹렬한사회주의동지였던이들은
왜지금쪼개져원수처럼전쟁하는가

알렉시예비치는“오직소련인만이소련인을이해할수있다”고말하며공산주의체제의최후를불러온모든것과,그시대를살아가다돈과마주한‘붉은인간’들의마지막증언에대해서술한다.돈과인간의관계를밝힌이책은알렉시예비치의작품중에서‘가장위대하고야심찬작업’(〈뉴욕타임스〉)이자알렉시예비치가무려20년간에걸친인터뷰를통해완성한작품이다.소비에트연방의몰락을전후로다양한관점을가진목격자들의기억에남아있는1990년대를증언해줄사람들을찾아나선작가는1천여명이넘는사람들을인터뷰해비로소이책을완성했다.
이책에는소련과사회주의를그리워하는사람들도있고,그런이들을위선자라생각하며기꺼이자본주의와시장을몸을던지는인물들도나온다.작가는그어느쪽이옳고그르다는섣부른판단이나개입없이사회격변의시기에흔들리고분노하고환호하고쓰러지는다양한인물의목소리를담는다.
“위대한사상은가차없이자기사람들을집어삼켰습니다.사상은아픔을모릅니다.사람들은가엾습니다.”
알렉시예비치가노벨문학상시상식연단에올라‘붉은인간’들을생각하며한이말은이책에담긴민중의목소리를통해고스란히느껴지는감정그자체다.
구소련이쪼개지며각각의공화국으로독립하거나독립하지못하면서벌어진수많은전쟁과테러,그리고그로인해절규하는사람들의목소리또한최근세계정세와맞물려절박하게다가온다.

-봄이었어요.맑고따뜻한나날이이어지고있었는데사람들은서로를죽이고죽였어요……전그때산으로들어가고싶었어요.모두들어디론가떠나버렸어요.각자살길을도모했던거죠.미국샌프란시스코에서살고있는친구들도있었어요.놀러오라고하더군요.그곳에서작은아파트를빌려산다고요.정말아름다웠어요!태평양……어딜가나태평양바다가보였어요.그곳에서전하루종일해변가에앉아서울었어요.아무것도할수가없었어요.전우유한봉지때문에사람을죽일수도있는전쟁터에서온사람이었으니까요.해변가를따라한노인이다가오더군요.단을접은바지에화려한티셔츠를입고있었죠.그가제곁에서멈춰서더니묻더군요.“무슨일이있어요?”“우리나라에서전쟁이일어나고있어요.형제들끼리서로를죽이고있어요.”“여기에그냥남아요.”그가그랬어요,대양이……아름다움이상처를치유한다고……그사람은오랫동안저를위로했고저는계속울었어요.따뜻한말을들으면제가할수있는반응은딱한가지였거든요.눈물이세가닥이되어서제뺨을타고흘러내렸어요.고향땅에서총성이나피를보았을때도그렇게는울지않았는데,거기서들은따뜻한말에저는대성통곡을하고말았어요.

인간은언제나이상향을꿈꾼다.그러나그이상향은너무도쉽게오염되고변질되며,가장밑바닥에있는민초들은그리하여언제나지옥을살아가게된다.
이책의마지막은어느‘이름없는민초의넋두리’로끝난다.사회주의도자본주의도끝내구원하지못한이민초의쓸쓸한읊조림이깊은여운을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