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 구십의 세월이 전하는 인생 수업

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 구십의 세월이 전하는 인생 수업

$18.00
Description
구십의 세월이 전하는,
삶의 끝이 오니 보이는 것들
나이 일흔에 시작한 번역일이 책으로 200권이 넘는다. 그 사이 몇 권의 에세이도 썼다. 인생에 큰 위로가 되어주었던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 책들을 엮어 편역한 책은 10만 부가 넘게 팔렸다. 사람들은 구십 살이 되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그를 노재(老才)의 시대를 연 문인이라 칭한다. 한 줄의 글이라도 더 쓰기 위해 매일 땅콩버터를 녹인 커피를 마시고 아흔다섯까지 쓸 글을 계획해놓았다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고고한 문인처럼 보이는 그이지만,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백 살에 가까운 삶이 평탄하기만 할 리 없었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변화하는 세상과 타협하며 가장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퇴직 후에는 퇴직금과 주택을 담보로 한 투자에 실패해서 살 곳까지 잃었다. 그 끝자락에서 포기하지 않고 글쓰기를 시작해 건져 올린 것이 지금의 삶이고 희망이었다. 그의 삶을 담은 이야기가 때로는 어둡고 암울하지만 끝내는 ‘긍정’과 ‘사랑’으로 귀결되는 이유다.

작가는 나이가 드니 좋은 점으로 솔직해져도 부끄럼을 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가감 없이 풀어낸 그의 고민과 생각에서 우리네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영원할 것처럼 사는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삶은 다를 수밖에 없다.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나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글에 어떤 가르침도 담아내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저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뼈저리게 깨달은 것, 이제야 알게 된 것, 그리고 ‘오늘’을 사는 즐거움을 담았다. 이 책을 집어 든다면 ‘나이 든 사람의 글이라는 게 뻔하지’라는 편견은 이제 내려두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누구보다 충실히 ‘오늘을 살아가는 고민’과 ‘삶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저자

김욱

저자:김욱
서울대학교신문대학원에서공부한후서울신문,경향신문,중앙일보등언론계최일선에서일했다.안정된노후가보장된그였지만,퇴직후잘못된투자로전재산을잃었다.오로지먹고살기위해번역일을시작했고,이참에평생한으로남았던꿈까지이뤄보자며글을쓰기시작했다.모든것이다끝난것같은그때인생2막이시작되었다.남들은손에서일을놓는나이일흔에시작한번역본이『그대들,어떻게살것인가』,『무인도에살수도없고』,『약간의거리를둔다』,『황홀한사람』,『지적생활의즐거움』,『지식생산의기술』등200여권이넘는다.
늘문학과철학을가까이했던그는일생에큰영향을준철학자를깊이있게공부했다.그결과쇼펜하우어아포리즘『당신의인생이왜힘들지않아야한다고생각하십니까』,니체아포리즘『혼자일수없다면나아갈수없다』를집필했다.번역의영역을넘어서기획하고,전문영역을넘어서폭넓게글을썼기에,아흔의나이에도현역작가로서활동할수있었다.

목차

프롤로그
오래된육신의낡은생각들을정리하며

1장.삶의끝이오니보이는것들
모든것을잃은후에야다시꿈을꾸게되었다
살아있어도되는이유
나이가들어서도인생은두려움의연속이다
내목숨에남겨진최후의자신감
오직시간만이내편이되어주었다
쓸모있는사람을주변에두려면내가먼저쓸모있는사람이되어야한다

2장.흔들리고,방황하고,실패할지라도
나는쇼펜하우어를포기할수없었다
좋아하는일을하면지치지않는다는거짓말
너는왜그곳에서내게말을걸어오나
극이끝날때까지가면을벗지아니하리라
모두가포기하라는시점에전력을다하는힘
인생의순간들을고귀하게만들어주는것들
“아들아,너는나보다나은삶을살게될것이다”

3장.끝나기전까지는끝난게아니다
풍파와고비를버텨낸사랑만이결혼생활을유지시킬수있다
“할수있다.여기서포기하면안된다.버텨보자”
최악의악몽은더이상꿈꾸지않는나를발견했을때였다
타인을용서하는것,다름을포용해주는것
세월은여전히흐르고사람은여전히그립다

4장.쇼펜하우어처럼살다가톨스토이처럼죽고싶다
여든살소년의표류기
부모는나약하고위태로운존재다
나는톨스토이처럼죽고싶다
아프리카노인들은나이듦에대한보상을부끄럽게여겼다
“누구도너의생애에너이상의영향력을끼치지못하게하라”
수십년을투덕거리며살아온부부의지혜

