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소담재 (소박한 사람들의 소담한 집)

포천 소담재 (소박한 사람들의 소담한 집)

$16.64
Description
50여 평의 작은 집 한 채를 7년간 함께 지은 건축주와 건축가가 완공 후에도 오랜 친구로 남았다는 루이스 칸((Louis Kahn)의 피셔하우스 스토리는, 주택 건축을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 일종의 판타지 같은 이야기다. 시간이 곧 돈이고 가성비가 미덕이며 타인을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건축이자 관계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보편적 가치를 벗어난 사례는 있는 법. 이 책은 오랜 시간 도심의 아파트에서 두 아들을 키워낸 교사 부부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조용한 시골마을에 소박한 전원주택을 짓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 지은 일자형 주택 ‘소담재(鯂憺齋)’는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으로 인연을 맺은 건축가와 교사 부부가 서로의 건축 철학과 가치관을 존중하며,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의견 차와 이해 관계를 소통으로 조율해 이뤄낸 결과물이다. 물론 7년이나 걸리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오랜 시간 각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주택’을 논의하고 현실화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 끝에서 그들은 여전히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근황을 전하는 친구이자 이웃이 되었다.

책은 소담재의 외형을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해, 현관, 복도, 식당, 거실, 침실, 욕실로 이어지며 집의 공간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독자들은 마치 직접 소담재를 방문해 가볍게 집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언뜻 까페나 미술관처럼 단순해 보이는 일자형 벽돌 건물이 어떻게 주택으로 기능하는지를 찬찬히 살펴 보노라면, 집(House)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과 삶의 방식에 대해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공간과 건축 이야기만 담은 것은 아니다. 건축주인 부부가 교사로 살아온 시간, 훌쩍 자라 홀로서기를 앞둔 아이들, 이제는 곁에 계시지 않는 부모님 등 20세기 말~21세기 초를 관통하며 살아온 평범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각 공간의 묘사 속에 잘 녹아 있다. 또 집을 지으며 벽난로를 포기해야 했던 남편, 황토방을 별채로 타협한 아내, 공사 현장에 둥지를 튼 박새를 손님처럼 소중히 대했던 시공소장 등 한 채의 집을 짓기까지 벌어지는 수많은 에피소드도 진솔하게 담겨 있다.

오랜 시간 건축 관련 책을 만들어온 제대로랩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지은 집(House)은 어떤 것일까’, ‘우리에게 집(Home)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화두에 대해 각자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며 책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아파트로 가득한 대한민국에서 재산 증식의 수단이 아닌, 진정한 집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볼 수 있는 책으로 제대로 지음 시리즈 1 - 『소박한 사람들의 소담한 집, 포천 소담재』를 추천한다.
저자

제대로랩편집부

목차

Prologue
.
1장.집의시작
-긴집,현관

2장.공용공간
-복도,식당,주방/세탁실,거실,다락(+계단)

3장.개별공간
-부부침실,욕실,아들방

4장.숨은공간
-중정테라스,수납장

5장.외부공간
-옥상/마당,텃밭/정원/장독대

6장.부속공간
-별채(구담소),정자

7장.못다한이야기

부록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