5장.문이닫히면어딘가창문은열린다
오늘실패했기에내일새로운일을찾을수있다
나는너무많은불안에시달렸다
죽음이좋은까닭은바깥으로돌아간시선을내안으로돌려준다는점이다
호상에도자격이있다면
망한이야기를써달라는청탁을받으면나는아주기고만장한얼굴이된다
바닥까지떨어지고나서야내가용감한사람임을깨달았다
마지막소원

에필로그
세상과의마지막작별모습

출판사 서평

“끝이라고생각했던때가언제나끝이아니었다.”
‘90세현역작가,김욱의문학적이고철학적인인생고찰

나는내인생과꿈을사랑한다.
그런내모습이사랑스럽다.
나는이런나를사랑할수밖에없다.
사람은자신을사랑하지않고서는견딜수없는생물이다.
나마저나를미워하면그땐정말모든게끝난다는걸,
세상에서가장무서운사람은바로나자신이라는걸,뼈저리게배웠다.
-저자의말

소설가를꿈꾸던소년은어느새아흔의노인이되었다.그사이남들처럼직장에서일도해봤고,집도가져봤고,전재산을잃어도봤다.가난을대물림하기싫어자식도낳지않으려했는데어디세상일이뜻대로되는가.나이쉰에아들도얻었다.담담하게자신의지나온삶을반추하는작가의글을읽고있으면과연그가백살에가까운‘노인’이맞는가싶다.그의고민과생각이요즘우리의것과크게다르지않기때문이다.그러고보니그가읽고영향을받았다고밝힌톨스토이,쇼펜하우어,디자이오사무의글들은작금에도많이읽히는책이다.아흔노인의글이지금에도낡지않고공감을불러일으키는이유일것이다.

김욱작가는흔치않은이력의소유자임이확실하다.남들은손에서일을놓는일흔에번역자로서인생2막을시작했다.잘나가는중앙지기자에서한번의투자실패로남의집제사를지내주는묘지기로추락했을때,저자는남들과다른선택을했다.사람들은이제‘끝’이라고그를‘실패한인생’이라고손가락질했다.하지만저자는하늘을날지는못해도바닷속으로뛰어드는펭귄처럼자신의새로운하늘로삶의방향을바꾸었다.스스로출판사문을두드려번역일을찾고,<그대들,어떻게살것인가><약간의거리를둔다>등지금까지200여권이넘는책을번역하는동시에<쇼펜하우어아포리즘:당신의인생이왜힘들지않아야한다고생각하십니까><니체아포리즘:혼자일수없다면나아갈수없다>등의책을썼다.일흔에맞이한시련을그동안돌아보지않았던‘글을쓰겠다’는꿈을찾는기회로삼았다.과연그원동력은무엇이었을까?

‘잘살았다’라는평가는
오직자신만이할수있다

남다른행보를보인저자의곁에는언제나문학과철학이있었다.저자가‘인생은그자체로비극이라는쇼펜하우어의글에빠져들면빠져들수록제대로살아남고싶다는한인간의갈망이내것처럼생생하게느껴졌다.’고한말에는세상사에흔들릴지언정한사람의주체로서당당히자신의삶을살아가려했던삶의자세가담겨있다.‘남들눈치보느라인생을허비하지마라’,‘인생은원래외로운것이다’,‘실패에서배우는길밖에없다’와같은메시지는굳이철학에서찾지않더라도저자의삶그자체였다.

이책에서저자는말한다.누군가자신에게망한이야기를써달라고하면기고만장한얼굴로책상앞에앉는다고.실패가결국실패가아니었고,실패가있었기에지금의행복이있다는것을삶으로체험했기때문이다.익히아는말이지만,우리는늘실패를두려워하고인생이왜이렇게힘드냐고한탄한다.그래서그것밖에실패하지못한나자신이분하고억울해한숨이절로나온다고투정을부리는작가의진심이새삼새롭게다가온다.

사람들은인생의시기를나누고각각의시기마다할수있는일이따로있다고믿는다.하지만백세시대가되면서우리는긴시간이어져온많은관습과관념들을바꾸어야할시점에이르렀다.저자는아들,남편,직장인,아버지가아니라‘나’로살아가는모습을보여줌으로써새로운노년의모습을제시했다.또,저자는‘죽음’마저도달라지지않으리라법이없다고말한다.그는톨스톨이의죽음에서해답을찾았지만,그것이모두의해답인지아닌지는중요하지않다.결국그가우리에게말하고자하는것은‘내’가주체가되는삶이기때문이다.그속에서우리는저절로삶과자신을사랑하는자세를배우게될것이다.그렇기에아흔의저자가그랬던것처럼,‘잘살았다’는평가는오직자신만이할수있을것이다.